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lved Slave II [872525] · MS 2019 · 쪽지

2021-11-18 14:42:45
조회수 23,651

아버지께 올해 수능 국어 경제 지문을 풀자고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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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제가 뚝배기 깨짐. 언어적 표현을 잘못 읽어서 처음에 선지 읽으면서 잘못 보신 거 빼곤 다 맞게 푸심.






아버지가 생각하시는 이번 수능에서 이 지문을 출제한 이유


1.  현재 미국 정부에서 시도했던 환율전쟁이 레이건 대통령 때 1985년 9월 22일에 체결된 프라자 합의(13번 <보기> 지문에서 나오는 거)에서 했던 환율 전쟁인데 당시에는 미국의 제조업이 비교적 건재한 상태에서 환율을 조작하는 거니 미국이 이런 전쟁을 통해 이득을 취할 수 있었는데 현재 중국에게 그런 환율 전쟁을 걸 시에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상황이라(환율 전쟁으로 위안화 환율 하락 시 생필품을 중국에서 사오는 미국의 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 하심. 이를 시사하는 지문을 넣은 거라고...



2. 암호화폐(비트코인)로 나라가 들썩였는데 이게 금 본위 체제와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가 '보증'이 없는 화폐가 비트코인이라 굉장히 위험한 화폐임을 보여주는 관점을 제시한 거라 하심.




경제 지식 들으면서 신기했던 점


1. B국 C국 환율 조정 정도를 보고 어떤 나라인지 바로 맞히셨음;;


50% -> 일본(B국) (실제로는 거의 3배 가까이 환율이 떨어졌다 함)

30% -> 독일(C국)


갑잘하는 A국 -> 미국


결정적인 근거는 5번 선지에 소득세 감면, 군비 증대를 시킨 게 A국인데 이 정책을 쓴 게 레이건 정부....



2. 프라자 합의 날짜와 세부사항을 외우고 계셨음....심지어 프라자 합의는 지문에서 나온 것처럼 세 나라만 합의한 게 아니고 당시 4대 강국이었던 미국, 소련, 영국, 일본 중에 소련을 제외하고 프랑스, 독일을 끼게 해서 당시 무역수지 흑자를 크게 보고 있던 독일, 일본을 트집잡아 갑질한 거였다고...그리고 이것을 체결하지 않았다면 미국 달러를 무한정 찍어내서 달러화 가치를 내릴 수도 있다고 했기 때문에 (지문에서 나온 것 중 달러화 가치 평가 절하 방식) 합의를 거절할 시 생기는 더 큰 불이익 때문에 모두들 동의한 거라고....






역시 경제 고인물에게는 함부로...ㄷㄷ



아, 풀어보시고 후기



'고등학생들에게 이걸 짧은 시간에 풀게 시키는 건 너무 힘든 일이다. 이게 대학 공부에 어떤 영역을 테스트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지식을 알고도 빨리 풀기 힘든데 빨리 풀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rare-경찰 오리비 rare-기출파급 미적분상 rare-기출파급 수학2상 rare-골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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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ncerly · 976805 · 21/11/18 14:43 · MS 2020

    ㄷㄷ

  • PACS · 1083580 · 21/11/18 14:44 · MS 2021

    이정도는 돼야 문과지

  • Evolved Slave II · 872525 · 21/11/18 14:44 · MS 2019

    마 이게 문과다
  • 이름좀 · 811668 · 21/11/18 14:44 · MS 2018

    약간 출제한 교수님이 강의에서 비하인드스토리 썰푸는거 듣는 느낌이네요

  • Evolved Slave II · 872525 · 21/11/18 14:44 · MS 2019

    ㅋㅋㅋㅋㅋ 어우 30분동안 들으면서 정신이 아득했습니다.
  • Wushruwjwiwkbs · 913372 · 21/11/18 14:44 · MS 2019

    아버지가 투자자? 경제관련쪽이신가요 뭔가...내공이 ㅋㅋㅋ

  • Evolved Slave II · 872525 · 21/11/18 14:45 · MS 2019

  • 랄랄루04 · 1091568 · 21/11/18 14:45 · MS 2021

    God

  • asfdqxc · 714133 · 21/11/18 14:46 · MS 2016

    플라자 합의로 일본 버블 초호황기는 막을 내렸죠 미국이란...

