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하지만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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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이 너무도 이질감이 느껴진다.
이 한심한 잉여로움이..
근데
이 잉여로움이
너무나도
좋다.
나는 지쳐있었던건가.
갑자기 찾아온 이 무한한 자유가
너무 좋다.
나는 뭐에 이리 시달려 있었나.
수능이 끝났다.
수능이라는 거대한 압박감에 눌려있었나?
학교를 안간다.
학교분위기에 지쳐있었나?
소중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연락을 끊었다.
인간관계에 지쳐있었나?
수면시간이 늘어났다.
잠 부족에 시달렸었나?
뭐였을까.
내가 언제 한강을 달리며 마시는 차가운 새벽공기에도 이렇게 소름끼치게 살아있음을
느꼈었나.
놀이터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도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었던건가.
20일가량 아무생각없이 지냈다.
그냥 아무고민이나 번뇌가 없는 지금이
너무 소중하다.
그래서 이 순간이 사라질때가 두렵다.
아니, 두려웠다.
나는 이제 순간의 즐거움을 안다.
7시간 자고 일어날때의 개운함과
아침에 한강을 뛰고올때 느끼는 상쾌함과
씻을때의 기분좋음과
밥먹을때의 만족감과
자기전에 놀이터나 동네한바퀴를 돌며 듣는 음악의 행복감을
느끼면서도
12시간을 즐겁게 공부하는 나를 오늘 봤다.
나는 더이상 쫓기지 않는다.
나는 힘들 필요가 없었다.
14시간 16시간 힘들고 고독하게 싸울 이유가 없었다.
밥을 먹으며 손에 단어장을 들고 있을 필요도 없었으며
몇십분 몇시간이 아까워서 쉬는시간 자는시간을 줄일 이유도 없었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주말에는 알바하고 각 과목별로 1시간씩만 하고
남은시간에
책이나 읽으며 푹 쉴 생각입니다.
3월이 지나면 알바를 그만두고 각 과목별로 2시간씩 하고
남는시간은 훨씬 많겠죠
그때가 되면 좀 잠수탄다고 할 때 잘쉬라고 하던 놈들도 만날수있겠죠.
그냥 행복하네요.
쫓길 필요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열심히 할 필요없어요.
자기가 행복하고 충분한 공부를 하면 그게 최고입니다.
뭐 다행인 점은 제가 공부를 딱히 싫어하진 않는단 거죠.
수시기다리시는 분들 다 붙길 바라고
정시준비하시는 분들도 다 잘되길 바라고
+1하시는 분들 화이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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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싯네요 ㅋㅋ 저도 곧 삼수하는데 이런 잉여는 2년째 좋네요 ㅋㅋ
님도 화이팅하세요!!
N수하시는 분들 진심으로 내년에는 대박나시길!!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고 힘이됩니다 고맙습니다!!
다들 화이팅합시다! 힘내세요
첫수능이라서 이게뭔가 대체나는누구고왜여깃지생각하다가 글보고 상쾌해져서갑니다 리프레슄ㅋㅋ
본인의 행복을 찾아서 진정으로 행복하시길 바래요^^
수능후 잉여로움을 통해 아파테이아를 느끼고 계시군요
우앙,- 이런 멋진 글이....
멘탈이 정말 명품이네요!
수능도 잘 보실 듯~~
정말 적절한 멘트인것같네요ㅎㅎ! 명품 멘탈!
학교를아예안가시나봐요... 수능끝나고도 6교시까지하는 이상한학교에다니는사람으로썬 부러울따름입니다ㅜㅜㅜ
제가 재수하면서 깨달은 바가 글에 그대로 있네요 ㅎㅎ
재수 응원할게요 화이팅입니다^^
맞아요 대한민국에서 제일 열심히 공부할필요는 없어요
단지 꾸준히~ 글쑨분이 말씀허신것처럼 즐기면서 하면 성적은 오릅니다
좋은글~~~
동지시네요 ㅎㅎㅎ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빨리 뛰는것도 좋지만, 1년정도 뒤에서서가는것도 나쁘게만 볼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있었는데 비슷한분이 계시니 반갑네요.
전 잉여로움이 너무 괴로움ㅋㅋㅋㅋ
얼른 잉여생활 끝내고 싶네요 ㅠㅠ
와 진심 마음에 와닿네요 ㅠ;;
힘냅시다!!!^^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 고난이니까요 ㅎㅎ홧팅합시다
올해 재수하면서 공감ㅠ 시간아껴가며 공부하는것보다 12시간씩 꾸준히 하는게 맞을듯
저도 재수할때 그런생각했는데 나중에5월달되면 그런자유로움이 지루함으로바뀝니다
이런 자유로움이 내가 공부를 많이 할수있을것 같고 그렇지만 나중에는 무료함의 연속이니 자주자주 자기 자신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만한
일을할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