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인어문 vs 서성 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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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간의 글들을 지켜보았을 때 사회에 나갔을 때 학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상대적으로 더 원하는 과와 덜 원하는 대학 vs 덜 원하는 과와 더 원하는 대학의 떡밥이 많이 달린 걸 보았습니다. 사회생활이나 대학생활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회원들이 대다수인 입시사이트 인지라 호불호나 의견이 많이 갈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특히나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과를 선택할 수 있는 수시모집과는 달리 무엇보다 합격 가능성을 0순위의 가치로 삼아야 하는, 그러면서도 그 와중에 적성이나 진로에 대해서까지 생각해야 하는 정시러들의 고충이 이해가 갑니다. 이 떡밥은 지금 활동하시는 분들이 이 사이트를 떠나고 난 다음에도 끊임없이 나올 것이라는 데에 아마 이견은 없으실테지만 미래를 놓고 진지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한마디 해볼까 합니다.
제목에서 달았듯이 아마 이 사이트 특성상 연고대 인어문과 서성 상경 정도의 라인에 걸쳐서 저렇게 원서영역을 꾸리신 분들의 비율이 가장 높을 겁니다. 서울대 인문과 연고 상경을 비교했을 때는 그래도 서울대라는 1위의 최상위 타이틀이 있어서 그닥 고민이 나오진 않지만, 차상위 학벌인 연고대에 경우 학벌을 따라가는 게 맞을 지, 아니면 취업을 하는 데 있어서 상황이 비교적 나은 상경계열로 진학하는 게 옳을 지 사실 저를 포함한 그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내려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과연 학벌이 이 사회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이고, 또 인어문에 가도 요즘은 이중전공, 복수전공, 부전공, 전과 등 여러 길이 열려있다고 지나가듯이 많이들 들었기에 실제로 오르비에서는 전반적으로 전자 쪽으로 좀 더 힘이 실려지는 모습이 보여지고는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정답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동전 던지기로 결정해도 무방하다' 입니다. 특별히 한 분야에 지대한 관심이 있거나 진로에 대한 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에는 말입니다. 입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으나 그래도 연고 인어문과 서성 상경은 라인상으로는 사실상 거의 동일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마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양자의 차이가 나중에까지 크게 유의미하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고대 인어문을 버리고 서성 상경으로 진학한 학생의 경우 매년 5월에 전국적으로 재밌다고 유명한 연고대의 아카라카와 입실렌티 축제를 보며, 9월에는 신촌이나 안암 거리를 점거하며 파란옷 빨간옷 색깔 맞춰입고 기차놀이하며 응원하는 연고대생을 보며 참 아쉬움이 들 지도 모릅니다. 역으로 연고 인어문을 간 학생은 취업 시즌에 수험생 시절 자기보다 낮은 점수로 서성 상경계에 입학한 친구가 자신보다 훨씬 수월하게 취업을 하는 모습을 보며 늦은 후회를 할 지도 모릅니다. 즉 어딜가나 후회나 아쉬움이 남지 않는 선택을 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개인의 성향입니다. 대학의 중요성을 실제보다 훨씬 중요하게 인식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대학 같은 과를 다니면 동급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런 인식이 완전히 틀렸다 할 수는 없지만 오르비 같은 입시사이트에서 만큼은 심하게 과대평가된 경향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재수학원 같은 반에 작년 수능에서 거의 같은 점수를 받고 똑같이 재수를 하러 학원에 온 두 학생이 앉아있습니다. 한명은 그닥 욕심도 없고 매일같이 타성에 젖어 공부하며, 나머지 한명은 한번 실패에 대한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고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집녑과 오기로 공부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작년 수능 점수나 현재의 재수생이라는 위치 등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엄연히 다른 사람이고 나중에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누구라도 후자의 학생이 더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대학은 재수학원과는 달리 자신의 타이틀을 결정하는 곳이기에 딱 맞아떨어지는 비유는 아닐 지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도 꽤 적용이 잘 되는 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나 대학생활을 1년 해본 결과를 되돌아보면 수험생 시절에는 하늘과 같이 떠받들었던 학교가 막상 제 학교가 되니 주변을 돌아보며 여기가 내가 그토록 갈망했던 그 곳이 맞는 것인가 하는 회의감도 많이 들었고, 역으로 평소에 목표했던 대학을 아쉽게 못간 친구의 경우에는 이곳은 자신의 수준과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잇겠다는 그런 생각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중요한 타이틀이라고 하는 학벌 내부에서도 계층의 분화는 참으로 다양하게 일어난다는 뜻이겠지요.
며칠 전 제목과 같은 내용을 순수한 고민 상담의 목적으로 올린 한 학생의 글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글의 댓글창이 고민 상담의 목적이라기 보다는 매번 나오는 논쟁의 장처럼 변질되는 모습이 상당히 안타까웠습니다. 특히나 취직을 진로로 생각하고 있는 학생이었기에 양자 사이의 선택이 쉽지 않다는것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 학생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지 20년쯤 길게 보면 일반적으로는 미래에서의 사회경제적인 지위는 거의 동일할 것입니다. (역할의 차이는 있을 수 잇겠지요.) 대학 선택은 한순간이지만 태어나서 대학을 가기 전까지의 인생은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형성된 것이기에 전자의 영향력은 후자의 조족지혈에 불과합니다. 결국 미래를 결정하는 건 그 사람의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그릇이나 평소의 습관과 마음가짐 등에서 나오는거지 비슷한 라인에 속한 학교의 선택의 차이로 인해서 미래가 크게 뒤틀리거나 그런 일은 없습니다.
