likelihood821 [476658] · MS 2013 · 쪽지

2014-08-07 14:20:16
조회수 7,792

너무 힘들었습니다.(15년 수능을 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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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금 연세대학교 공대에 재학중인 14학번 새내기입니다.

이제 수능도 100일이 안 남았고 마음이 뒤숭숭한 시기일 거라 생각해서 몇 자 적어볼게요 ㅎㅎ

저의 지난 3년이 생각납니다... 너무 힘들었던 시기 이제 다 지나가니깐 정말 가끔씩 그립기도 하더라고요 ㅋㅋㅋ

저는 자사고를 다녔습니다. 꽤 잘나가는 자사고였고 턱걸이로 입학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자사고였지만 저는 설마 잘 안나올 거라 생각은 거의 안했습니다.

그러다 중간고사를 봤고 망쳤죠.. 중학교 때부터 준비한 애들을 따라오기는 벅차더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노력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별로 아쉽지는 않앗고 그냥 애들이랑 즐겁게 놀고 싶은 마음에
그냥 어울리면서 놀았습니다.

그렇게 1학기가 끝나고 나니 반에서 하위권이 되었고 6월 모의고사 결과를 잠깐 보니 저는 360명 정도에 305등 정도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만이 충격이었습니다.

이 때 문이과를 정할때 담임선생님이 저에게 하신 이제보면 재밌지만 그때는 비참했던 말이 있습니다...

(제가 수학은 그나마 1등급 턱걸이를 맞고, 내신도 수학은 가장 잘나온 4등급이 나와서 하신 말씀같습니다.)
"너는 이과가도 못할건데, 문과 가면 더 못할거야."

..................

음.............

하하

충격적이긴 했죠..

이과는 뭐 당연히 갈려고 마음먹고 있었지만 이렇게 심하게 말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물론 도움이 되는 말이긴 했습니다.

이렇게 충격을 한번 받고 1학년 1학기 여름방학 때 학교에서 자습을 했습니다. 인강도 열심히 듣고 모자란 영어공부 등 여러 가지를 많이 건드렸던 방학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10시간 정도씩 공부하면서 이렇게 공부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보람찼습니다.

그리고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자사고가 그러겠지만 내신은 정말 까다롭게 냈고 정말 어려웠습니다.

생각보다 잘 안오르더라고요.

그리고 9평도 280등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만족하지는 못했지만 2학기 내신이 1학기 내신에 비해 0.5점 오른 것 가지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1학년 겨울방학은 무척 긴 시기로 저는 이 때 굳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무조건 역전한다."

그래서 하루 12시간 정도 공부에 투자했고 그걸 거의 2달 동안,..

참 힘들었죠.. 정말 애들이 별로 공부에 노력하지 않은 시기라 혼자 자습실에 있는 경우가 더 많앗습니다.

문화생활 같은 것도 못하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기숙사 독서실에서 힘들게 공부했던 모습이 아직도 아련합니다.

그리고 2학년 1학기, 여름방학, 2학기 쉬는 시간 다버리고 공부에 열중하더니 내신도 3등급 중반 정도가 나오고 모의고사도 230명 중에 7,80등 정도 하더라고요(이과입니다.)

근데 당연히 만족은 못했습니다. 제 목표는 서울대 공대나 서울권 의대엿거든요.

이제 2학년 겨울방학 수능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기에 조금은 아쉬운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큰 프로젝트 때문에 하루 4시간 정도 공부 시간을 뺏겼습니다.

그래서 하루 10시간 공부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2월 되서는 프로젝트가 끝나고 하루 13,14시간씩 공부한것 같습니다.

그때 하루 일과는 정말 단순했습니다.

6시 기상 후 밥먹고 씻고 6시 50분에 자리에 앉아서 12시까지 공부 12시 30분까지 점심 먹고 양치하면서 단어외우고 12시30분부터 공부해서 6시까지, 밥먹은후 6시 40분부터 12시까지 공부,, 이런 식이었죠.

화장실갈때 영단어 들고 가는 것은 기본이고요. 아침에 운동장을 돌앗는데 영단어 들으면서 돌았습니다.

