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수능 도전후기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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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압도적허수에요
시간될 때마다 수능 도전후기 시리즈로 쓰기로했는데 오늘 일자리 구한것도 다정해지고 시간나서 쓰려고 합니다.
이 글의 목적은 '나 이렇게 도전했으니 칭찬해줘' 이런류가 아닙니다. 생각보다 제 글을 보고 수능을 다시 도전하는 분들 또는 노베에서 수능을 보는분들의 쪽지가 많이오고 그래서 또 언젠가 누군가가 제 글을보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적는겁니다. 제글보고 공부열심히해야겠다고 정신이 번쩍든분들도 계시던데 아주 좋습니다.
그냥 이 새끼 뭐하는새끼지 하나싶어서 재미로 읽는분들이라면 그냥 심심할 때나 이동할 때 스크롤 내리면서 '내가 얘보단 낫지'하면서 재밌게 보시면됩니다.실제로 오르비하시는분들이면 이미 저보다 몇백걸음은 앞에 있으시다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자존감이 낮은게 아닙니다.
1탄은 수능얘기보다는 제 20대 생활얘기가 많습니다.
'나의 소중한 20대 생활은 너무 막썼다'
고등학생부터 대학교1학년까지
- 고등학교는 남고로 진학하게되었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두발규제라는게 엄청나게빡셌고, 매일 선생님들한테 맞는게 당연했던 시기였습니다. 많이 잘못했다고 때리는게 아니라 반삭을 해도 살짝 멋내서 반삭하면 그냥 주구장창 맞는겁니다. 지각하면 분당 1대, 모의고사 점수떨어지면 원점수 1점당 1대때리는 샘도있었는데 그 반은 그래서 애들이 전략적으로 틀리더군요. OMR 카드도 칼같이 순서대로 못걷으면 바로 싸대기 날라오고 그랬어요. 1학년때가 빡셌고 언제부턴가 체벌금지이런게 생겨서 안때리게 되더라고요. 문과 출신인 저로서는 아직도 기억나는게 있는데 처음에 고2로 올라갈 때 이과로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과탐을 공부하는데 그 당시 물리1 화학1이 너무 어렵고 하기싫었고, 가형에 대한 공부가 지금과 다르게 말도안되게 차이가났기에 고2 3월에 문과로 전과를 합니다. 하여튼 저는 공부하는척만 오지게하는 개못하는 그런부류였습니다. 공부는 못하는데 눈은 높아서 수시때 상위권대학 논술쓰는 그런부류였다고 할수있죠. 논술 뽑는 인원이 말도안되게 많았을 시기였습니다. 탐구가 3과목인 시절이라 저는 한국지리,세계지리,경제지리를 선택했고 이기상선생님으로 3지리를 전부다공부했습니다. 그때도 명실상부 1타였고 지금도 1타신거보면 정말 대단하단 생각밖에 안듭니다. 저때근처부터 EBS 70% 직접연계 및 수능 과목별 만점자 1%를 내세우고 출제했습니다. 그래서 과목별로 EBS책이 지금처럼 수특 수완이 아니라 꽤많았습니다. 특히 영어는 너무많아서 그 지문 다외운다는거 불가능해서 아마 이때부터 인강샘들이 지문을 짜깁기해서 누가 적중했나 안했나로 서열이 가려진시대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수험생 70만명근처였고 문과비율이 말도안되게 높았던 시절입니다. 지금은 수험생이 훨씬적은데 그때보다 이과생수는 훨씬많이늘었어요. 그 때 수능보고 망했다고 찌질하게 울었는데 왜울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웃기기만합니다. 수능보고 4년제 문과대학으로 진학합니다. 2월 2박3일오티부터해서 3월 수많은 학교와 과행사가 있어서 정말 주7일로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3월까지는 학교얘기 입결얘기 이런얘기 하긴하는데 학교생활하다보면 언제부턴가 아예 관심이 사라집니다. 과생활을 진짜 열심히 하면서 생활했습니다. 벚꽃피면서 저도 그 때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겨본것 같아요. 너무 행복했습니다. 5월되고 축제시즌이 되니 서울 주요대학 축제란 축제는 다 놀러다녔습니다. 코로나라 지금은 아예 상상도 안될테지만 엄청나게 재밌고 크게 열립니다. 아이돌이나 가수,랩퍼들까지 섭외해서 홍보를 엄청하는데 요새는 세상이 변해서 학생돈으로 왜이런걸하냐고 욕먹을지도 모르겠네요. 지금도 인상깊은 곳은 연세대,성균관대,경희대,건국대 축제였어요. 축제다니면 즐길때 재밌는데 집에오면 자기전에 반수욕구가 분출되면서 '반수나해볼까'하지만 바로 그다음날 자기학교가면서 어울리는순간 없어지더군요. 요즘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냥 바로 반수선언하고 입학하는 추세라고 하더라고요. 계속해서 TMI가 나오긴하는데 대학교 1학년때가 저는 외모 전성기였습니다. 옷도 제일많이사고 적당히 마르고 키도 178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미팅이랑 소개팅도 많이했는데 요즘에도 이런걸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당시까지만해도 페이스북이 대세였고, 대학마다 대나무숲이라고 해서 익명으로 글을제보하면 올려주는 공간이있었는데 제가 1학년때까지만해도 주로 고백,이별 마음에드는사람 누군지 찾는 글이 대부분인 풋풋하고 설레는 글이 90%이상이였습니다. 그런데 군대갔다오니 2년사이에 세상에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폭로글에 저격글이 난무하기 시작하고 페이스북을 끊었습니다.
