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깡 [330158] · 쪽지

2014-07-09 19: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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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깡 시리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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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나는 부모님 말씀을 잘 안듣고 말썽만 피우던 문제아였다.


부모님의 말에 장난삼아 말대꾸 하는 것이 '엄마는 외할머니가 좋아요, 외할아버지가 좋아요' 사건 이후로 더욱 빈번해졌고, 그 말대꾸에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나를 해병대캠프에 보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셨다.



처음에 그냥 단순히 3박 4일 가족여행인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이게 무슨 일인가. 피켓에 'XX해병대 캠프' 라고 적혀있는 곳으로 부모님께서 날 끌고가지 않으시는가.

그 때 나는 깨달았다. "아, 내가 속았구나"



해병대캠프는 대상이 주로 초~중학생이어서 그리 힘든 훈련을 받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 체구에는 상당히 고된 훈련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난 특유의 처세술을 발휘하여 남들 훈련할때 안에서 교관과 함께 치킨뜯었다. 미안해 얘들아.





고된 훈련(?)을 마치고 가족들과 만나는 시간. 버스터미널에서 가 족같은 가족과 만나서 매우 기뻤다.

어머니께서 "미안해. 너가 안 갈 것 같았단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저녁에 고깃집을 가서 고기를 실컷 먹었다.









그리고 난 한 가지 사실을 고백했다.


"엄마, 엄마가 날 속인 것을 알고 나도 해병대 캠프 가기 직전 엄마 지갑 몰래 내 가방에 빼돌려서 넣어놓고 갔었어"


그날 난 죽도록 맞을뻔했다.











p.s. 그날 이후로 어머니 지갑은 두 개다.

백화점에서 잃어버리신 줄 알고 하나 더 구입하셨다고 한다.

사실, 해병대 캠프장에서 어머니 지갑 빼돌려서 내가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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