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iliiliil [835361] · MS 2018 · 쪽지

2021-12-01 00: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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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해도 열심히 살면 나아질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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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위 계층으로 살아가는 우리 가족


지금 현실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오로지 나 하나


내 돈은 모두 가정비, 생활비, 부모님 병원비


난 그래도 싫어하지 않았다 효도하는 기분이라 오히려 뿌듯했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힘들었다.


친구들이 넌 그렇게 돈을 벌면서 왜 맨날 없다고 허덕이냐고 물었다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말하기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거짓말을 쳤다


학원비 90만원, 과외 30 과외 30 벌면서 여기서 십일조.. 생활비.. 버스비.. 주택청약.. 핸드폰 비 다 빼면 결국 난 20만원 남는다


그리고 내가 미쳤지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난 무료 과외를 2개 씩이나 한다.


내가 아니깐, 돈 없이 공부하는게 뭔지 아니깐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주길 바라니깐 힘들어도 해 주고 있다.


기말고사 그리고 과제 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모든 일들이 이젠 나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힘들게 만들었다


너무 바빠서 연인과도 해어졌다. 만날 시간이 없다. 한 달에 한 번 만났다.


하지만 오늘 난 나의 주 수입원인 학원 일을 그만두게 되어야 했다.


애들이 너무 설명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 내가 잘못했다.. 하지만 시발.. 복습도 안해놓고,, 정적분이 원함수의 함숫값차도 모르고 이해 못하겧가고 하는 시발 너네들이 더 문제 아니냐고


내가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제자 두 명이 그만두면서 원장 선생님에게 나에 대한 컨플레인을 걸었다


운이 나쁘게도 다른 아이들도 그때 그만두게 됐다. 원장선생님은 결국 나를 포기하시기로 마음 먹으셨다.


그래서 난 그만두게 됐다.


진짜 서러운 것은 일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 우리 가족 어떻게 먹여살려야 하지? 부터 고민한 것과 


내가 정말 아끼던 제자들.. 장난도 치고 많이 웃었던 제자 두 명이 나에게 칼을 꽂고 갔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가슴에 상처가 났다


나 이제 정말 멘탈적으로 너무 힘들다.. 또 일은 어디서 구해야하지

학교 성적은? 과외 준비는? 과제는?


또 내 모든 사람들이 나를 배신하고 가는거 아닌가? 착하게 친절하게 대해주면 결국 이 세상에선 호구 병신밖에 안되는건가?


이러면 안되는데 진짜 이러면 안되는데 사람에 대한 불신만 생긴다


그래도 착하게 살면 보상받을 줄 알았다. 뭐 보상을 원해서 하는 일들이아니지만


그래도 진짜 그래도..

나 열심히 살고.. 치열하게 사는데 

그냥 맘 편히 일본 여행 한 번 놀러 가고 싶다 


하지만 가난한 대학생에겐 그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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