그렇게 3학년이 되었고 모의고사를 쳤습니다. 성적은 2학년이랑 비슷하더라고요.

선생님이 좋은 분이셔서 그런지 제가 성적 오른 폭을 보고 조금더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성적을 받고 3학년 때 더욱 치열하게 하였습니다.

서서히 성적이 오를 때쯤

너무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때는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엇습니다.

친구들 관계가 정말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맘에 안드는 친구랑 계속 친하게 지내자니 스트레스를 너무 받고 또 친구를 사귀자니 시간이 좀 걸릴 것같고..

그래서 혼자 다닐 때도 좀 많아진 것 같습니다.

반에서 떠드는 애들 때문에 나가서 공부한 적도 많고 그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친구들과 정말 잘~~ 지내는 것도 정말 좋은 능력 같습니다.

그렇게 친구들 관계가 계속 변화했지만 공부는 그런대로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7월 되니까 잠도 많아져서 더 힘들더라고요.

모의고사 성적은 이제 40등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그렇게 힘든 여름방학도 보내고 8월 9월이 되었습니다.

9월 모평을 좀 망햇습니다.

화2와 영어가 정말 어려웠던 걸로 기억됩니다.

끝까지 인강 커리를 타고 10월이 되엇습니다,

10월 전까지는 제 최고 성적은 30등 초반 정도 였습니다.

10월 모평, 하긴 정말 쉬웠지만 저는 담담하게 시험을 봤습니다.

채점하는데 기분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2개를 틀렸습니다.

그리고 2일 후 확인해보니 제가 230명 중에 5등을 했더라고요.

와..........

미쳤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계속 못 꺽은 애들이 제 밑에 있는 거 보고 참으로 재밌더라고요.

내가 노력하긴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모님께 전화도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정말 울먹거리시고
아버지도 내색을 잘 안하시는 분이었지만 들뜨신 모습이 수화기 너머로 상상됐습니다.

물론 그 다음 10월 사설 모의고사는 좀 떨어졌지만 20등 후반 대를 유지햇습니다.

그리고 수학은 계속 9월 모평부터 수능 전 마지막 사설 모의고사까지 100점을 맞앗습니다.

떨리는 수능 때 잘은 기억안나지만 한 과목 한 과목 침착하게 풀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를 보니 전교 30등정도 했더라고요..

1학년 때 300등에서 전교 30등 되었죠.

수능을 기대만큼 잘 본것은 아니었지만 인정했습니다.

수학을 첨으로 2등급 맞기도 하고 전과목에서 수학을 제일 못봤지만..(아이러니하죠 지금까지 수학으로 대학갈줄 알았는데 ㅎ하ㅏㅏ)

정시로 연대 공대를 뚫고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정말 힘들었는데.. 최고성적이 전교5등.. 300등정도 오른 거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고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여러분.

100일도 안남은 수능이지만

정말정말 힘들겠지만

그 힘든 것도 나중에는 다 추억이 되더라고요..

지금껏 해오신 대로 꾸준히 노력하세요

하늘은 노력하는 사람 편입니다.

치열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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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ossSoldier ♥ · 440529 · 14/08/07 15:38 · MS 2013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가요~

  • likelihood821 · 476658 · 14/08/08 13:21 · MS 2013

    네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은유º · 435195 · 14/08/07 17:00 · MS 2012

    추천! 좋은글 감사합니다~ㅎㅎ

  • likelihood821 · 476658 · 14/08/08 13:21 · MS 2013

    읽어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 mimcong · 495749 · 14/08/07 20:03

    정말 치열하게 사셨군요. 난 뭐지...ㅋ

  • likelihood821 · 476658 · 14/08/08 13:22 · MS 2013

    지금 그 때 어떻게 살앗지 라고 싶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았죠 님도 자극을 받고 노력하면 됩니다!!

  • 채스터 · 505031 · 14/08/07 21:56

    정말 치열한 수험생활을 보내셨네요 ㅎㅎ 자극받고갑니다!!

  • likelihood821 · 476658 · 14/08/08 23:29 · MS 2013

    하하 감사합니다!! 자극 받으셨으면 저도 기분이 좋네요!!

