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당이 [1066178] · MS 2021 · 쪽지

2021-11-13 20: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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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기쁨에게 자작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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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 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정호승, 슬픔이 기쁨에게


1. "슬픔"을 "너에게도 주겠다"는 것에서, 화자가 대상이 자신의 슬픔에 공감해주길 원한다고 볼 수 있어
2. "사랑"보다 "슬픔"을 소중하다고 하는 것에서, 화자는 슬픔의 평등한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어.
3.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에도 "너"는 "평등하게 웃어주지"않은 것에서, 대상이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4."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추위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 다녀오는 것은, 부정적인 현실에 직면한 이들에게 그들의 슬픔에 공감해주는 것이 힘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있어
5. "눈물"을 위해 "내"가 "기다림"을 주는것은, 타인에게 공감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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