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l B [417449] · MS 2019 · 쪽지

2014-02-14 15:44:52
조회수 7,922

수능 수학을 이기는 가장 주관적인 방법 #복습편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347458

수능 수학을 이기는 가장 주관적인 방법 #복습편

 

ㅎㅎ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셔서 #기출편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감사하고 뿌듯했습니다. 이번에는 전반적인 공부법을 주제로 글을 써보려 합니다. #기출편처럼 긴 글이 될 것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험생 대부분이 간과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제대로 복습하는 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번 편은 꼭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제목에서 보이는 대로 가장 주관적인 방법이므로 개인마다 생각하는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기출편보다 먼저 올라왔어야할 복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수능 공부는 크게 ‘예습, 학습, 복습’으로 나눠집니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건 바로 ‘복습’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양을 가지고 내가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를 가늠합니다. 대부분이 타이머를 켜놓고 공부를 하게나 오늘 몇 문제를 풀었는지를 기준으로 하루 공부 양을 체크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범하기 쉬운 결정적인 실수가 ‘복습의 부재’입니다.

 

‘공부를 했으면 되는 게 아닌가?’라는 반문이 들 수 있지만. 복습의 중요성은 수능공부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생각하면 당연해집니다. 우리가 수능 공부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수능 수학영역을 잘 치르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공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학생들이 하는 시험을 보기 위한 공부’이고, 두 번째가 ‘학자들이 하는 학문적 성취를 얻기 위한 공부’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하는 공부는 당연히 전자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한 내용을 수능까지 안고가야 합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복습을 통한 체화’입니다. 한마디로 공부한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인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저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재수 때의 저는 공부 양을 늘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나온 책이 있으면 무조건 일주일 안에 풀어버리고 심지어 몇몇 책은 메기지도 않고 풀었다는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를 하고 나니 몇 달 안에 공부한 내용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그 문제를 풀었다는 감만 머릿속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렇게 수능을 치러 갔고 결국 제 머릿속에 남은 건 최근 2달 안에 공부한 내용과 수능 시험장에서 불안감만 키워주는 ‘이문제 어디서 봤었는데..’하는 느낌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삼수를 할 때는 괜히 욕심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먼저 공부를 하는 계획을 세울 때 ‘하루에 몇 문제를 풀 수 있는가’가 아닌 하루에 ‘몇 문제를 복습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해야 하루의 밸런스를 깨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말 중에 하나가 ‘2월에 미룬 공부가 11월까지 간다.’입니다. 따라서 당일 배운 내용은 무조건 24시간 안에 복습을 해주시는 버릇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복습 1단계’는 하루단위로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복습 1단계를 하시는 것만 해도 상당한 공부 효율을 얻을 수 있지만 확실히 수능까지 배운 내용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추가적인 복습을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수험생이라면 한번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람은 여러분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망각에 특화된 동물입니다. 학습 후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고, 하루가 지나면 70%를 한 달이 지나면 80%를 망각하고 맙니다. 따라서 한 책을 공부하는 동안 주말에는 ‘공부:복습’의 비율을 ‘2:8’ 정도로 해서 일주일 간 공부한 내용들을 빠르게 훑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겉보기에는 공부 양이 적어보여서 추가적인 문제를 풀게 되지만 일주일만 지나도 복습이 불가능 할 정도의 양이 쌓이게 됩니다. 따라서 새로운 문제를 풀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복습만은 절대로 미루지 않도록 합니다. 생각보다 한주는 빨리 돌아옵니다. 이렇게 주 단위로 하는 복습이 ‘복습 2단계’입니다. 그렇게 한 책을 다 풀고 나면 이 책에 대해서는 꽤 오랜 시간 처음부터 끝까지 머릿속에 남게 됩니다. 그리고 미련 없이 다음 책을 같은 방법으로 공부해줍니다. 그렇게 기출을 한번 다 푸시고, 수능특강까지 푸셨다면 다시 기출을 꺼내서 이번에는 ‘복습 1,2단계’에서 달아둔 코멘트나 주의점들을 기준으로 ‘복습 3단계’를 해줍니다. ‘복습 3단계’의 특징은 문제를 푸는데 있는 게 아니라 1,2단계에서 공부하면서 얻은 핵심 내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이렇게 해주면 문제지 한권에 대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거의 다 얻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 처음 볼 때와 두 번 볼 때의 느낌이 다르고 보이는 정도도 다릅니다. 공부도 똑같이 여러 번 반복해서 보게 되면 같은 책을 보더라도 다른 책을 보는 것처럼 더 넓은 시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오히려 여러 권의 책을 한 번씩 보면 겉핥기식의 공부가 되어 책을 만든 저자가 책의 전반에 걸쳐 말하고자 하는 정보를 놓치고 그나마 얻은 정보도 시간이 지나면 잃기 쉽습니다. 명작은 다독할수록 깊은 맛이 나는 것처럼 좋은 문제도 다독할수록 깊은 내용을 얻을 수 있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뽕을 뽑는다는 생각으로 한권의 책을 알뜰하게 공부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복습방법에 있어서는 절대로 답지를 먼저 보지 않습니다. 가장 잘못된 복습방법이 틀렸다고 그어놓은 문제를 제대로 다시 읽지도 않고 답지를 본 뒤에 ‘아!’하고, 세모로 고쳐버리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습을 하면 문제를 풀면서 한 원리에서 다른 원리로 넘어가는 과정을 공부하지 못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원리는 #기출편에서 설명한 것과 같습니다. 한 과정에서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면서 생기는 의문점에 집중해서 공부를 해주면 됩니다. 한 문제를 충분히 연구하고 가지고 논다는 마음으로 옆에 교과를 가져다 놓고 여러 원리를 적용해보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해야 궁극적인 수학실력이 늘게 됩니다.