  • 교로롯 · 1002211 · 21/11/18 14:53 · MS 2020

    정확하게는 경상수지흑자(잘나감)-플라자합의-엔화절상-일본중앙은행이 경기둔화 우려로 엄청난 확장적 통화정책-버블-버블 꺼짐.

    이렇게 진행된 거라서 일본중앙은행 잘못이 더 커요.
    일본 중은은 대책없이 ㄸㄹㅇ같음.

  • 교로롯 · 1002211 · 21/11/18 14:47 · MS 2020

    프라자 아니고 플라자에요. 협상한 호텔 이름을 딴 거라서 플라자에요. 그래도 쌍둥이 적자까지 안 나온게 교수님이 애들 죽어봐라 낸 거는 아니라고 느꼈어요.ㅋ

  • Evolved Slave II · 872525 · 21/11/18 14:48 · MS 2019

    쌍둥이 적자 얘기도 꺼내시긴 하던데, 그냥 지문에서 굳이 언급하는 게 없어서 스윽 흘러보내시긴 했는데 이것도 골 때리나요? ㅋㅋㅋㅋ

  • 교로롯 · 1002211 · 21/11/18 14:50 · MS 2020

    사실 거기가 더 골 때리죠ㅋ 이거는 양반이죠.

  • CAPSE · 1065870 · 21/11/18 15:28 · MS 2021

    동의합니다.. 지문 길이가 짧은걸로 봐서 누군가 쌍둥이적자까지 냈다가(이게 기존 13번 문제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우지 않았을까 싶어요. 버냉키가 일본한테 양적완화하라고 했지만 듣지 않았던 것도 밑댓에서 아시는 것 보니 국제금융까지 들으신 것 같네요. 한편으로는,, 이게 수능에 나와야 하는지, 교육적으로 적합한지 굉장히 의문이 듭니다.

  • 교로롯 · 1002211 · 21/11/18 15:31 · MS 2020

    애매하게 어려우면 불공평하게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니깐 아무도 모를 제재를 낸게 아닐까 합니다.(적당히 수특,수완 연계로 난이도 낮추고요.)

  • CAPSE · 1065870 · 21/11/18 15:37 · MS 2021

    저는 시험 전에 개인적으로 예상하기를, 올해 정부가 탄소중립을 천명했기 때문에 사실 탄소배출권 문제가 나오지 않을까, 아니면 카카오가 워낙 이슈였기 때문에 독점, 혹은 꾸르노 슈타겔버그같은 과점모형이 나오지 않을까(이쪽은 사실 깊이 내용적으로 깊이 건들 수가 없으니까) 생각했거든요. 미시, 거시, 화폐금융쪽에서 나올거라 생각했기도 하고.. 그런데 전혀 결이 다른 국금론에서 나올줄은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갈수록 시험이 기괴해지네요.

  • 교로롯 · 1002211 · 21/11/18 15:40 · MS 2020

    저도 그거 예상했습니다.ㅋㅋ 역시 전공자끼리는 예상하는게 비슷하네요. 다만 올해 서울대 경제사 전공하신 분이 출제위원으로 갔다고 하는데 그 영향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나이드신 정교수님들 섭외하는게 어렵겠죠.

  • CAPSE · 1065870 · 21/11/18 15:55 · MS 2021

    학부생이 생각하는 예상치가 비교적 한정되어 있기도 해서인지, 그 범위를 한참 벗어나네요ㅋㅋ 다른 사설 모의고사나 오르비에서도 탄소배출권 같은 시장실패~공공재쪽 주제는 많이 언급될 정도였으니까요. 전공 공부 화이팅입니다!

