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한개미 [492098] · MS 2014 · 쪽지

2014-06-14 16:29:00
조회수 1,528

이형기 - 낙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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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영혼의 슬픈 눈.


-작년 수능 A형-

여기서 형광펜 친 부분

해설에는 '이별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화자의 자세를 드러낸다'라

되어있는데 물론 시의 전체적인 내용이

이별을 긍정적으로 수용해서 이를 계기로 자아를 성찰하고 발전시키고 뭐 어쩌구 저쩌구...

이런건 알겠는데

어떻게 이 부분을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섬세한 손길을 흔든다는건 그냥 꽃잎이 떨어지는 모양새만 나타낸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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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ph0303 · 498410 · 14/06/14 16:32 · MS 2014

    헤어지자고 붙잡은게 아니라 의인화시켜서 보낸다고 손을 흔든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인듯요

  • 각설이 · 463916 · 14/06/14 16:33 · MS 2013

    제 생각에도 저건 그냥 시간의 경과를 말하는거 같은데.. 저 시어에서 그렇게나 많이 뽑을 수 있는건가요..-_-;;

  • 국어의神 · 496274 · 14/06/14 19:18 · MS 2014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작별하는 모습과 유사하게 본 것이지요.
    해당 연을 보면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와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이렇게 두 층위의 의미가 중의적으로 교묘히 섞여있습니다. 시적으로 꽤 좋은 표현이지요.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이 자연에 대한 긍정적 순응 이미지의 대표격이라고 한다면
    꽃잎이 떨어지듯 손을 흔들며 이별하는 것 또한 운명에 대한 긍정적인 순응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 미개한개미 · 492098 · 14/06/14 20:19 · MS 2014

    오오 드디어 이해가 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