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itatis Lumen [427516] · MS 2012 · 쪽지

2013-11-13 19:49:29
조회수 379

자신이 비참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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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별이다.

이젠 모두들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지만
그래서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고

누구 하나 기억해내려고조차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건 여전히 진실이었다.
한때 우리는 모두가 별이었다.

저마다 꼭 자기 몫 만큼의
크기와 밝기와 아름다움을
지닌 채 해저문 하늘녘 저 어디쯤인가에서

꼭 자기만의 별자리에서 
자기만의 이름으로 빛나던
우리 모두가

누구나 그렇게 영롱한 별이었다.

임철우, <그 섬에 가고싶다> 중에서..

지금 오르비에서 갑자기 성적이 잘 안나와 좌절하시던 분들을 보며
옛날에 재수를 결심했을 때가 떠올랐어요..
나름 특목고를 나와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모의고사에서도 1등급을 놓치지 않다가
언어랑 수리가 2등급이 나와버려서 
가고 싶던 대학은 모두 떨어지고....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건 은근히 느껴지던 주변 분들의 탄식과 실망이었죠.

그게 너무 싫어서 집을 나온 적도 있었고
술도 막 마셔본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하면 할수록 망가지는 건 제 자신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식 당일 친구들과의 쫑파티도 빠지고 재수학원에 등록하러 가서
이 악물고 미친듯이 노력했어요.. 결국 다음 년도 수능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고요..

그런데 나중에 느낀 것이 
수능 한 번 실수했다고 아무도 저를 하찮게 보거나 미워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어요.
부모님도 약간 놀라시고 실망하시긴 하셨지만 
무엇보다도 앞섰던 것은 저에 대한 걱정이었고
제가 좌절하자 무엇보다도 가슴아파하셨던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어요..

처음 실패할 땐 누구나 좌절하게 마련이에요
특히 두려운 것은 나에 대한 기대가 실망과 미움으로 바뀔까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위의 시에 나온 것처럼 우리는 하나하나의 가치를 지닌 별이 맞는 것 같아요.
별의 밝기와 크기는 모두 다르지만 저마다의 공간 속에서 저마다의 빛을 내죠.

또 어떤 별은 순식간에 빛을 내기도 하지만,
어떤 별은 아주 천천히, 느리게 빛을 내기도 해요.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 찬란히 빛나죠.

우리 모두가 지닌 가능성과 가치를 빛내는 데에는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좌절하시는 분들 모두 힘을 내셔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스스로에게 결심하시길 바라요.
주변의 시선에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요.
여러분은 이미 최선을 다해 본 경험이 있으시기 때문에 그 경험만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빛을 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으신 거예요.
여기 계신 모든 수험생 분들에게 존경과 응원을 전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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