  • 날려버려~두산이종욱~ · 514419 · 14/08/08 18:08

    저 글의 특목고나 유명 자사고에서 중학생때부터 상당히 준비된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자기가 경쟁해서 뒤쳐져서 극심한 맘고생하며 따라잡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은 겪어본 사람만 그 느낌을 이해할 수 있죠..ㅋ 1학년이나 2학년 초는 기숙사 학교 특성상 재밌는 추억도 쌓고 비교적 즐기는 `준비된 애들` 과 상반되게 무척 노력하나 실력의 차이가 여전하고, 주위에서는 그렇게 열심히 하는것처럼 보이나 제자리걸음이니 이해가 안되는 듯 시선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그걸 다 이겨내고 현역 수능에서 기적을 이뤄낸게 외고에 다니면서 딱 그 상황에 놓였을 때 실패한 저로서는 정말 존경스럽네요..

  • likelihood821 · 476658 · 14/08/08 23:28 · MS 2013

    와... 정말 공감되는 댓글이네요.. 애들이 저보고 열심히 한다고 칭찬은 해주는데 성적은 자랑스럽게 밝힐 성적이 안되어서 맘고생 많았는데.. 이런 댓글 감사합니다

  • 날려버려~두산이종욱~ · 514419 · 14/08/09 00:24

    이 훌륭한 자극글에 댓글이 몇 안되는건 오르비 회원분들 중에는 이런 고등학교 생활을 보낸 분이 적어서같네요.. 저 맘고생을 1학년때부터 3년간 해 본사람이면 저 xx같은 상황을 딛고 30등까지 오르고 연대에 합격했다는게 우러러 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제목에서부터 작성자분의 노력이 어느정도 느껴지네요 제겐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 likelihood821 · 476658 · 14/08/09 01:05 · MS 2013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댓글을 보니깐 글 쓴 보람이 있네요!!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 청춘을 고대에 바쳐라 · 506898 · 14/08/08 21:43 · MS 2014

    상산고같은데ㅋㅋ

  • likelihood821 · 476658 · 14/08/09 01:03 · MS 2013

    아 글쎄요??ㅎㅎ 고등학교는 비공개로.. ㅋㅋㅋ

  • L. Jun · 486207 · 14/08/09 00:25 · MS 2013

    자공고 2학년이에요. 컷이 높은편이라 처음 받아보는 점수대까지 나오고 그랬어요. 그래도 나름 발전했다고 자부하고있었는데 자만은 금물이군요ㅜ. 그 의지 본받겠습니다..!

  • likelihood821 · 476658 · 14/08/09 00:59 · MS 2013

    정말 안 될 것 같은데.. 저도 5등은 꿈도 못꿨습니다. 5등 되니깐 정말 잘 한다는 애들이 제 아래에 있는 거 보고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 때 제 감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말로 하기가 힘듭니다 정말

  • 연두유 · 506125 · 14/08/10 01:03 · MS 2014

    와.. 대단하세요 진짜..
    공부하실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하셨어요?
    체력은 안딸렸어요?(남자분맞으신가요?)
    저는 그저께랑 어제 최고시간 12시간이랑 12시간 35분해놓고 뿌듯해하면서 오늘 도서관갔다가 집에와서 의도치않게 놀아버렸는데ㅠㅠ(쳐맞아야죠ㅠ)
    위의 질문에 답해주세요~

  • likelihood821 · 476658 · 14/08/10 13:50 · MS 2013

    남자 맞고요 ㅋㅋ
    체력 당연히 딸릴수밖에 없죠..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ㅠㅠ
    글쎄요.. 저는 제가 생각한 목표에 아직도 제가 못미쳐서 열심히 해야지 라는 생각만 든것 같애요
    그리고 목표 시간을 높이 잡았고요 저는 사실 15시간을 목표로 삼았거든요 그래서 빨리빨리 움직이다 보니깐 14시간도 하게 된거죠..

  • dg0117 · 490777 · 14/08/21 02:19 · MS 2014

    멋지다....존경스러워요
    정말 치열해져야겠어요 좋은글 감사해요 많이배우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