연고대 인어문으로 진학하더라도 일반취업까지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있는 학생이라면 1학년때부터 어떻게든 사력을 다해 상경계열을 이중전공 할 수 있는 수준의 4점대의 성적을 받도록 노력하여 취업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고, 반대로 그러한 자세가 갖춰지지 않았다면 상경계열로 진학한다고 한들 대학 생활은 허송세월로 탕진하고 취업 시즌에 가서 상경계 졸업 예정이니 인어문보다 낫겠지 이런 식으로 막연하게 생각하고만 있다면 원하는 곳에 못 가는건 상식입니다.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결국 가장 막강한 변수는 개개인의 성향인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저러한 질문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미안한 말이겠지만, 이곳에 진지한 상담을 요청해도 결국 답을 찾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능 점수 등으로 어떤 학생이 성실한 학생일 것이다 라고 추정만 할 뿐 그 학생의 미래에 대한 예측은 주변에서 오랫동안 봐 온 후견인이나 주변인 혹은 본인이 알 수 있을 뿐 이 곳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글 몇개 자료 몇 개로 결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저런 상황에 직면한 적은 없지만 저같으면 연고대 인어문쪽으로 갈 것 같습니다. 일단 인문학 자체가 제 성향에 맞기도 하고, 또 나름대로 제 자신을 믿고 앞으로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기 떄문입니다. 특히나 인어문 진학 시에 취직 걱정을 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더 하자면, 비록 일반취업이 지금 대학생들에게 가장 일반적인 진로라고 할 수 있지만 그곳에 너무 목메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점심 뭐 먹을지 결정하고 나가면서도 길거리에서 풍겨오는 다른 음식 냄새에 문득 이끌려 점심 메뉴를 바꿔버리는 일도 허다한데, 최소한 5년 이상 보낼 대학생활 중에서 '무조건 취직' 이러한 생각을 갖고 살기 보다는 다양한 경험 해보고, 사회와 부딪혀보기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면 또 생각이 달라질 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도 좀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전자를 조심스럽게 권하기는 합니다.
마지막으로 입시사이트 특성상 서열이나 순위 등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지만, 학벌의 가치에 대해서는 물론 사회적으로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지만 결코 젊은 시절의 수 년을 투자하며 꼭 쟁취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딜 가나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얘기는 순진한 얘기지만, 사실 대부분 오르비에서 언급되는 대학에 한해서는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직까지 여러분이 사회에 나가기 전이고 '학생'이라는 딱지가 떨어지지 아니할 때에 한해서는 얼마든지 역전의 기회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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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수험생들 중에 진로를 무조건 일반 기업 취직으로 벌써 맞춰놓은 분니 몇명이나 되겠습니까
더군다나 상위권 사이트인 오르비에서요.ㄷㄷ
인터넷에서 열심히 힘쓰는 작자들 말 신경쓰지마시고 소신껏 선택하길..
그러네요 다들 고시 붙고 두산 같은데 그냥 갈 것이라고 생각하죠
힘쓰지 마세요. 어차피 남일입니다 ㅋㅋㅋㅋ
이런 좋은 글 봐도 수험생들 살떨리는 선택인건 마찬가지일거 같네요...
연고인문>=<서성상경..
부등호가 웃기네요 ㅋㅋㅋㅋ
적성 따라 가면 좋을텐데.
현실적으로 많이 힘들죠. ㅠ.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나 통계 자료를 보나. 서성 상경이 연고 인어문보다 취업시 유리하죠. 기업 입장에선 실무에 바로 투입될 인재가 이익에 가장 도움되니, 타이틀보단 상경 전공을 우대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설 인문 vs 연고 상경도 마찬가지이겠고요. 그런데 선택의 순간에 닥치면 마음은 연고 인어문에 가는데.. 서성 상경이 취업에 더 유리하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그러니 불안한 마음에, 취업 마저도 연고 인어문이 서성 상경을 앞질렀으면 하는 바람에 자꾸 비교 글을 올리는 것이겠죠.
연고 인어문에 마음이 간다면 그냥 현실을 부정하지 말고 똑바로 직시하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취직시 불리함을 보완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인데, 연고 인어문이 취업 마저도 서성 상경을 앞지르기를 바라는 것은 과욕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현실적인 기업 채용자 입장에서는 학교보다는 전공을 많이 본다는 사실..이것이 현실입니다
맞아요 경영만세!!
저같으면 연고대 인어문갑니다. 맞는선택인지는 개인이 어떻게 하기 달렸겠지만 문과는 간판인거같습니다.
제가 댓글길게쓰다가 팅겨서 다시 못쓸거같아서 짧게씁니다..
제가 성대 4년전장도 버리고 고대 인문학부생으로 와서 얻은것은 자신감입니다.
고대생이라는 타이틀은 제가 어떤일에 도전해도 할수있다는 용기를 주는것같아요.
다만, 상경계가 취업할때 월등히 유리한건 사실입니다.
요새 간판만보고 아무도 안데려가요.
다른학교는 어떤지모르겠지만 고대는 2학년1학기때 대부분 이중전공결정합니다.
그니까 1학년때도 빡세게 공부해서 학점잘따서 상경이중전공할 학점만드실 마인드 있으신분은 KY대인문오시면 더 얻는게 많을거라고 봅니다. 이중전공=본전공은 아니지만 적어도 상경계분들이 취직하는 직군에 넣을수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것은 큰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1학년은역시 놀아야제맛!!! 아니면 뭐 대충 설렁설렁하지뭐 이러시는분들은 그냥 서성상경가시는게 나을수도있습니다. 상경이중이라도못하면 취직 불리한거 명백한 사실입니다.
진짜 고파스가보면 여기가 고대맞나? 할정도로 취직 호락호락하지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