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수능 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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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4일이었으니까..딱 2년 전이네요
전날 학교 가서 같이 재수하는 애들이랑 수험표 받으러 가서 선생님들의 장난 섞인 응원(얌마 그걸 한번에 못가냐? 이번엔 꼭 가라ㅋㅋ) 듣고...
대충 뜨끈한 국밥 먹으면서 너 수험장 어디냐, 홀수냐 짝수냐 시덥잖은 얘기 좀 하다가 다 먹고 나면 시험장 미리 가 보겠다는 친구, 마지막 정리 보러 독서실 가겠다는 친구 다 목적지가 달라서 괜히 넌 잘 볼 거라는 덕담 해주고 헤어지면 뭔가 떨리면서 긴장되고...
그렇게 집 가는 버스 타면 개념 정리한거 한번 볼까 책 펼쳤다가 내일 잘 볼 수 있을지, 그래도 한게 있는데 잘 보겠지 생각하다보면 어느새 집 도착해서 책은 보지도 못하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개념 조금 훑고 훑다가 모르는 거 나오면 괜스레 흠칫하면서 에이 이런 지엽적인건 안나올거야ㅋㅋ하면서 넘겨버리고
해 지면 어느덧 잘 시간이라 눕긴 하는데 떨려서 계속 뒤척이다가...
정신 차려보면 수능날
여느때처럼 개념서 정리서 학원에서 준 워밍업 문제지 필기구 시계 도시락 등등 챙기고
옷도 따뜻하게 여러 겹 입고 밖에 부모님이랑 같이 나서서 추위에 나오는 입김과 함께 차가운 자동차 시트에 앉아 학교 가는 길에 날은 점점 밝아지고, 아침이라 차도 안 막혀서 금방 도착하면 무뚝뚝한 아버지가 해주는 화이팅! 한 마디에 뭔가 울컥하다가
학교 문앞에서 정신없이 쏟아지는 응원과 과자 챙겨서 수험실 들어가면 틀어놓은 히터에 갑자기 후끈해지면서 안경에는 김이 서리고
볼 책이랑 수험표랑 대충 꺼내서 올려놓고 나면 공부 안 돼서 복도 나갔다가 옆 반에 있던 고등학교 동창이랑 마주쳐서 서로 응원 한마디 하고
시간은 어느새 8시..감독관도 슬슬 들어오고 짐도 다 앞으로 빼고 수능샤프랑 컴싸 받다 보면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안 들고..8시 반쯤 되면 오엠알이랑 시험지 받아서 내가 진짜?수능을 또? 실감도 안 나다가 바로 오엠알에 인적정보랑 필적확인 쓰고..
오류 확인하라고 시험지 넘기면서 문학작품 연계는 다 봤던거다! 할수있다! 자신감 한번 얻어주고(비문학은 일부러 제재 안봄ㅋㅋㅋ)
40분에 종 땡하고 울리면 페이지 촤라락 넘기는 소리..필기구 소리...
그러고 국어 수학은 정말 모든 것을 쏟아붇다 보면 정말 후딱 지나갑니다ㅋㅋㅋ 어땠는지 이젠 기억도 잘 안 나네요
점심 때는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한국사 연표 꺼내놓고 보면서 먹고..당 보충한다고 초콜릿 잔뜩 먹고 나면 영어, 영어 끝나면 뭔가 다 끝난 것 처럼 긴장이 탁 풀리고 한국사는 뭐ㅋㅋㅋ 5분컷 하고 사탐 개념 한번 끄적여보고 ..이쯤되면 이게 모의고산지 수능인지..사탐도 보고 나면 마지막 남은 제2외국어..이땐 진짜 그냥 집가고싶단 생각뿐
제2외까지 끝나면 5시40분..해는 거의 다 져서 노을은 흔적만 남아있고 이번 시험 어려웠을까? 등급컷 몇일까? 같은 생각 하다가 핸드폰 받고 잠시 대기하다
감독관이 정말로 끝내면 애들 몇번엔 뭐 몇번엔 뭐 소리와 그 인파에 파묻혀서 정문으로 나오다 보면
이게 끝난건지..후련하긴 한데 뭔가 망한것 같고..채점하긴 싫은데 궁금은 하고..부모님 차 타서 핸드폰 잠시 꺼놓고 집 가서 피자 먹고 제2외까지 답지 다 나오고 채점했었네요
그냥 그러다 보면..시간은 다 가 있습니다..
저 반수 처음 시작할 때 누가 반수하는 6개월은 인생에서 제일 빠른 6개월이라고 해서 안 믿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맞는 말 같네요ㅋㅋㅋ
다들 화이팅입니다
사진은 수능 끝나고 나오면서 찍은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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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려보니 11월...
또 정신차려보니 내일 수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