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자기 시가 나온 문제를 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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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상하죠? 실제 시험 문제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제 시험 지문
(가) 정약용, ‘구우(久雨)’, (나) 오장환, ‘소야의 노래’, (다) 최승호, ‘아마존 수족관’
기사에 나온 지문
최승호, ‘아마존 수족관’
실제 시험 문제1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② (가)와 (다)는 대립적 가치를 통해 주제를 강화하고 있다.
④ (가)~(다) 모두 부정적 현실에 대한 인식이 드러나 있다.
기사에 나온 문제1
다음 설명 중 적절치 않은 것은.
② 대립적 가치를 통해 주제를 강화하고 있다.
④ 부정적 현실에 대한 인식이 드러나 있다.
실제 시험 문제2
(다)의 Ⓐ에 대한 의 해석을 고려할 때, (가)의 화자가 Ⓐ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은?
〈 보 기 〉
시인은 물고기에게 시를 선물하고 싶어한다. 그것은 시가 모든 존재의 영혼인 까닭이다. 수족관에 갇힌 열대어, 즉 물화된 인간도 그 자신 이미 상품으로 전락되어 있는 까닭에 영혼이 있을 수 없고, 따라서 그 잃어버린 영혼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비유적으로 시가 있어야 한다고 시인은 생각했던 것이다.
① 시가 현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찌 만족할 수 있겠소.
② 황폐한 삶 속에서도 정신적인 가치를 잃지 않으려는 태도야말로 제가 추구하는 도입니다.
기사에 나온 문제2
다음 해석에 대해 정약용이 위 지문의 <>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은.
〈 보 기 〉
시인은 물고기에게 시를 선물하고 싶어한다. 그것은 시가 모든 존재의 영혼인 까닭이다. 수족관에 갇힌 열대어, 즉 물화된 인간도 그 자신 이미 상품으로 전락되어 있는 까닭에 영혼이 있을 수 없고, 따라서 그 잃어버린 영혼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비유적으로 시가 있어야 한다고 시인은 생각했던 것이다.
① 시가 현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찌 만족할 수 있겠소.
② 황폐한 삶 속에서도 정신적인 가치를 잃지 않으려는 태도야말로 제가 추구하는 도입니다.
실제 시험 문제3
교내 축제에서 (다)를 원작으로 한 무용을 공연하기 위해 토의한 내용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③ 물고기가 헤엄을 치다가 유리벽에 부딪치는 듯한 동작을 반복하면 원작의 내용이 잘 표현될 거예요.
⑤ 처음에는 흰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를 등장시키고, 마지막에는 검은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를 등장시키면 주제가 부각될 거예요.
기사에 나온 문제3
교내 축제에서 이 시를 원작으로 한 무용을 공연하기 위해 토의한 내용이다. 적절치 않은 것은.
③ 물고기가 헤엄을 치다가 유리벽에 부딪치는 듯한 동작을 반복하면 원작의 내용이 잘 표현될 거예요.
⑤ 처음에는 흰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를 등장시키고, 마지막에는 검은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를 등장시키면 주제가 부각될 거예요.
만약 기사에 나온 것과 같이 변형된 문제를 보고 풀었다면? 1번은 다른 시와의 관련성을 두고 풀어야 하기 때문에 한 지문만 놓고서 답을 고르라고 하면 시인이라고 하더라도 문제를 틀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번은 발문을 보면 실질적으로 최승호 시인의 시가 아니라 정약용의 시에 대한 문제입니다. 2번을 틀렸다면 최승호 시인이 자기 시가 아니라 남의 시에 대한 문제를 틀렸다고 표현해야 합니다. 3번만이 오롯이 최승호 시인의 시와 관련된 문제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출제자와 시인이 서로 근거를 갖고 견주어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시인이 실제 시험지를 보고 문제를 풀었다고 해도 아쉬운 점은 남습니다. 단지 시인이 고른 답과 출제자가 의도한 답이 다르다는 핵심이 아닙니다. 왜 달랐는지가 핵심입니다. 서로 근거를 따지고 견줘보는 과정이 수반되었어야 합니다. 출제자가 문제를 잘못 출제할 수 있듯이, 시인도 자기 시에 대한 문제를 틀릴 수 있다는 전제에서 근거를 따져봤다면 시인에게도, 출제자에게도,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유익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진짜 중요한데) 시는 시인의 손을 떠난 순간 시인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감상은 독자의 몫입니다. 아무리 시인이라고 해도 독자에게 자신의 의도대로 감상하라고 강요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저자의 의도가 작품에 대한 가장 훌륭한 해석이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저자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해석을 지혜로운 독자가 발견해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약간 맥락은 다르지만, 작가조차 자신이 작품에서 무엇을 의도했는지 모른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무라카미 류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 소설에서 당신이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그것에 답할 수 있다면 소설 따위는 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라며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참고: [] 안의 내용은 우치다 타츠루가 쓴 (갈라파고스, 2010)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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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론이 뭐냐.. 이 매가리 없는 글을 쓴 이유는 단순합니다. “시인도 자기 시가 나온 문제를 다 틀린다는데 내가 틀리는 건 당연한 것 아닌지”, “과연 내가 지금 하는 공부가 의미는 있는 것인지”, “어째서 이런 걸 풀고 있어야 하는지”. 이런 생각 때문에 태만해지지 않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시험을 위해 단순히 문제풀이 기계가 된다고 생각하면 가뜩이나 괴로운 수험생활이 참을 수 없이 괴롭게 느껴집니다. 앞의 김중신 교수님이 칼럼에서 말했듯이, “객관식 문제 풀이가 고통스럽긴 하지만 작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 능력을 기르는 데 필요한, 알고 따지는 능력을 키운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이런 태도로 공부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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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다 틀렸다는 말이 저 말이었군요...
