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토끼달나라갈래 [961284] · MS 2020 · 쪽지

2021-11-13 15:01:39
조회수 1,302

군필인데 군대 꿀이라는말 절대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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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군대갔다와서 듣는 말 중에 벌써 갔다왔어? 군대 많이 좋아졌네~ 캠프네~ 꿀빨았네~ 


요즘 월급이 이정도나 돼? 라떼는~~ 등등 엄청 많음


근데 40대정도 된 우리 친척형들이나 큰아빠들이 하면 솔직히 기분 별로 안나쁨


그시절에는 내가 겪었던것보다 훨씬 힘들었을테니까 핸드폰도 없고 부조리는 엄청 심하고 군복무 기간도 길고..


그래서 군대에서 부조리 등등 힘든일 많았지만 네 군대 많이 좋아졌어요 많이 편해졌어요 라고 대답함.


예전에 비하면 팩트이기도  하니까.. 


근데 내가 이런 말 하는거 보고 나랑 몇살 차이 안나는 사촌 친척누나들이 군대 많이 편했나 보네~ 캠프 잘 갔


다왔어? 벌써 전역했어? 이러면 기분 존나 나쁨. 그럴거면 지들도 갔다오던가..


여러분 군대가 많이 편해지고 대부분의 부대들이 이제 부조리가 없어졌다해도 아직 남아있는 부대도 많습니다.


군대가 힘든게 훈련받는게 힘든건줄 압니까? 그깟 육체적으로 힘든건 참을수 있어요.(물론 GOP나 다른 힘든 보직인


분들은 제외) 군대가 힘든건 일단 자유가 없다는거예요. 내가 자고싶을때 못자고 내가 먹고 싶을때 못먹고 내가 원하는


것도 못먹고 이걸 1년반동안 서로 안맞는 애들이랑 어쩔수 없이 친한척 해가면서 살아야 된다고요.


군대에서는 사회처럼 서로 안맞으면 안보면 되지 이게 안 돼요. 


저는 아직도 1년반동안 2~3일에 한 번씩 자다가 깨서 혼자 2시간씩 불침번 했던 상상하면 토나와요.


그리고 군대에서 다치면 다쳤다고 뭐라하지.. 다친 당사자도 서러워 죽겠는데


군대에서 다친건 낫지도 않고 내가 다쳐서 내가 해야될 일들을 남들이 해줘야 되는데 


그걸 선임이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진짜 상상도 하기 싫네요. 




그럼 주말에는 편할까요? 


아니요 저는 보직 특성상 자다가 새벽에도 깨워서 근무본적 많고 주말에도 일할때 너무 많았어요.


짬다 차면 편해질까요? 아니요. 저는 전역전날까지 근무하고 일하다가 왔어요. 군생활 줄어들면서 말년대우? 이딴거 


없고 오히려 짬찬 애들만 더 시킵니다 일잘한다고. 


군대는 정신적으로 힘든게 너무 많아요.


인간관계도 엄청 힘들고 이기적이고 속보이게 행동하는 애들도 엄청 많고 그걸 참아가면서 1년반동안 나라를 지키러 


갔는데도 월급은 쥐꼬리 만큼 주고.. 


요즘은 코로나때문에 휴가도 잘 못나왔을텐데 저는 군생활 하는동안 신병제외 딱 5일 나왔네요 


이것도 심지어 부모님 편찮으셔서 중대장님한테 양해구하고 대대장님한테 승인받고 나간겁니다.


면회도 한 번도 못했어요.


제발 군인들한테 꿀빠네 이런말 하지 마세요. 특히 여성분들 농담식으로도 그런말 할 자격 없습니다. 


갔다오시면 하게 해드릴게요. 


괜히 아버지들이 평생 우는거 한 번도 안보여주시던 분들도 아들 훈련소에서 떠나보낼때 우시는게 아니랍니다.


군인은 절대 꿀빠는게 아니라 소중한 20대의 1년반을 반납하고 나라를 지키러 간겁니다.. 


가끔 북한이 도발하면 사회에서는 평소처럼 생활하겠지만


최전방에 있는 애들은 난리나요. 그분들이 있기에 저희가 사회에서 이렇게 편하게 있을수 있는거라고요..


하고 싶은 말 정말 많지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군인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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