 

수능 공부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슬럼프가 오게 됩니다. 분명 공부를 하고 공부 양도 늘어났는데 점수는 제자리걸음을 치는데 이때 슬럼프가 오는 여러 원인중 하나가 복습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재수 때 했던 실수처럼 정보들을 단기기억으로 남겨두게 되면 계속해서 최근 2개월의 내용만 머릿속에 남고, 나머지 내용은 단순한 감으로 남게 됩니다. 그러면 결국 망각하는 속도와 새로운 정보를 얻는 속도가 비슷해지고 일정한 양의 정보만으로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공부는 9개월동안 했는데 실제로 머릿속에는 2개월 정도의 정보만 남는 것입니다.

(여기서 2개월의 슬럼프에 관한 내용은 재종반 선생님의 말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저도 공감을 했던 내용이라 가져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복습의 적용에 대한 내용인데 이 복습방법을 수업시간에 적용하면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순 공부시간을 수업시간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수업시간을 주로 하고 순 공부시간을 ‘오늘 해야 하는 공부+오늘 배운 내용 복습’으로 해주시면 공부가 하루 전반에 걸쳐서 한 맥락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업을 듣고 인강을 따로 들을 필요 없이 공부시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하실 때 제가 알려드린 방법이 절대적인 내용은 아니니 본인의 공부 방법에 제가 알려드린 방법을 자신에게 맞게 어느 정도 변주해서 사용해보시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글을 길게 쓸 생각은 없었는데 쓰다 보니 여러 내용이 추가되어서 상당히 길어졌네요ㅎㅎ. 여기까지 ‘수능 수학을 이기는 가장 주관적인 방법 #복습편’이었습니다. 좀 더 정리한 후에 여러분의 질문도 받아보고 다음에 다른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seoyoun.choi.397 · 489490 · 14/02/14 16:12 · MS 2014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따뜻한사랑 · 437901 · 14/02/14 17:1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jyy1950 · 491108 · 14/02/14 17:47 · MS 2014

    '몇문제를 복습할수있는가'.. 새기면서 공부할게요 감사합니다.

