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3 늦은 오후

Question

한 번 이어진 인연도,눈깜빡 하는 사이그 잠깐의 어둠에닿을 길 없어벼랑길 그 깊이를 알 수 없는막막함만이 가득차올라작은 틈새 사이로오롯이,혼자 소리쳐 보는이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모든 일이기에다시 한 번, 손을 뻗어눈을 감고,그 끝에 마음을 담아벼랑 저편으로 쏘아본다

김무 · Accepted Answer

어둠은 끝이 없고 벼랑은 그 깊이를 모른다네

추락한지 몇 년이 지나고 나는 아직도 절벽 구석에서 울고 있구나

VT_솔로깡 · Answer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 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중략)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ㅡ 백석 [갈매나무(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中]

2013-12-23 늦은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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