군입대부터 20대 중반까지
- 아무튼 1학년끝나고 군입대를 했습니다. 21개월 복무를 했는데 제가 복무한곳은 특성상 무박2일도 많고 정상적이지 않아서 공부하기가 쉽지않았습니다. 사실 공부할생각은없었습니다. 그냥 21개월 빨리 끝나길만 기다렸습니다. 그래도 군대가서 정말 많은것을 느꼈고 좋은것들도 많이 배웠습니다. 저는 항상 20대초반에 제 또래 만나면 자연스럽게 '어디대학 다니세요?'를 질문으로 했었는데 세상에 많은사람들을 만나면서 이 질문이 꽤나 무례하다는걸을 알게됐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업하는 친구들도 많고 대학말고 다른쪽으로 진로나가는 친구들도 많고 각자사연은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군생활하면서 좋은건 배워야겠다 나쁜건 하지말아야겠다 배우면서 성격도 많이 변했습니다. 말년휴가 나와서 알바면접보고 제대하고 바로 일했습니다. 성인되고 부모님께 절대 손안벌린다가 제원칙이여서 성인되고 첫 등록금 급하게 등록하느라(정시추합) 손벌릴때만 부탁드리고 나머지는 열심히 알바하고 살았습니다. 영화관 알바를 너무 재밌게 했고, 좋은친구들도 생기고 여자친구도 생기고 돈도벌고 했습니다. 영화관알바는 엄청 오래하고 그래서 영화대한 엄청빠삭합니다. 실제로 영화보는게 취미여서 나오는 상업영화는 엥간하면 다봅니다. 근데 언젠부턴가 제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는 않고 당장 즐길생각만 했습니다. 나락의 시작이죠. 그 순간에는 잘모르고 미래의 나는 다르겠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올인하는 성격이여서 제 일정도 바꿔가면서 데이트도 하고 알바가 학교생활보다 앞서게되면서 학교공부는 아예 버리게됩니다. 자연스럽게 학교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게되고 그만두게되죠. 이외의 여러상황을 겪으면서 방황을 했던 것 같습니다. 자기개발은 없고 그냥 똑같은 하루일과가 꽤 오랜기간 반복됐습니다.
20대 중반부터 2021년 2월까지
- 자연스럽게 20대중반이 넘어가게되고 저는 일자리를 구하면서 열심히는 벌었지만 최저시급에 저한테만 쓰기 바뻤고 부모님께 제대로된 용돈도 드려본적 없고 그냥 불효자 자체였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니 갑자기 코로나시대가 열렸고,(분명히 초반까지만해도 코로나라고 불리지않았는데 언제부턴가 뉴스에서 계속쓰더군요) 전조가있긴했지만 세상도 많이 바뀌어서 말한마디 행동하나 조심하지않으면 나락가는 시대로 바뀌어있더군요. 그리고 2020년에만 죽을뻔한 사고도 경험하면서 제가 20대되고 처음으로 제 인생에 대해서 깊이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2020년에 일하면서 제 성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2021년이 되고 일을 전면중단하고 저는 정말 수많은 생각을 하게됩니다. '뭐하고 살까 , 나는 40대에는 뭐하고 있을까 , 나는 부모님나이되면 내집이 있긴할까? 이렇게 살면 결혼은 당연히못하겠지?'등등 1월내내 집에틀어박혀 있었습니다. 이때 앞으로 최소한 내자신에게 부끄럽지않게 제 인생신조를 확실하게 세웁니다. 제가 신조중 하나가 '남의 뒷담을 절대하지않는다. 안좋은 얘기는 반드시 안좋게 돌아온다.'가 있는데 이건언제나 맞아서 항상 지키고있습니다. 그런다음 내 인생 뭐하나 해내본것도 없고 뭐하나 2021년 올인할수있는걸 찾아보자 결심을 했고, 여러가지 계획안을 만들었지만 최종적으로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수능도전을 목표로 하게되었고, 설명절에 부모님께 장편의 편지를 적어 전달드리면서 두분앞에서 제 의사를 전달드렸습니다. 고맙게도 흔쾌하게 동의해주셨고, 어차피 고졸이기도하고 다시 수능본다니까 금액이 크지않은선에서는 지원까지 해주신다고 하셔서 올해 수능 도전을 결정하게됩니다.
다음편에 이어서 갈게요. 언제쓸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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