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owItAway [478124] · MS 2016 · 쪽지

2014-02-02 00: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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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소닉 황효진, “스타1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미쳐보면 안다”
2014년 01월 09일 14시 12분

지금까지 내 성장을 도와준 스타크래프트, 나에게는 바둑 같은 게임

소닉 스타리그로 e스포츠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황효진.

영원할 것만 같았던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의 공식리그는 더는 열리지 않는다. 그런데 e스포츠 팬들은 여전히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에 열광하고 있다. 바로 ‘소닉’ 황효진이 진행하는 소닉 스타리그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온게임넷이나 MBC게임에서 진행했던 스타리그나 MSL과 같은 웅장한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혁명가’ 김택용, ‘올마이티’ 허영무, ‘염선생’ 염보성, ‘퀸의 아들’ 김명운, 전상욱, 박성균 등 왕년에 한 가닥씩 했던 인물들이 죄다 모였다. 무대는 초라할지언정 실속은 꽉 찬 리그다.

덕분에 스타1의 향수에 젖어있던 팬들은 황효진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황효진의 밝혀지지 않은 고생이 담겨있다. 스폰서 문제부터 수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고, 진행하던 리그를 홀로 해야 하는 일까지. 여러 고충을 들었을 때, ‘그럼 왜 스타1 리그를 아직도 운영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소닉’ 황효진 역시 여느 e스포츠 팬들처럼 스타1을 끔찍이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 ‘소닉’ 황효진의 정식 인사를 부탁한다.
▶ 안녕하세요. ‘소닉’ 황효진이라고 합니다. 이제 8년 정도 리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동안 구설수에 많이 올랐음에도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어요. 새해에는 좋은 이야기가 많이 들릴 수 있는 리그를 운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방송에서의 이미지랑 사뭇 다른데요?
▶ 방송 초창기 때는 많이 망가지기도 했었고, 재미를 위해서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어요. 아직 20대 중반으로 어린 나이지만, 사업을 하면서부터 제 캐릭터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그런 점들 때문에 리그를 운영하면서 진중해지고 생각이 많아졌어요. 예전 같았으면 바로 뱉을 말들을 지금은 행동 하나, 말 하나에 많은 것들을 생각하죠. 사회생활을 일찍 하다 보니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 단짝이었던 ‘류신’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도 색다르네요.
▶ 2006년에 처음 만나 잠깐 같이 일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헤어진 이후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어서 단짝까지는 모르겠네요(웃음).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사는 거겠죠.


스타2와 LOL이요? 둘 다 즐기죠.

- 스타1 리그를 진행하면서 BJ의 영역을 뛰어 넘은 것 같아요.
▶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인데, 사람들은 케이블TV와 비교를 하더라고요. 사실 개인이 하다 보니 오프라인 무대를 준비하는 것도 그렇고, 해설자분들을 섭외할 때도 정말 고생했거든요. 그런데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작지만, 스튜디오도 만들었는데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정말 미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확실히 힘들 수밖에 없죠. 홀로 해야 하니까. 그만큼 고민도 많이 들었겠어요.
▶ 많았죠. 저는 스타2와 롤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스타2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롤을 즐겨 하는 사람들은 그 게임들을 싫어하는 줄 알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방송에서 두 게임을 언급한 적이 없어요. 스타1이 재미있는 사람이 있고, 스타2가 재미있는 사람이 따로 있잖아요. 스타2는 트렌드를 따라가기 힘들어서 콘텐츠화를 못 시킨 것뿐이지 PC방에 가면 한두 판씩은 꼭 해요. 심지어 초창기에는 다이아까지 갔었어요. 저는 그냥 익숙하고 지금까지 해오던 스타1을 진행하는 거예요.

- 이번 9차 소닉스타리그의 스폰서가 대기업이라고 밝혔는데, 계약이 해지됐어요. 마재윤이 언급됐다는데 사실이에요?
▶ (웃음). 인터넷에는 아주 많은 루머가 있어요. 군대를 예로 들면 제가 근무하지 않은 곳인데, ‘소닉이 후임이었는데 인성이 정말 나빴다’, ‘유흥가에서 소닉을 봤다’라는 말들이 있어요. 말은 만들기만 하면 한두 명이 공감해서 사실처럼 되잖아요. 정말 말도 안 되요(웃음). 스폰서 이야기를 하면 전략적인 제휴 외에는 구하기가 힘들어요. 이번 같은 경우는 세부적인 부분에서 맞지 않았기 때문에 해지 된 것뿐이지, 마재윤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혼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게 불쌍해 보였는지 바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신 분이 계세요. (주)휴먼웍스 대표님이신데, 원래 한 회사에서 큰 금액을 집행하려면 판단과 결정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런데 개막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단 몇 시간 만에 모든 것을 결정하시고 스폰서로 나서주셨어요. 정말 감사해요. 그 덕분에 9차 소닉 스타리그는 제가 운영하는 신발팜이 아닌 픽스 스타리그가 되어서 진행이 됩니다.

- 인기 선수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소닉 스타리그는 풍성해졌어요.
▶ 케이블TV로만 보던 선수들을 다시 보니까 많은 시청자가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로서는 유명 선수들의 경기를 중계할 수 있어서 좋죠.

- 그렇게 따지면 일반적인 리그는 아니에요. 누군가 은퇴를 해야 합류하는 것이니까.
▶ 아니에요. 앞으로 아마추어 리그를 128강으로 진행할 계획이고, 결과에 따라 소닉 스타리그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려고요. 전 프로게이머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아마추어들도 언제든지 참가할 수 있어요.

