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기출로 독해력의 향상이 이뤄지기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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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떤 마법적인 힘에 의해서 이게 요래 조래해서 안된다 그런 미신적인 내용은 아니니 다소 어그로의 성격을 가진 제목이더라도 양해 바람
대학에 들어와 책을 읽어나가면서 느끼는 점들이 꽤 있음
평소 공부 상담을 해주다보면 책을 많이 읽으라는 말을 밥먹듯이 하곤 함
개인적으론 고3이상이 아니면, 고2까지는 국어 지문을 풀기보다 여러 책들을 읽고 어려운 책에도 도전하며 책과 친숙해지는 것이 더 큰 공부가 된다고 생각함
내 생각엔 시험 공부란 두가지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음
1 시험에 대한 공부
2 과목 자체에 대한 공부와 그에 대한 실력 향상
한국어를 잘 하는 사람도 영어를 잘 하려면 영어의 법칙을 알아야 하듯이 모든 새로운 것들은 저마다의 규칙을 가지고 있고 처음 발을 들이는 사람은 이걸 학습하고 익숙해져야함
새 언어를 배울 때와 마찬가지로 독서를 많이 한 사람도 수능 국어 첫 시험에 1등급이 바로 나오긴 어려운 일임
그러나 동시에 책을 많이 읽거나 하여 국어 실력 자체가 이미 높은 사람은 남들보다 성적이 더 잘 나오리라는 것도 당연한 사실임
즉 우리가 기출을 공부하는 이유에는
시험의 규칙을 파악하고 시험 자체에 익숙해지려는 이유가 존재하고
동시에
기출의 텍스트를 통해 비문학 내지는 문학을 고득점하기 위해 필요할 실력 자체를 향상시키려는 이유가 존재함
전자를 위해선 기출을 접하는 게 맞지만
후자를 목적으로할 때 과연 국어 기출이 최선의 컨텐츠인가 하는 점은 사실 의문임
이유는 간단한데
객관식 시험 특성상 두개의 결과 값만이 존재한다는 점과
짧은 토막글이라는 점에서 비롯한 맥락의 부재와 몰입 문제
불안함
크게 생각나는 건 이 세가지임
간단하게 각각을 설명해보자면 이럼
1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동감할 것이고 악기든 운동이든 우리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에서 적용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어떤 것을 반복할 수록 실력은 계속 는다는 거임
실력의 향상은 결코 이진법이 아님
꼭 같은 책을 몇회독 하는 게 아니더라도 여러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자기 스스로 실력이 서서히 늘어가고 있음을 느낄 때가 있음 성장했다는 감각을
어제의 나도 만족스러웠지만 오늘의 나도 만족스럽고 내일의 나도 만족스러움
답을 맞추는 게 아니라 그저 읽고 이해하는게 목표지만 정체되어 있는 건 아님
그러나 비문학은 지문만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의 필연적으로 문제로 눈이 넘어가게 되고 자신의 아날로그적으로 성장해가는 실력을 도외시하고 심지어 스스로에게 성장할 충분한 여유를 주지 못하기도 함
이러한 문제에서 불안의 문제가 생겨나는데 짧게 사범대 다닐 동안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수많은 교수법이 있지만 걔들이 다 공통적으로 편안함과 안정 안심의 상태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이애기한다는 거임
내 바로 전 글에서 이에 대한 얘기를 해놨는데 배움은 내 생각에의식 속에서 일어나지 않음
안정된 상태에서 몰입하여 기억에 할당되는 양이 적고 온전히 그 대상에만 집중할 때 배움이 일어난다고 생각함
하지만 기출은 애초에 시험이기 때문에 불안을 만들어낼 확률이 그래도 좀 있고 사람의 여유를 갉아먹게 된다고 봄
수능 공부하며 신기했던게 약간 염세적이고 세상에 기대 없는 것 같이 보이는 애들이 오히려 더 잘하고 열정적이고 의지 넘치는 친구들은 오히려 힘들어하기도 하는 점인데 이건 뭐 내가 많은 사람을 본 게 아니라 가치가 크진 않지만 불안함과 어느정도 관련이 있다고 봄
마지막으론 수능 텍스트에 내포된 문젠데
괜히 옛날 강사들이 배경지식 중요하다 하는게 아니며 돌아보면크게 어려울 게 없는 내용의 지문도 어렵게 느껴지고 어려운 글은 어렵게 느껴지는 게 아님
요즘 책 많이 안읽는 거 아는데 수능 기출도 길다 많다 그러지만실제 책을 보면 그 정도 분량은 얼마정도 되려나 세페이지 정도 되려나 많이 쳐줘서
물론 시간 제한이 있긴 하다만 세페이지는 결코 많은 분량은 아님
어쨌든 간에 비문학이라는 글은 토막글이라 할 수도 있을 정도로 길지 않은 글인데 따라서 맥락이 없고 몰입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음
책 한권 집어서 아무데나 피고 읽어나가면 초반엔 글이 되게 팅기고 뭔 소린가 싶지만 이내 방향을 잡고 계속 읽어나갈 수 있음
이렇듯 글 하나를 읽어나가려면 어느정도의 맥락 잡기는 필요함
또 처음 맥락을 잡으면 그 다음의 글들은 대충의 맥락을 알고 있으니 읽기도 쉽지
그러나 비문학은 그쪽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특히 사회학과 인문의 경우엔 초반엔 그냥 이 악물고 이해를 해야하는 상황이 일어나는 거임
그러다보니 정보처리 방법은 이렇게 해라 도식화해라 이런 것들이 나온 거기도 할텐데
그러다 중반 지나고 후반 쯤에 좀 가닥이 잡혔다 하면 글이 이미끝나버린 경우도 꽤 있을 거임
이해를 도와줄 맥락이 주어져있지 않고 그런 문제와 시험이라는이유로 제대로된 몰입이 어려움
그렇기 때문에 실력 향상이라는 목적이 달성되기 사실상 힘든 면이 있지 않나 생각을 해봄
글 읽기라는 건 무아지경의 상태와 비슷하다고 보는데
그저 억지로 꾸역꾸역 읽는 그니까 글 읽는 초반에 맥락 잡으려 허우적대는 그러한 상태만 경험하고 그 다음의 상태로 넘어가디못한 채 뜨거워졌다 식었다만 반복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봄
이걸 경험하면 구조독해다 그읽그풀이다 그런 건 다 집어치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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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고3한텐 추천 안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