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학번 라-이온 [1042699] · MS 2021 · 쪽지

2021-08-02 21: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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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어려움이 있다면 눌러주세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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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https://orbi.kr/00038883329 (먼저 읽어주세요!)


2부를 쓰기에 앞서 부족한 글인데도 메인글까지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이전 글에서 제가 글을 읽을 때의 사고를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문제를 풀 때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문학 문제를 푸는 것은 비문학 문제를 푸는 것과는 그 결이 다릅니다.


비문학은 세세한 부분을 캐치해서 틀린 선지를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면 문학은 특정 문제를 제외하고는


사소한 부분까지 파고들면 오히려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비문학보다 문학을 많이 틀렸던 고3 초반에는 선지 하나하나, 제시된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며


비문학 세부내용 문제를 풀듯 풀려고 했고 이를 느낀 후부터는 '느낌을 좀 더 믿자, 너무 집착하지 말자, 


차라리 나중에 다시보더라도 답같은게 보이면 찍고 넘기자' 와 같은 자기 세뇌를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이 과정에서 제 나름대로 정했던 규칙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선지에 쓸 데 없는 의문을 품지 말기




얼핏 보면 쓸 데 없는 의문을 누가 품나?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제가 가장 고치고자 노력했던 습관이고


아마도 공부를 더 해서 머리에 들어있는 지식이 늘어날수록 이것이 오답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잦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이전 글에서 보기를 참고하여 읽은 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사고한 방식을 재현하는 식으로 서술하겠습니다.)


12번


1. '색채의 대비? 색채어가 있었나? 잠깐 두고' 


2. '어? 나무랑 누에가 시련을 견디는게 자연스럽게 가능한가? 인격부여라고 볼 수 있을거같은데?' 유력o


3. '시선의 이동? 최소한 (나)에는 없었어' x


4. '음성상징어? 이따 색채어랑 같이 확인해보자'


5. '시간표지? 흠 .. 아 대상에 대한 인식전환? 아니 완전 일관된 느낌이었어' X


정도로만 생각하고 다시 지문에서 색채어랑 음성상징어를 찾아본 후 2번을 찍고 넘어갔습니다. 


여기서 1편에서 다룬 '보기의 중요성'은 2번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 것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쓸 데 없는 의문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에야 꽤 많은 연습을하고 익숙해졌기에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었고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었지만


선지에 집착하던 때로 돌아간다면




2. '아 잠깐만, 인격? 시련이 인간만 경험할 수 있는건가? 아 애매한데..'


5. '시간표지? 고목이 되어가는 것이랑 누에가 변모하는 과정은 시간의 흐름 아니야? 인식... 긍정적으로 변하는건가?'


실제로 이러한 생각을 했을겁니다.


에이 저거 억지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와 집착하는 부분은 다르더라도 


'스스로의' 판단에서 끄집어낸 내용들을 선지 판단의 근거로 합리화 시키는 경험은 정말 자주 일어납니다.




다음 문제도 봅시다.


13번


1. '자연물들? ㅇㅇ많았지 특정한 상황? 구멍이 뚫린것? 바람이 부는것? 어쨋든 없다고는 못할거같은데?' O


2. '아 어느 누구의 삶인들 아니랴 <- 무조건 맞는선지네' O


3. '~랴 ~랴? 의문형진술이라고 볼 수 있지, 인간의 삶으로? 확대된다.. 틀렸다곤 못할거같긴해'


4. '회한? 회한?? 전혀못느꼈는데' X


5. '~싶다? 너무 직접적이고' O


바로 4번을 찍고 넘겼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다시 과거의 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1. '특정한?? 특정한?? 어 느티나무랑 대나무도 라고 한거 보면 여러 상황아닌가,...? 아 패스'


3. '엥 사람에게의 적용은 앞에 나온것같은데? 더 확장한건 아니지않나?'


