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휴학 반수를 생각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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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무휴학 반수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가능성을 두고 잘 생각해 보시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제 소개를 좀 드리자면 저는 다섯 번째 수능을 20학점 수강하면서 무휴학 반수를 했었고, 수능에서 인생 역대급 대박이 터져서 잘있어라 막걸리색기들아 외치며 의대로 ㅌㅌ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 비슷하게 무휴학 반수를 도전하려던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며 몇 년의 데이터가 쌓였습니다. 이제 이것을 한번 정리해서 풀어보고자 합니다.
(사실 임종평이 얼마 안남아서 공부해야 하는데 내 공부가 너무 안되니까 적는 글이기도 합니다ㅎㅎ...)
이제 무휴학 반수를 결심하신 분들은 이미 공부를 시작하셨으리라 믿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없는 시간 쪼개서 공부를 할지에 대해서 좀 조언을 드리는 것이 이 글의 주제입니다.
1. 마음가짐
우선 무휴학 반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건 진짜 부정할 수가 없고, 아무리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 되어 있다지만 수능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우선 두 가지를 명심하고 시작하셨으면 합니다.
1) 무휴학 반수는 실력을 크게 올릴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2) 중간에 학점관리를 때려칠거면 일찌감치 학고반수를 하던가, 적은 학점만 수강하자.
1)의 경우 무휴학 반수는 절대적인 시간의 부족으로 인해 진짜 실력을 올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즉 내 실력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음에도 실력 외적인 변수, 예를 들어 컨디션 조절 실패나 과도한 긴장 등으로 인해 시험을 생각보다 못 본 사람들이 '지금보다 한두급간 위'를 목적으로 택하는 방식입니다. 즉, 인서울 하위권에서 서울대를 목표로 한다 이런 식이면 이 방식을 절대 택하면 안됩니다. 지금이라도 2학기 휴학을 택하시는게 맞습니다.
2)의 경우 중간에 학점 던졌다가 이도저도 안되는 경우를 제가 너무 많이 봤습니다. 무휴학 반수의 최대 장점은 실패시의 적은 리스크입니다. 근데 학점을 던진다? 이건 진짜 대학 생활 해본 분들은 알겠지만 한학기 던지는게 단순히 한학기 졸업 밀리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강신청 우선순위부터 해서 여러가지로 불이익을 많이 받게 되고, 최대 1년까지도 내 졸업이 밀릴 수 있습니다. 빵꾸난 학점 떼우기 위한 재수강이나 전공필수과목 수강 문제 등으로 인해서요. 이럼 재수실패나 다를 바가 없지 않습니까?
2. 시간관리
시간관리 참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일단 나눠서 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1) 동선은 최대한 적게
요즘은 비대면 강의가 활성화 되어서 이 부분이 좀 빛이 바랜 면이 있지만, 혹여나 대면강의를 강행할 학교가 있을 수 있으니 적어 두겠습니다. 안그래도 없는 시간 길바닥에서 버리는건 지양하셔야죠. 수강신청을 하실 때 최대한 두 개 이내의 건물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설계를 하시는게 좋습니다. 저의 경우는 물리나 생물, 미적분학 등 전공관련 교양의 경우 저희과에 따로 배당된 시간이 있었는데, 동선을 적게 하기 위해 일부러 다른 과 분반으로 이동해 수강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대의 경우 이공캠과 문캠이 있는데, 월요일은 이공캠에서만, 화요일은 문캠에서만 이렇게 수강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짰습니다. 안될 경우는 오전에는 이공캠, 오후에는 문캠 이렇게 해서 긴 이동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오전에는 문캠 열람실에서, 오후에는 이공캠 열람실에서 공부할 수 있게 각각 열람실에 사물함을 따로 두기도 했습니다.
아 비대면일 경우는 해당 안됩니다ㅎㅎ
2) 최대한 내 수능 과목과 관련있게 강의를 수강하기
어차피 학점을 따야 한다면 최대한 수능 과목과 관련이 있어야 내가 강의를 들으면서도 수능 복습이 되고, 수능 공부를 하면서도 강의 복습이 되는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겠죠? 공부의 연속성. 이 부분이 나름 핵심이었습니다. 어쩌면 동선 줄이기보다 더욱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저는 물리1, 생명과학2를 응시했습니다. 생명2의 경우는 일단 아이큐테스트가 핵심이긴 하지만, 지엽적인 지식들이 없으면 남들 다 맞추는 문제를 못맞추는 매우 흉악한 과목이죠. 저는 이 생명2의 지엽적인 지식들을 대학교 일반생물학 수업을 들으면서 복습했습니다. 과목이 연관성이 있다 보니까 교과 과정만으로 이해가 잘 안되던 부분도 이해가 갈 때도 있고, 이러면 쓸데없는 의문 때문에 수능 공부에서 허비되는 시간을 세이브 할수가 있더라고요. 마찬가지로 미적분학과 일반물리학 과목은 약간 논술대비용으로 이용했습니다. 물리학1 수능공부 하기도 바쁜데, 물리학2범위까지 나오는 논술대비를 하기는 쉽지 않겠죠. 근데 생각해보니 일반물리학이 물리학2 상위호환이고, 어차피 일반물리학 시험은 서술형입니다. 거기다 채점 위원도 논술이랑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약간 등록금 400만원 내고 논술첨삭 받는다는 느낌으로 물리학을 공부했습니다. 미적분학도 마찬가지고요. 예, 그해 미적분학, 물리학 A+, A나왔습니다. 물리학의 경우는 수능 잘봐서 마지막에 과제 다 던졌는데도 A나온걸 보니 시험을 잘 보긴 했나봐요ㅎㅎ
저는 이과이고, 전공관련 교양을 다 들으면서 반수를 했던 경우이니 이번에는 제가 나름 설계를 해줬던 문과 친구 이야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오르비 기준 노베라 하겠지만, 지방 사립대에서 이름 있는 지거국으로 반수를 성공한 문과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이친구는 일단 동아시아사, 세계사 선택자였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라고 했을까요? 네 졸업에 필요한 교양을 역사 관련 교양으로 넣고 이번 기회에 수강해 버리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설계를 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위에서 언급한 공부의 연속성입니다.
둘쨰로, 독해력 향상입니다. 매년 수능에는 역사/철학/예술 관련 지문이 한개 이상은 출제가 됩니다. 역사의 경우는 외교/내치/문화 등으로 분류가 될 수 있단 말이죠(저는 역사를 교과서와 교양서 이상으로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으니 전공자분들 있으시면 피드백좀 부탁드립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내용들을 학습하면서 배경지식의 향상도 노릴 수 있고, 긴 지문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독해력 향상도 가능합니다. 저는 국어의 핵심은 결국 어려운 글을 얼마나 빨리 읽어낼 수 있냐라고 생각하던 사람이라 이런 전략을 추천했고, 다행이게도 적중했습니다.
이 친구, 그리고 저의 경우는 이런 방법을 찾았지만, 다 각자 전공이 있고 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생존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생존방법의 한 예시를 보여드린 것이고요.
이런 방법들을 생각하기까지 시행착오가 참 많았습니다. 실제로 반수 초반에는 저도 최적화된 전략을 세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고요. 이런 힌트들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을 줄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될 수 있는 한 간단하게 정리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글이 길어져 버렸네요.
지금 무휴학 반수를 생각하시는 분들 중, 2학기 수강신청에 대한 전략을 고민하실 분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댓글이나 쪽지로 질문해 주세요. 제가 시간 되는 한 최대한 제 경험을 살려서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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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색기ㅋㅋㅋㅋㄱㅋㅋㅋㅋㄱ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