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데 부엉덩이 [1023034] · MS 2020 · 쪽지

2022-01-01 17:50:05
조회수 6,201

재수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것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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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건강

물론 체력이 좋아서 현역때는 멀쩡했던 사람도 있겠지만 본인은 고등학교때 회전초밥같이 돌기만 했던 사람이여서 현역때도, 재수때도 공부하는데 체력이 딸렸다. 


<통학> 특히 강대에서 조기반을 다닐때 통학을 하면서 5시 반에 일어나서 밥 먹고 버스 타서 7시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퀀텀(그 독서실) 불을 키곤 했는데 이때 정말 정말 죽는 느낌이었다. 나는 밥을 을 거르고 차를 타면 멀미랑 두통이 심하게 왔기에 아침마다 무생각으로 샐러드를 우걱우걱 넣고 갔다. 통학을 할 거면 일단 휴대폰을 없애는 게 좋다. 오자마자 자지 않으면 수면 시간이 심하게 줄어들고 악순환이 계속되기에 오래 버티기 힘들다. 버스에 앉아서 집에 오다보면 참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지, 우울하다..등 이런 생각이 이어져서 괴로웠다. 그래서 나는 통학을 멘탈이 약하거나 혼자 잘 못 버티는 사람은 비추한다. 본인은 시데가 자전거 타고 3분 컷이었기에 증말 편하게 다녔던 것 같다.


<육체적 아픔> 

허리

본인은 잘못된 자세로 앉아도 다행히 허리가 아프지 않았지만 주변에 허리 때문에 복대 차고, 침 맞고 하는 사람을 여럿 봤다. 몇일전에 허리가 아파서 병원 갔더니 이십 몇도인가 휘어 있다고 이 정도는 치료로 필 수 없는 정도니 앞으로 자세 바르게 하라고 잔소리 듣고 왔다. 모두 허리 조심할 것!

렌즈 낄 생각 안 하는 게 좋다. 좀 찐따 같이 1년 보내도 되니까 그냥 안경 쓰고 다니자. 그 힘든 하루하루를 눈이 못 버티기에 인공눈물을 달고 살게 될 텐데 거기에 렌즈까지 얹으면 눈 엄청 망가질 거다. 그냥 안경 끼자^^아무도 당신을 신경 안 쓸겨~

다리부종

나는 이게 너무 심했다. 부엉이 라이브러리에 계속 앉아 있기에 다리가 심하게 붓고 저리고 그랬다. 근데 이거 때문에 병원 가니까 수능이 끝나고 운동 하는거 밖에 없다고 했다. 의사한테 이상하게 세네 시간만 앉아도 저리다 했더니 그게 정상이라며 자주 왔다갔다 거리라고 했다. 다리 부종은 현역때 수능 볼때 너무 심해서 괴로웠는데 이번 수능에는 그냥 부종이 심하게 거슬리지 않았다. 추측을 해보자면 현역때보다 재수때 책상에 오래 앉는게 습관이 돼서 그냥 무난히 넘어갔던 것 같다.


<정신적 아픔>

공황장애, 우울증 등 마음이 힘든 사람이 많던데 그냥 정신과 상담 받거나 가족과 이야기 많이 했으면 좋겠다. 혼자 다 안고 가기엔 수험기간은 길고 힘든 것 같다. 본인도 처음부터 끝까지 시데에서 아는 사람 마주치면 잠깐 인사하는 거 이외에는 혼자 밥 먹고 혼자 버텨왔는데 외롭고 힘들때 가족이 힘이 많이 되어줬다. 시험을 잘 보든 못 보든 모든 n수생이 겪는 아픔이기에 존버해야 하는 건 맞는데 또 너무 존버해서 병이 되지 않았음 한다.


10. 수시

<인문논술>

인문논술은 진짜 아닌 것 같다. 거기에 돈 쓴다고 달라지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으니 그냥 매우매우 차선책 정도로만 여기자. 재수할 때 미리 준비 할 건 아닌 것 같고 현역 때 해봤다면 9월 이후에 해도 괜찮은 듯하니 논술에 돈을 많이 가져다 바치는 우를 범하지 말자.