물론 4번의 회한이라는 정서가 전혀 나타나지 않아 4번을 찍고 넘어갔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고민을 위해 한번 더 선지를 읽어보고 지문을 쳐다보는 시간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문학 문제를 빠르게 넘기지 못한다, 자꾸 눈에 밟히고 답을 찍었지만 섣불리 넘기질 못하겠다


하시는 분들은 스스로 점검을 해보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셔야 합니다.


본인이 어떤 스타일에 선지에 걸려 답을 빠르게 찍지 못하는지, 표현법인지, 화자의 감정인지 등을 


분석해보시고 표현법이나 선지에 제시되는 단어 자체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면


"이럴 수 있지 않나?" 라는 사고를 배제하는 연습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단언컨데 저를 포함한 수험생이 이럴 수 있지 않나? 라고 생각하는 선지는 대체로 답이 아닙니다.



문학은 스스로를 믿는 것이 중요한 파트입니다.


본인이 지문과 선지를 처음 읽고 딱 느껴진 감정이나 느낌이 있다면 믿고 넘어간 후 채점해보세요.


이 부분에서 문제를 겪던 학생이라면 이전보다 훨씬 높은 정답률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무의식중에 자꾸 들던 '의심하는' 생각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양치기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연습을 위한 문제를  많이 풀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꼼꼼한 분석은 채점을 하고 하는겁니다. 항상 실전처럼 풀며 "의심하지 마!"를 외치고 푼 후에, 


틀린것은 그 때 분석하며 '아 또 이런 쓸데없는 생각에 사로잡혔구나'를 캐치하며 공부하다보면


틀린 개수가 줄어들고 그만큼 자신감있게 페이지를 넘기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 보기는 항상 보기의 워딩을 중심으로



가장 간결하고 느낌이 잘 전달되는 것 같아 워딩이라는 워딩(?)을 사용했습니다.


보기 문제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직접적으로 도움을 얻어가시길 바라는 파트입니다.



문학 갈래 중에서도 보기 문제에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갈래는 역시 운문일겁니다.


산문과 달리 의미를 풀어내 서술하지 않고 숨겨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우리 모두가 필수로 배우지않고 시만으로 이해하기 힘든 내용의 경우에는 이를 보기에서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기 문제의 선지들은 보기의 워딩을 하나씩 가져다 물어봅니다.


이 문제의 경우엔 그렇지 않지만 만약 보기의 워딩을 교묘하게 바꿔서 맞는 말인듯 제시하는 선지는


아무리 그럴듯한 설명으로 포장했더라도 다른 완벽하게 틀린 선지가 있는 것이 아니면 의심없이 찍고 넘어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답이 되는 2번 선지만을 뜯어보겠습니다.


역시나 '역설적으로 존재의 소망 실현에 도움을 주는 환경이 된다' 라는 보기의 워딩을 가져왔네요.


그리고 보기에서 이 워딩은 '시련'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나)에서 '구멍을 뚫어주지 않는 것'은 시련이라고 볼 수 있는지 애매합니다만


(가)의 경우에 새가 '세 들어 새끼칠 수 있'는 것은 삶을 향기롭게 하는, 시련을 극복한 후에 나타나는 


포용과 통하는 부분이기에 틀릴 수 밖에 없는 선지가 됩니다.



결국 이 문제에서도 보기의 워딩과 선지의 연결을 통해 


보기의 워딩이 지시하는 것을 선지에서 작품의 적절한 부분과 연결짓고 있는지를 판단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보기 문제에 자주 막히셨던 분이시라면 이러한 사고를 연습할 때


1,3,4 번의 '점에서', 2번의 '~않는 것은', 5번에서는 '비움의 과정'과 '생성의 과정' 각각, 


즉 '작품의 내용'과 '보기의 워딩'을 구분하는 지점을 캐치하고 이를 나눈 뒤 보기와의 대응관계를 잡는


연습을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연습할 때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고 걱정될 수 있으나 충분히 적응만 된다면 스스로의 정답에 확신을 


가지고 시간을 단축하는 한가지 좋은 도구가 될거라 믿습니다.