  • 왕양 · 404448 · 14/02/14 22:33 · MS 2017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제가 복습을 소홀히 한게 현역 실패의 큰 요인인것 같네요. ㅠㅠ
    혹시 재수하실 때 수업에서 들은 건 어떤 식으로 복습하셨는지 물어볼 수 있을까요?

  • 용띄 · 472176 · 14/02/14 23:38 · MS 2013

    감사합니다 인쇄해서정독할게요

  • 박그네 · 445981 · 14/02/15 02:03 · MS 2013

    잘볼게요 감사합니다.

  • alskdj8521 · 456486 · 14/02/15 09:52 · MS 2013

    복습한다는것이 오늘하루에 풀었는 수학문제를 맞은것을 포함해서 모두복습한다는 말씀이신가요?

  • 물을끓이는 마지막1도 · 445657 · 14/02/15 11:27 · MS 2013

    정말 감사합니다!

  • 신촌갑니다 · 491648 · 14/02/15 13:09 · MS 2014

    저도 인쇄합니다 감사합니다

  • parox · 489427 · 14/02/15 21:25 · MS 2014

    정말 글 잘쓰시네요~ 추상적이지 않고 경험이 뚝뚝 묻어나 좋은거 같아요

  • 역치넘어연치로 · 463746 · 14/02/16 07:49 · MS 2013

    사랑해요 또 기다립니다

  • 또손 · 491663 · 14/02/16 21:21 · MS 2014

    잘 읽었습니다 ㅎ

  • Baci Di Dama · 495133 · 14/02/17 00:26 · MS 2014

    복습또복습!

  • 설렘속의독기 · 470719 · 14/02/19 15:29 · MS 2013

    굿

  • 복댕이922 · 288396 · 14/02/19 21:04 · MS 2009

    알면서도 실천이 어렵다는...글 감사합니다.

  • 도르뜨문뜨 · 490702 · 14/02/20 18:11

    아오 찔려 저 '세모' 치는거 언제보셨음??ㅜㅜ

  • 수능대박날소녀 · 459423 · 14/03/15 13:04

    저 질문좀 해도 될까요?? 저는 이과 여고생이고 1학년 때 수학을 좋아해서 나는 수학과 가야지 했었는데 2학년 떄부터 점점 점수가 2등급으로 이번 3월은 3등급이 떴습니다. 그 결과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고요ㅠㅠㅠㅠ 미친듯이 수학문제를 많이 푸는데 남는 게 없고 모르는 건 답지 보고 넘어간~ 하하;;;; 인강을 들을까 생각을 했는데 시간 소요가 너무 많아서요 미래로와 자이 1학년 때 잘 풀리던 것도 이젠 잘 풀리지가 않아요 다 잊었나봐요ㅠㅠㅠ 특히 공간도형과 벡터는 기억이 잘 나질 않고 그러네요 조언좀 바래요

  • 도르뜨문뜨 · 490702 · 14/03/15 16:49

    저한테 댓글다셔서 당황했네요..ㅎㅎ

    하나 조언드리면, 일단 1,2학년때의 모의고사 등급은 잊으시고요.

    수학에 개념이 부족해지셨다는거 같은데 인터넷강의 괜찮습니다. 다 모르는것도 아니고 부분적으로 모르는거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기출 이해안되서 못풀 고 다른 문제집 찾고 할 시간에, 인강을 듣고 확실히 푸는게 말씀하신 '시간소요' 를 덜하는 길이지요.

    개념이 잊혀진다는건 처음 개념공부를 접하실때 제대로 듣지 못했거나, 복습이 안되어있는데에 원인이 커요. 개념을 모르는데 기출에 무작정 달려들면 그것도 앞뒤가 안맞는 소리니까요.

    명심하세요 '기억이 안난다' 는 '모르는 것' 입니다.
    어쩌면 다른사람보다 개념을 더 빨리 흡수할수있다는 좋은 장점이 될수도 있으니 빨리 시작하시길 바래요. 인강이든 학교,학원 수업이든...

    열심히 하세요~!

  • 수능대박날소녀 · 459423 · 14/03/15 13:06

    기출 다시 돌려보려고요 괜찮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