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수능 국어 “이전보다 압축돼 불친절해진 독서지문이 변별력”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0664809
한국교육평가인증 국어교육연구소 임재서 소장
한국교육평가인증 국어교육연구소 임재서 소장이 2022학년도 수능 국어를 두고 독서 파트가 특히 어려웠다는 평가를 19일 내놓았다.
문학, 화작(화법과 작문), 언매(언어와 매체) 파트에도 꽤 까다로운 문항이 섞여 있었지만, 예년의 수능이나 올해 모의평가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언매보다는 화작의 난도를 높이는 데 좀 더 힘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 소장은 “특히 화작의 40번은 제시문의 아주 세세한 정보를 놓치면 오답을 골라 놓고도 맞았다고 생각하는, 소위 ‘의문사’를 당하기 십상인 문항이었다”고 말했다. 오답률이 꽤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45번 문항은 인과 관계를 역전시킨 진술로 정답을 만든, 화작 파트의 ‘전통적인’ ‘좋은’ 문항이었다는 설명이다. 임 소장은 “이에 비해 언매 파트의 문법에서는 오히려 예년처럼 까다롭다고 할 만한 문항은 없었다”라며 “물론 독서 파트의 어려움 때문에 당황한 나머지, 독서 이외의 파트에 대한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독서론을 제외한 독서 파트의 나머지 세 지문은 모두 짧은 분량, 불친절한 서술, 불투명한 선지라는 최근의 경향을 철저하게 따랐다는 평가다. 보통은 세 지문 중 하나는 난도를 낮춰 숨통을 트여 주는 역할을 했지만, 올해 수능 국어에서는 이런 지문이 없었다. 임 소장은 “아마도 많은 학생들이 독서론을 손쉽게 넘기자마자 눈에 들어온 인문-예술 지문의 첫 문장을 보고는 당황했을 것”이라며 “사변적이기 이루 말할 수 없는 독일 관념 철학의 대가인 헤겔의 변증법적 철학이 수능 국어 지문의 제재로 다뤄질 것을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라고 물었다. 사변 철학 중에서도 난해하기로 소문 난 헤겔 철학을 짧은 분량으로 소개하다 보니, (가)는 모든 문장이 주제문 같은 역할을 하는 ‘뻑뻑한’ 지문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글쓴이의 주관적인 입장이 표 나게 드러나는 에세이 같은 문체로 쓰여 있어, 기존의 수능 국어 지문과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런 이질감도 많은 학생들을 당황시킨 요인으로 보인다.
임 소장은 모든 문항의 선지들이 까다로운 편이었지만, 그중 압권은 킬러 문항인 8번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면성’, ‘주관성’, ‘외면성’, ‘객관성’ 같은 헤겔 철학 특유의 생경한 개념어들이 난무한 지문의 숲 속에서 길을 잃기 쉬워, 많은 학생들이 오답을 고른 듯하다”라며 “이 개념어들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 개념어들의 관계를 포착해 놓치지 않은 학생이라면 2번 선지를 골라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장 많이 고른 4번 선지를 보자. ‘현실에서는 객관성이 사라진 주관성’이라는 선지 구절에서 확실히 틀린 표지를 읽어 냈어야 한다. (나)의 글쓴이는 3문단에서 ‘완전한 주관성이 재객관화되는 단계’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서술한 내용을 부연하거나 강조하는 등의 문장이 없어, 모든 문장을 집중해서 읽어 가며 개념 간의 관계를 치밀하게 포착해야 선지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은 나머지 두 지문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수험생들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에서는 선지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지문에 나오지도 않았다면서 배경 지식이 중요하다는 말이 난무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면 정보가 나오긴 나왔으나, 너무 불친절하게 나왔다는 게 임 소장의 분석이다.
킬러 문항인 경제 지문의 13번의 경우 논란이 된 것은, ‘갑 국 통화에 대한 을 국 통화의 환율 하락’과 ‘갑 국의 경상 수지 개선’ 간의 인과 관계에 대한 정보가 지문에 나와 있는지 여부이다. 3문단을 보면 나와 있다. 미국은 경상 수지 적자가 누적되어 금 준비량이 급감했다. 이런 상황의 해결 방법은 미국 통화의 가치를 낮추거나 미국의 무역 상대국 통화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즉, 미국 통화의 가치를 낮추거나 무역 상대국 통화의 가치를 높이면 경상 수지 적자가 개선된다. 그리고 미국 상대국 통화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지문에서는 ‘달러화에 대한 여타국 통화의 환율을 하락’시키는 것으로 표현했다. 물론 이러한 정보를 남김없이 포착하는 것은, 시간제한에 걸려 있는 학생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배경 지식이 중요하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어라운드 뷰’ 장치를 다룬 기술 지문도 불친절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선지 판단에 필요한 정보는 곳곳에 박혀 있었다. 임 소장은 “결론적으로, 모든 지문이 그 분량이 줄어든 만큼, 아주 미세한 지점까지 (이해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포착하고 장악하고 있어야만 선지 판단이 가능하도록 출제되었다는 점이, 이번 수능 국어 독서 파트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2021-11-19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394761?sid=102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PC방 4
아직도 시간 차감 빠르게 하네 40분 1000원도 많은데 줄어드는 속도는 왜 빠른데
-
넌 해도 안될거라며 무시한 사람 <- 어케 복수하죠 6
안그래도 될지 안될지 불안해 죽겠는데 나에 대해 아는 것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뒷담까네요...ㅋㅋ
-
07 체대준비하고 있는 현역입니다. 정시로 가고싶어 정시를 준비중인데 국수영 순서로...
