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루스미아 [284850] · MS 2009 · 쪽지

2013-12-01 18:49:01
조회수 3,272

면접으로 유능한 직원을 뽑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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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이슈 인사이트] "면접, 친구나 애인 선택하는 과정에 더 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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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건 아시죠? 만약 그런 일을 겪게 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첫번째 질문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주(駐) 영국대사관 직원이 여성 인턴을 뽑으면서 던진 질문이다. 두번째는 최근 한국은행 신입행원 면접에서 고위 임원이 지원자에게 한 질문이다.

과연 이 같은 질문들이 지원자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고, 뛰어난 지원자를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까? 만약 이에 대한 답변이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면 지원자들은 납득할 수 있을까?

면접으로 뛰어난 인재를 가려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로빈 도스 미국 카네기멜론대 심리학 교수가 조사한 결과가 있다. ☞ [40雜s]면접에서 떨어진 여러분께

텍사스대 의과대학원은 매년 800명 정도의 지원자들 가운데 면접을 통해 150명의 학생을 선발해왔다. 그러던 중 갑자기 텍사스 주의회가 새로 배출되는 의사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정원을 200명으로 늘리라고 뒤늦게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텍사스대 의과대학원은 이미 선발한 150명 외에 50명을 추가로 합격시켜야 했다.

문제는 이미 탈락 통보된 지원자들 가운데 대부분이 이미 다른 의과대학원에 합격한 상태였다는 점이다. 때문에 텍사스대 의과대학원은 아직 어느 곳에도 합격하지 못한 43명을 포함해 총 50명을 추가로 입학시켰다. 이들 대부분은 면접 점수가 700∼800위 수준의 최하위권이었다.

도스 교수는 4년 뒤 이 학생들이 졸업할 즈음 면접 때 합격한 150명과 면접 때 탈락했다가 추가 합격한 50명의 성적을 비교해봤다. 그 결과, 양쪽 그룹 학생들의 성적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의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학생들의 비중은 82%로 양쪽 그룹이 똑같았고, 우등상을 받은 비율도 동일했다. 레지던트 1년차를 이수한 뒤의 성과에도 차이가 없었다.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합격했든, 최하위 점수를 받고 탈락했든 실력은 똑같았던 셈이다. 리처드 니스벳 미시건대 심리학 교수는 이를 두고 '면접의 환상'(Interview illusion)이라고 불렀다. 짧은 시간 동안의 면접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거의 모든 회사가 신입직원을 뽑을 때 굳이 '면접'을 거쳐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할까?

로렌 리베라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기업의 면접관들이 선택하는 지원자들은 '능력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함께 지내기 좋은 사람들'이다. 지원자의 능력이나 자질보다 '문화적 동질성'이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리베라 교수가 투자은행(IB), 컨설팅업체, 법무법인 등의 인사 담당자들과 120차례 만나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최대 70%가 '문화적 동질성'이 채용 여부에 중요한 요소라고 답변했다. 리베라 교수는 심지어 "면접은 친구나 애인을 선택하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조직 문화에 잘 맞는 인재'를 원한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 악전고투하고 있는 후배 취업준비생들이 꼭 기억둘 게 있다. 설령 어떤 회사의 면접에서 떨어지더라도 이는 '궁합'(Fit)의 문제일 뿐 결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면접까지 갔다면 당신의 능력은 충분하다. 만약 면접까지 못 갔다면 '인재'를 못 알아본 그 회사의 손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에 만날 진짜 인연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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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리타스루스미아 · 284850 · 13/12/01 18:54 · MS 2009

    혹 면접에 떨어졌더라도 그게 능력 때문이 아니란 걸 아셨음 해서 올려봤어요. 학교와 내가 맞지 않았을 뿐이죠.

  • 이태평 · 428780 · 13/12/01 19:00 · MS 2017

    잘봣어요^^

  • 초록들꽃 · 441239 · 13/12/01 19:19 · MS 2013

    면접(상황, 논술 등)은 입시에 투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공기업의 자녀 세습제도가 국민의 공분을 싸고 있습니다.
    면접을 얼마나 잘했는지 몰라도 수능점수가 낮은 학생이 수능점수가 높은 학생을 제치고
    합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해요.
    수능점수를 능가할 만큼 얼마나 면접을 잘했는지 몰라도 과연 투명한 가 의문스러워요.
    일전에 한*대 학장 자녀 사건도 있고...
    심심찮게 들리네요.

    한 길 마음속을 누가 압니까?
    면접 30분으로 어떻게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지
    입시는 객관적이었으면 좋겠어요.
    분명히 억울한 학생도 있을 거예요.

  • 베리타스루스미아 · 284850 · 13/12/01 19:25 · MS 2009

    저도 사실은 초록들꽃 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객관화할 수 없는 기준으로 합불을 결정하는 데 반대합니다. 어린 학생들은 사회에 나가기 전 이유를 알 수 없는 탈락을 경험할 때, 너무나 큰 상처를 받습니다. 비리는 어디나 들어올 수 있죠. 의대 수시 최저가 낮거나 없는 대학들, 그리고 면접으로 뽑는 대학들은 일단 의심됩니다.

  • 태양Y · 474655 · 13/12/01 23:50 · MS 2013

    면접에는 온갖 청탁, 비리 부패가 끼어들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특히 우리나라처럼 친인척 중시 나라에서는..........비리, 부패가 존재할 가능성이 커지요.......공기업 직원 대물림을 봐도......또 대다수의 사람들이 입학사정관 대입시 제도를 삐딱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공정성을 의심하고 비리, 부패 불공평한 입학제도라고들 말들이 많으니...!!!.

  • 테드 · 472731 · 13/12/02 02:58

    얼마전 경북대학교 로스쿨 면접에서 교수가 지원자에게
    "박정희랑 노무현 중 누가 더 낫냐"고 물어본 사건이 생각나네여

  • 4월의후유증 · 387915 · 13/12/02 09:53 · MS 2011

    근데 의도가 다 보여서 지원자 생각이어쨌든 다 박통이라고했을듯;

  • 유월비상 · 472791 · 13/12/02 13:37 · MS 2013

    사람을 극단적으로 몰아붙이고 면접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EBS 지문이 생각나네요..

  • 프람벨 · 339311 · 13/12/02 17:08 · MS 2010

    고2때 과학동아리 면접 볼 때랑 너무 똑같네요 소름ㅋㅋㅋ그때도 함께하기 좋은 사람 위주로 뽑아지던데.... 대답 잘 해놓고 조금 소심해보여서 떨군 애도 있었음

  • 고자왕 · 440202 · 13/12/03 20:34 · MS 2013

    연세대 2012 인문계열 논술이 생각나는건 기분탓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