  • 교로롯 · 1002211 · 21/11/18 16:02 · MS 2020 (수정됨)

    좀 추가적으로 말하자면 플랫폼시장은 학계연구가 거의 안 되어 있어서 엮는게 불가능하더라구요. 오히려 경쟁적 병목시장, 양면시장으로 가니깐 일반적 독과점 양상과 반대되는 부분이 많아서 플랫폼은 불가능하겠더라구요.(물론 독과점 자체는 매력적인 제재라고 생각합니다.근데 경제법 자체가 경제나 법에서나 좀 선구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학부 외에는 학계에 클리어하게 정립된 분야가 (현실경제와 연관된 부분에서) 생각보다는 적어서 낼 수 있는게 별로 없더라고요. ->저는 졸업은 했고 금융논술 봐야해서 논문 이것저것 깔짝댔었습니다.ㅋㅋㅋㅋ

  • CAPSE · 1065870 · 21/11/18 16:16 · MS 2021 (수정됨)

    맞습니다. 이슈적인 측면만을 봤을 때는 낼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현실적으로 낼 법한 주제는 탄소배출권 같은 주제들이 내기에 더 적합해보이네요. 학부에서야 대부분 표준적인 것들만 가르치지만 그 이상에서는 교수들끼리도 학파 성향들이 다르고, MMT같은 주제들도(나올 리 없겠지만) 아직까지도 논쟁거리니까요. --> 아 졸업하셨군요 ㅎㅎ 어쩐지 말씀하시는게 고학년 이상일거라고는 생각했습니다.

  • SNU GO · 1076176 · 21/11/18 14:53 · MS 2021

    전문가추 ㅋㅋㅋ

  • 푸르댕댕안유댕댕 · 828094 · 21/11/18 14:58 · MS 2018

    진짜 멋지시다..

  • 파이리스 · 945853 · 21/11/18 15:00 · MS 2020 (수정됨)

    그리고 그렇게 미국 통화를 무한정 찍어낸게
    버냉키 의장때 시작한 양적완화,
    그리고 거기서 이어진 이론이 MMT...

    지문자체는 역대급 난이도긴 한데
    지금 테이퍼링 이슈도 그렇고
    소재는 개인적으로
    좋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보면서 ㅋㅋ

  • 교로롯 · 1002211 · 21/11/18 15:03 · MS 2020

    치대 다니시는데 이분 뭘 좀 아시네요. 일본이 경기불황으로 재정정책(건설 등)때려 부었는데 10년이상 효과가 없었어요.그때 일본을 보고 버냉키가 제시한게 양적완화(비전통적 통화정책)이었고 훗날 2008년금융위기에 fed의장으로 있던 버냉키가 실제로 실시했죠.

  • 탈론 · 1079001 · 21/11/18 16:05 · MS 2021

    결국 일본도 고이즈미 시절에 구조개혁이 우선시되었지, 양적완화를 쓰긴 썼다는게 참 재밌는 점이죠 ㅋㅋ 버냉키 의장의 말이 훗날 일본에 아베노믹스로 도입되었지만 결국 또 일본이 과연 장기 정체에서 확 벗어놨는가? 를 묻는거라면 대답이 갈리는것도 개인적으로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점에서 "잃어버린"이란 칭호를 10년,20년 어디 붙이는게 맞다는 논쟁도 있고요 ㅋㅋ

  • 교로롯 · 1002211 · 21/11/18 16:10 · MS 2020

    경로의존성이라는게 있잖아요. 지극히 제 주관에는 이미 경로의존성으로 인해서 일본은 미국과 같은 회복은 불가능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버냉키처럼 곧바로 했다면 어느정도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실물이 따라가지 않은 과도한 확장적 통화정책은 물론 언젠가 그 댓가를 치뤄야 하는 거지만요.

  • 탈론 · 1079001 · 21/11/18 16:16 · MS 2021

    저는 사실 뉴노멀이 젤 맞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일단 버블 붕괴 직후, 일본 자체의 재정 문제랑 덧붙여서 일본 딜레마에 빠졌고, 세계 선진국의 사례가 있었던 시절도 아니라 더더욱 함부로 시도 못 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교로롯님 말처럼 거기서 아예 일본이 가는 길이 새로운 길이 되버린거구요.

