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schick [891393] · MS 2019 · 쪽지

2022-01-13 04: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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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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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물류센터가 있어 굳이 쿠팡을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물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무튼 아르바이트라고는 앉아서 하는 것밖에 안해본 놈이 7시간 30분을 서서 5kg 짜리 박스를 1000개 넘게 테이프 벗기고 들고 돌리고 하려니 지금 안 아픈 곳이 없네요.


그래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을 하고 얼마를 받았을까요? 이것저것 제외하면 9만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딱 시급 만원이네요. 올해 최저시급이 9100원이니 그것보다는 10퍼센트나 더 받았습니다. 


제가 있었던 현장에는(대부분의 물류 현장이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만) 20대 초반의 젊은 친구들(제가 여기에 들어갑니다)과 50대 중반 이상의 아저씨들, 아주머니들 그리고 소수의 관리자로  인원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마땅히 일할 곳을 찾기 힘든 노동 취약계층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것 같았습니다. 


일을 하루종일 하다보니 재미없게 들었던 전공 수업들이 떠올랐습니다. 앉아서 백날 작업자의 부하를 최소화하고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박스 나르면서 허리 뻐근해지고 내 뒤 30cm 거리에서 지게차가 왔다갔다하는 걸 보니 관련 분야의 중요성을 깊이 느꼈습니다. 제대 후 관련 분야 공부를 할 때는 열심히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면서 잡생각이 하나 더 들었는데 근로소득과 금융소득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9시간 동안 일해서 번 9만원은 제 바이낸스 계좌에서 1초에도 여러번 왔다갔다하는 돈입니다. 매우 상투적인 말이지만 몸이 고생하니 돈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음... 뭔가 글이 장황해졌네요. 아무튼 여기까지 입니다. 4주 좀 안되게 남은 시간동안 이것저것 잡설 많이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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