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고 조경민 [875628] · MS 2019 · 쪽지

2021-09-29 21:05:33
조회수 7,462

일 잘하는 사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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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 홍보 게시판을 보다 이런 글을 봤다. 흥미로웠던 것은 댓글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의 기준이 어느 정도인가요?

익명1


우선, 글 작성자한테 잘못이 있다 할 수 있겠다. ‘학부 성적, 상대적으로 부족한 스펙’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으니, formal한 글로서의 형식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익명1 같은 댓글을 다는 사람은 동료로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 이 글의 요지다.


‘학부 성적, 상대적으로 부족한 스펙을 극복하고 대학원에 합격한 주인공’을 찾는 글쓴이의 의도는 무엇일까? 학점이 2점대, 1점대인 사람을 찾는다는 뜻일까, 아니면 완전 무정성으로 숨만 쉬며 살아온 사람을 찾는다는 얘기일까?


둘 다 아니다. 그냥 학부모와 학생에게 자신을 마케팅할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사람’을 찾는다는 얘기다. 학점이 높더라도, 좋은 대학원에 합격한 사람 중 ‘고객한테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뽑아줄 것이다. 사실 저 구인 글에서 요구하는 것은 ‘낮은 학점’도, ‘부족한 스펙’도 아니다. ‘역전극’의 이야기를 팔아줄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이다.


만약 저 구인글을 쓴 사람을 마주 보고 ‘어느 정도로 학점이 낮거나 스펙이 없어야 돼요?’라고 말해봐야, 저 글을 쓴 사람도 마땅한 기준을 얘기할 수 없을 거다. 애초에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저런 조건을 단 것이 아니었으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 그리고 저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객관적 수치’가 아니라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학점이 심지어 4점대라도, 대학원 입시에 대한 insight가 풍부하고 자신이 극적으로 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스토리를 남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채용되었으리라 예상해본다.





가끔 이런 글도 올려 보겠습니다 ㅎㅎ


조경민 블로그에서 읽기 : https://blog.naver.com/tblackone/22252096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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