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무 [429588] · MS 2012 · 쪽지

2014-05-20 14: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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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과외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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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과외를 받고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정 반대

난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여전히 인강 듣고 어두운 방 안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은 달라진 일이 없다

말라 비틀어진 체력으로 졸고 골골대고 날로 무기력해지는 것도 같고

사람을 보면 두려워서-심지어 이젠 초등학생도 두려운 것은

나이를 먹을 수록 더 악화되는 것 같고

대학을 그토록 동경했건만 그 때의 고등학교 야자실과 운동장과 공원과 식당과 교실이

호텔 같았다는 것은 뒤늦게 깨닫는 일이다.

공부량은 더 쪼그라들어 버렸고, 돈은 시간이 지날수록 날로 날로 말라버렸고

주변 사람도 말라서 없어져 버렸고, 학교 선생님이 없어지더니 이젠 학원 선생님도 없어져 버렸고,

집도 없어져 버리고 가정도 무너지려고 한다.

이젠 혼자 작은 방 안에서 인강 보다가 질려서는 드러 누었다가

다시 인강 보다가 또 질려서는 드러 눕기를 반복이다.

말라서 증발해 버릴 것 같다. 그저께는 무료했고 그 다음날은 무기력했고 오늘은 공포에 사로잡혔지만,

내일은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그게 보통 사람들의 그 '회복' 과는 다르겠지. 공포에서 무기력으로의 회복.

마치 기아에 걸려 죽어가는 아프리카 사람에게 식량을 주고 '구호'를 '완료' 했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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