- 아마추어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수준이 맞을지 궁금하네요.
▶ 예전과 많이 다르다고 보시면 돼요. 이제는 연습을 계획적으로 하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아마추어들이 손쉽게 프로게이머들의 플레이를 접할 수 있게 되면서 격차를 좁힐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어요.


앞으로 더 좋은 무대에서 스타크래프트1 리그가 열리길 바라요.

- 소닉 프로리그도 시작됐는데, 기업 팀 명을 그대로 쓰고 있잖아요.
▶ 첫 회다 보니까 어떻게 팀을 나눌지 고민을 했어요. 지역으로 나누면 지역감정 때문에 난리가 날 것 같더라고요. 다행스럽게도 앞으로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다양한 업체에서 스폰서를 하기로 했어요. 예를 들면 SK텔레콤이 신발팜이라고 바뀐 다거나, MBC 게임이 아프리카로 바뀔 수 있는 거죠.

- 제일 불안했던 것은 승부조작이에요. 불안요소가 남아있잖아요.
▶ 월드컵 같은 세계적인 축제조차 의혹이 많잖아요. 전 세계도 못 막는 불법 배팅을 개인이 막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은 해요. 그럼에도 나름의 안전장치가 있다면, 서약서를 받고 만약 문제를 일으켰을 때는 법에 따라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했어요. 양심에 맡기는 부분도 있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안전장치인 셈이죠.

- 스타리그과 MSL이라는 무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이용해 ‘추억 팔이’한다는 비난도 많아요.
▶ 많은 사람이 추억 팔이라는 말을 해요. 그런데 다른 말을 붙일 필요도 없이 그냥 스타1을 좋아하니까 하는 것뿐이에요.

-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정말 힘들겠어요. 그저 좋아하니까 가능한 일일까요.
▶ 회의감이 들 때가 있죠. 아무래도 얼토당토않은 유언비어나 저에 대한 욕설들을 볼 때면 상처를 안 받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저는 방송을 하면서 ‘내가 스타1을 위해 희생한다’는 말을 한 번도 적이 없어요. 그럼에도 사람들이 저를 보고 희생을 한다고 말하는데, 저는 그냥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일각에서는 신발을 팔기 위해서 한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사업을 하는데 있어 광고가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광고만 많이 한다고 사업이 잘되지 않죠(웃음).

- 지금까지는 불편한 이야기가 많았네요. 이제 소닉 스타리그뿐만 아니라 곰TV에서도 스타1 리그를 개최해요.
▶ 곰TV같은 큰 업체에서 스타1 리그를 진행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저는 당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곰TV와 경쟁을 하는 게 아니니까요. 저는 스타1 리그가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유지돼 높은 퀄리티의 리그가 열렸으면 좋겠어요.

- 스타1이 과거의 영광을 찾기 어렵다고 생각되지만, 본인이 원하는 대로 흥했다고 생각하세요?
▶ 아니요. 전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을 해요. 아직 해야 할 것도 많고, 가야 할 길도 멀어요. 여전히 스타1 리그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고 TV보다 접근하기 힘들잖아요. 우연히 보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지만 아직은 만족하지 못하죠.

- 참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양띵’과 같이 자신의 목표도 이루고, 남 부럽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텐데요.
▶ 양띵이는 개인적으로 친한 동생이에요. 그 친구의 목표는 아마 지금보다 더 먼 곳에 있을 거예요. 저는 살아가면서 돈이나 수익이라는 것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 누군가보다 적게 벌고, 적게 먹더라도 보람찬 인생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겁게 살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몰라주잖아요. 부정적인 시선들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아요.
▶ 요즘에는 세상이 빨리 돌아가잖아요. 트렌드에 맞춰 살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아요.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다 보면 과자는 나이 어린 친구들이 먹는 간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강박관념을 깨야 해요. 누군가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스타1 리그가 계속됐으면 좋겠어요. 제 인생에서 바둑과 같은 게임이니까요. 저는 건의나 조언을 해줬을 때는 진지하게 듣지만, ‘그냥 네가 싫어’라는 말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이거든요. 제가 하는 일에 있어서 진심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제 개인의 한계를 느껴보고 싶어요.

- 마지막에 앞서 ‘소닉’ 황효진에게 스타크래프트란?
▶ 19세 때부터 BJ로서 성장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게임이에요. 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스타1이 있었기 때문이죠. 비록 제 능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소닉 스타리그를 개최하는 이유는 성장시켜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해요.

- 앞으로 소닉 스타리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싶어요.
▶ 오늘 개막할 9차를 시작으로 많은 목표가 생겼어요. 올해부터 제대로 된 방송팀을 구성하게 됐고, 여러 콘텐츠를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그게 LOL이 될 수도 있고, 스타2가 될 가능성도 있죠. 여러 채널을 열 생각을 하고 있어요.

- 끝으로 BJ로서 또 대회 기획자로서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면요.
▶ 제 인생에서 스타1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소닉 스타리그를 운영하면서 저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이나 동갑의 또래 친구들이 바라봤을 때, ‘저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겁게 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고 싶어요. 정말 멋진 인생을 살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거죠.

손창식 기자 safe@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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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삼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어쩌면 의대, 상경계열 진학보다 더 궁극적이고 중요한 인생의 목표 아닐까요??

나이는 젊지만 정말 많이 배우고 갑니다..


'미치면 미친다' 不狂不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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