-
페이지 넘길때마다 눈치 ㅈㄴ보임
-
이제 기출 다 풀었고 할게없는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어려운 지문을 스스로 분석할때...
-
홍역과 비타민 0
바이러스성 질환은 세균성 질환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엄밀성을 약간...
-
08년생 이제 고2 학생입니다. 고등학교 올라와서 공부를 하지 않았고 내신은 평균...
-
(Ebsi에서 가져온건데 화질 왜 저럼)각 PAB=A라 하면, 2cosA=r,...
-
술을 못 마시는 게 이정도로 단점일 줄은 몰랏다
-
요새 이거 쓰는 디저트가 많다는데 극혐하는 분들도 꽤 있더라구요....혹시...
-
너 개 못하잖아 1
아.
-
뭐 오르비는 평균이 워낙 높으니까 상관없는 얘길수도 있는데 진짜 이런생각하면...
-
오랜만에 공부하는 사람임니댱 이런저런 이유로 쉬었다가 수능공부를 하게 되었는데용...
-
한다는게 사실인가요...
-
기출풀다가 어려운거 나와서 출처 확인해보면 22지2마냥 23물2 나옴 ㅠㅠ
-
실제로 대학와보니 남들한테 이딴 개잡대 다닌다는거 입밖으로 안나오고 왜 나는 재수...
-
유효숫자 계산부터 뇌정지 슬 오는데 정상임?
-
국수 만점받아야 되겠죠?
-
수강신청 대박나서 진짜 맛도리있게 시간표 짜놨는데 이대로면 이거 못써먹어......
-
에~리카 0
황야에 작은 꽃 한 송이가 피어있는데, 그 이름은 에리카라네. 10만 마리의...
-
어디가 틀링거니 0
나는 잘 풀엇어..
-
미적분 내신 대비로 스블 들을 예정인데 뭘 풀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전범위...
-
이런 질문 진짜 개쓰레기인거 아는데 내가 삼수비용 모으느라 1월날리고 그래서 시간이...
-
3/4
-
제가 이제 고2이고… 노베인데 정시로 가려고 해서…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수학여행을...
-
개념 복기, 정리하고 문제풀이, 오답 하면 40분은 가져가고 개념인강은 또 1시간...
-
국어를 처음 풀던 그때로
-
스타팅블록,뉴런 1
뉴런거의 다 들었는데 스타팅블록 들어도 될까요?? 겹치는 포지션이라고 하던데 그냥 시간 낭비인가요?
-
정시 컷 0
대학별로 정시 컷 어디서 보나요?
-
흠
-
귀여운게 최고야 1
예쁜건 무서워
-
너무다아는내용이네..
-
위가 해설지인데 도대체 저게 어떻게 18이 나오나요….? 아래끝 계산하면 3분의2도...
-
걱정되는 점 휴학 하는 동안 반수해버리면 어카지 잘 맞는거 같은 친구들 만났을 때...
-
하...걍 ㅈ살
-
봇평 ㅋㅋ 2
ㅠㅠ
-
진짜 빡집중해서 10시간 공부를 4~5일 반복하면 뇌가 갤탭마냥 자동으로 꺼짐 최근 2주동안 느낌
-
2q 1:1 수학질문 좋다
-
운동했더니 5
지쳤다
-
역사란 무엇인가 같은 거 읽다가 이거 읽으니 상대적 힐링이다..
-
다 칼럼이구만 좋아
-
연도별로 보는 사람은 드물려나
-
jsa.. 진짜 사설가면 돈 포크레인으로 쓸듯
-
에타는 동접이 가능해서 서로 공유가 가능합니다 여러대학 보유중이에요 라인...
-
새내기 인싸쉑들 술 쳐먹느라 안 오노
-
적백이신분들은 6
수학 n제가 물흐르듯 풀리고 그러시나요 ?!
-
창고같은 방에 유기돼서 우영호쌤 라이브송출강의 혼자들음(학원애 경제러가 1명)
-
P1 p2가 전부 유전자형이 이형접합이라서 씨메트릭 쓰면 n=6나와서 64분에...
-
관계적 위치 설명 중.. 아 난 진짜 이걸 전 교재에서 빼버리고싶었다니깐~.. 근데...
-
버크셔랑 슨피에 넣는거 말고는 걍 다 현금으로 갖고있어야지... 내 직관과...
이렇게 보니까 또 멀쩡한 것 같기도 하고 ㅋㅋ
이게 가스라이팅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