기자들...
시인은 아니지만 예전 이지성 작가님께서 쓰신 책 속 글이 자이스토리 문제집에 나와있길래(수능이나 평가원 문제아님) 사진을 찍어 보여드렸더니 자신은 답을 모르겠다고 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수능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감상은 독자의 몫입니다.
감상에 있어서 시인에게 유다른 권위가 없듯이 출제자에게도 그렇습니다.
작품이 시인의 것이 아닌 이유는 모든 독자 각각의 것인 탓이지
시인에게 객관적 해석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닙니다.
사실 객관적 해석이라는게 없는 까닭입니다.
류의 말도 사실은, 작가의 한계가 아닌 작품의 환원 불가능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최승호나 류가 말할 수 없는만큼 평가원도 말할 수 없는 것이죠.
글쓴분께선 수능에서의 문학문제를 옹호하시면서 독자의 자유를 강조하셨고,
그러면서 구조주의 서적에서 재인용도 하셨지만, 이런 이견 없는 명제와 문구는 과연 수능문학문제를 정당화하고 있나요? 역설적이게도 그 반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문학을 좋아하고 문학을 공부하고 싶지만(혹은 싶기에)
수능 문학문제는 결코 즐겁지 않은 타협입니다.
훌륭한 지적이에요. ^^
시가 시인의 것이 아니라고요? 좀 납득하기가 힘드네요 시는 시인의 세계관과 생각이 녹여들어간 시인의 일부가 아니던가요? 님이 말씀하신 인용이라던가 말 자체도 시가 '시인만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에 반대할뿐 시인의 시에 대한 점유자체를 부정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교육청의 답이 틀렸다는건 아닙니다 '시인만의 전유믈'은 아니니깐요 허나 자신의 세계관 생각을 넣어준 장본인의 해석이 '틀린것'으로 간주하는 시험이 그러니깐 출제자의 해석은 옳은데 '자신의 일부'에대한 자신의 평가가 틀렸다고 보는 시험이 과연 문학이 후세에 전달해주고 싶었던 또는 문학이 학생들에게 주어야할 부산물일까요?
저도 시가 시인의것이 아니라는말에 의구심을 품었습니다. 기술자군님이 수능시험에 대한 합리화를 하려다 모순이랄까 좀 이상한 면이 발생한것 같습니다 학생이 의도에 맞게 문제를 푸는건 기본이고 또 옳지만 그와 별개로 시인의 의도와 문제가 다른것에 대한 현상의 옳고그름은 따져야 한다고 봅니다
현실의 실리는 챙기되 바른것은 알아야죠
시에서 주제를 단한번 물은적이없다니요.실망이 크군요. 작가가 자신의 인생관 가치관을 말하기위해 주제를 잡고 만드는것이 문학작품인데 문학에서 주제가 빠질수있습니까. 사설이나 교육청은 그러지않는경우가 태반이지만 평가원은 다릅니다. 모든문제가 주제로푸는 문제이며 주제라는 하나의것으로 3~4문제를 만드는것이라고봅니다.
저자의 의도가 작품에대한 훌륭한 해석이 될 수 없다는 말은 뭔가 이상한데 설령 가장이란 말이 훌륭한 앞에 붙어도 이상한데....... 저만 그런가요???? 본인도 저 장문의 글을 쓰면서 확신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접근이좀 틀린거 같아요
그리고 작품이라는건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주관적이 될수도 잇는것도 같고...
시인이 직접 풀어봣대도 국어국문학과도 아니고...
자기시를 가지고 문제로 만든걸 푸는것은
스스로에게 의구심을 보내는 느낌이랄까...
어찟된던 수능에 최적화된것은 시적 상황과 분위기 관점으로만 풀수잇는게
아닌 순수 스킬실력 절대적관점 안에서 본인의 판단능력... 핵심주제를 캐치하는능력을 평가하는 것이지
본인의 독해능력 본인의 감상능력...
더이상 국어는 창의적인 감상을 할수 없게됫고
형식적인 틀안에서 평가원에 의해서 변질되고 잇는것 같네요...
물론 문학작품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죠...
그런데 제가 다니던 재수학원 선생님께서 최승호 시인과 연락이 닿게 되어 이 문제를 틀린 것에 관해 질문을 드렸더니, 시인께서는 비록 자신이 틀렸지만 수능 문제는 '문제'로서, 객관적인 기준을 토대로 출제된 것이기에 평가원이 출제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는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하네요.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이 안나서 골자만 적었습니다.)
수능시험에선 결국 시를 '감상'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이겠지요...ㅎㅎ 평가원에서 5지선다형 문제를 가지고 이해력,사고력을 측정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쓴다고 하는데...그럼 그에 맞추어 공부해야하니까요..
사실 저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이 대학도 가기 전에 문학작품에 대한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지 못하고 기계적인 접근방식과 거부감만 가지고 커가는 것 같아서 씁쓸하긴 하네요...
예전에 안도현시인님 강연회를 간적이있습니다. 본인 아드님께서 고등학생이었는데 안도현시인의 시가나오는 문제를 물어봤는데 시인 본인이 틀렸다고 말씀하셨던적도 있습니다... 역시나 케바케지만 이정도면..
그게 수능인지는 잘몰라요.
내신문제였을수도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