<학종>

본인은 3점대에서 2점 초반으로 상승 곡선을 탔다. 학교 자체가 갓반고이기에 학종으로 가는 사람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어서 혼자 학교 다니면서 힘들게 챙겼던 것 같다. 내신이 딸리면 쓸데가 고대, 중대, 이대 밖에 없다ㅋㅋ 또 재수생을 싫어하는 학교도 있기에 알아보고 넣어야 한다. 본인은 현역 때 고대만 붙었고(최저떨^^) 재수때는 고대(최저떨^^문과 수학 폭발)랑 이대 붙었다. 올해는 최저 맞춘 사람이 없어서 붙은 거 같기도 하고 생기부도 코로나로 편차가 나서 그런 거 아닌가 싶다. 내가 현역때 그래도 어느 정도 정말 학종에 진심을 다했다면 학종 꼭 넣어보자. 꼭 경쟁률 낮고 최저 쎈데로!! 학종이 그나마 극혐인 과를 피하고 내가 관심 있었던 과에 들어가게 해주는 거 아닌가 싶다. 


<교과>

갓반여고를 나와서 이건 해당 사항 없다. 전교 일등도 쓰기를 기피했다. 


11. 깨달은 점

현역이랑 재수생은 많이 달랐다. 고등학생은 학교에 소속된 사람이고 어느정도 자기가 할일, 일과가 정해져 있다. 근데 n수생은 그냥 학교 안 걸어두면 백수인 거다. 그냥 그렇게 살면 충분히 자기가 그냥 그런 삶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삶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다분한 나이다. 그러니까 수험생활을 한 번 더 할 거면 내 미래가 달린 것으로 알고 기회를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다. 누구나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니다. 알바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재수학원을 다니면 최소한 돈을 쓰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존재이기에 인간 취급 받으며 살아가지만 돈을 버는 입장은 완전히 다른 것 같다. 돈을 버는 입장은 낮은 대우를 받을 수도 있고 내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 변동성이 많은 것 같다. 그러니 엄카로 학원다니고 밥 사먹는 순간을 당연시 여기지 말고 감사해하고 남은 수험생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상은 능력 없는 사람을 최고 싫어한다. 그러니 능력을 키우고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매우 힘들고 외로웠다. 시데갔다 금요일만 되면 침대에 누워서 엉엉 울었던 것 같다. 막 힘들고 억울하고 그래서 나는 눈물이 아니라 그냥 몸이 힘드니까 아무생각 없이 눈물이 흐르더라..근데 언젠가 내가 해내야 하는 거고 다가올 것이기에 최대한 감정을 절제했던 것 같다. 수능을 보고 논술에 사활을 걸기위해 노력했다. 현역때 합격증을 받기 전에는 절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기에 정말 독하게 했다. 근데 논술은 진짜 한번 나랑 안 맞으면 확 날라가기에 진짜 위험 한 것 같다. 학종 합격증을 받았을 땐 엄마랑 엉엉 울었다. 혼자 밥 먹었던 날들, 방역땜에 계단, 화장실에서 후딱 셰이크 넣고 바로 공부했던 날들, 학교에서 고생했던 날들, 졸업식때 재종 가며 지하철에서 울었던 날 등등 정말 독하고 힘들었기에... 너무 지치고 정말 살고 싶은 이유가 없다면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라는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수능 보고 논술까지 다 보고 나서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교보에 쭈그려 앉아서 혼자 훌쩍거리면서 읽다 나왔다ㅋㅋ)시험을 못 봤어도 당신은 가족에게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이고 나 자신도 소중히 여겨야 하는 존재다. 나를 기쁘하게 하는 것도, 슬프게 하는 것도 자기 자신이니까 자신을 위한 결정을 해서 씩씩하게 나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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