  • 삼반수생도 · 1024322 · 21/11/18 15:10 · MS 2020 (수정됨)

    가능세계나 이런지문들보면 이제 막 20살되는 애들 대학결정하는 시험 1교시에는 너무 가혹한듯..

  • 9여단 · 923235 · 21/11/18 17:29 · MS 2019

    가능세계 같은 지문이 일상과 좀 더 친숙하니 좋은데요? 경제 같이 특정 소수가 유리한게 분명한 지문이 문제인 듯.

  • 삼반수생도 · 1024322 · 21/11/18 17:33 · MS 2020

    19국어는 보시고 말씀하시는거죠

  • 탈론 · 1079001 · 21/11/18 15:56 · MS 2021

    소재가 지금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 중에 하나로 잘 다뤘네요. 지금 전 세계 선진국들이 싸우고 있는 상황이 저때와는 질적으로 물론 다르긴 하지만, 양적완화와 국가 부채인데 채권 문제중에서 가장 대두되고 있는게 BRICs 국가들이 이제 돈을 선진국에게 채권을 사는 위치가 되버린 것인데, 닉슨 쇼크 당시 미국의 딜레마와 어느정도 유사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아버님이 언급하신것처럼 성장 뒷배경에 미국의 역할을 빼놓을 수가 없어서(GATT체제) 어느정도 저 전략 자체도 유효했고 일본이 자신의 국가 체급을 과신했지만, 지금 중국이 가지는 스탠스랑 위치가 달라서 미국은 더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게 진짜 헬 지문이 될려면 윗댓글에서 언급하신 쌍둥이 적자나 아니면 일본 금융정책의 Time Lag 이쪽으로 갔으면 수험생들 진짜 지옥같았을건데 나름(?) 평가원이 생각을 한거같네요 ㅋㅋ

  • 탈론 · 1079001 · 21/11/18 16:00 · MS 2021 (수정됨)

    윗 분들 말씀처럼 과연 이게 고등학생 수준의 내용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저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반면에 과연 이 지문의 구성이나 묻는 방식이 고등학생 용인가?를 묻는다면 어느정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생각하는 수능 국어의 관점이랑 비추어봤을때, 너희 대학가면 이런 것도 배우는데 이거 한번 배경지식 다들 없을테니까 잘 읽고 풀어봐 ㅎㅎ 이런 느낌입니다.

    약간 과거의 수능 (2017 수능 이전)의 트렌드가 대학에서 배울 내용들의 원론적인 내용을 묻고, 답하는 거라면 최근 트렌드 자체가 현실적인 문제를 이론과 접목 시켜서 내는거라 어느정도 이해는 갑니다.

  • 노베ㅠㅠ · 964093 · 21/11/18 16:47 · MS 2020

    세계사를 선택한 사람은 조금이라도 유리했을 것 같네요.

  • 새봄추나죽어 · 962851 · 21/11/18 17:22 · MS 2020

    아버님 대단하시네요.. 분석도 통찰력 있고 멋지십니다

  • Bay · 1085279 · 21/11/18 17:26 · MS 2021

    경외감이 느껴지는…

  • 지니연 · 896351 · 21/11/18 18:01 · MS 2019

    헐... 진짜이런걸 제가 풀고왔다니 1달동안 갇혀서 출제하신분들 너무 원망스러운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 경제를 저렇게ㅠㅠㅠ...

  • 10ㅈ · 1092426 · 21/11/18 18:10 · MS 2021

    아부지 뭐하시노...

  • dnpfzjaxn12 · 955969 · 21/11/18 21:41 · MS 2020

    멋있다!

  • 서을란 · 948346 · 21/11/18 23:21 · MS 2020 (수정됨)

    어 저도 이거 일본 독일 떠올렸는데 ㅋㅋㅋ
    50% 보면서 어 이거 일본 버블 붕괴, 플라자 합의랑 관련있는 건데 하면서 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