세 번째, 선지를 끊자



비문학에서뿐만 아니라 문학 역시 체계적으로 선지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문학은 선지에서 작품의 특정 부분을 제시하고 그에 관한 내용을 묻기 때문에


비문학보다도 선지 자체가 묵직?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선지 자체가 두 부분으로 나뉘기에 함정을 파는 방법 역시 두가지로 나뉩니다.






이 지문은 1편에서 보기를 읽고 지문을 읽을 때 도움이 됨을 체감해 보시라고 넣었던 수능완성 실전모의고사


1회 수록 현대소설인 '초식'이라는 작품입니다.


먼저 변명..아닌 변명을 하자면 제가 이 소설을 여기에 넣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이감모의고사 3회였습니다.


연계출제를 하였기에 다른 부분, 다른 문제였죠.


문제를 풀면서 처음 맞닥뜨렸을 때 정말 어려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연계교재의 중요성을 강조도 할 겸


수완에 있는걸 찾아서 넣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뒤에서 다루겠다고 하고 1편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위에서 다루고자 하니 소설 자체의 난해함은 마찬가지였으나 문제에서 다룰 내용이 크게 없었습니다.


다루겠다고 이야기 해놓고 여러분의 실전모의고사의 즐거움만 앗아간점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선지를 끊어서 푸는 것을 설명하기엔 충분할 것 같아 그걸로라도 활용하려고 다시 들고왔습니다.



아무래도 보기 문제이다 보니 위에서 다룬 '작품의 내용'과 '보기의 워딩'을 구분하는 부분이 유사하게


나타나네요.


그러나 다른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것에서' '~점에서' 등은 한번 잘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앞부분은 '사실확인'으로 뒷부분은 '보기 혹은 배경 지식과 결합' 정도로 나뉘게 됩니다.


여기에서 제가 말씀드린 배경 지식은 보기 문제가 아닌 우리가 학습을 통해 알고 있는 정서, 표현법 등으로


풀어내는 문제의 경우를 뜻합니다.


거의 모든 문학문제에서 두 부분에 교묘하게 함정을 파서 학생들을 낚게 되는데요,


이때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경우는 '옳은'것을 고르는 문제에서 틀린 모든 선지가 '둘 중 한쪽' 만


틀린 경우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경우 선지 전체를 한번에 보려 하면 '맞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여러 선지에서 들 수밖에 없고


이는 오답이나 시간 소모로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선지를 항상 두 부분으로 나누고 판단하는 연습을 하되 앞부분에서의 사실판단이 약하다면 작품의


세부적인 내용을 너무 건너뛰며 읽지 않았는지, 뒤에서 걸린다면 보기와 다른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당연한 것을 의심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25번의 경우 5번 선지가 앞 뒤 모두 틀려서 쉽게 쳐낼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다른 부분도 어렵지 않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나눠보라는 것인지의 예시 정도로만 제시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이해 안되는 부분이 혹시나 있으시면 댓글달아주세요.





기대 이상의 관심을 받고 응원해 주셔서 부담 반 즐거움 반으로 나머지 부분도 한번 써봤습니다.


당초에 계획한 것 중 표현법에 관한 내용은 저 스스로의 정리가 부족한 것 같아 9평뒤에 기회가 된다면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검토를 할 때 주의할 점은 너무 저에게만 해당되는 것 같아 일단은 미뤄뒀습니다.


재수생 나름의 양심때문에 시간에 쫓기듯 쓴 것도 같고 읽을수록 부족하게만 보이지만


너그럽게 봐주시는 오르비언 분들 덕분에 행복합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문학만큼은 스스로의 문제를 찾고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도록' 보다는 


'이렇게는 생각하지 않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질문은 오픈채팅이나 댓글로 주세요!


보는대로 답하겠습니당 비판, 피드백 환영합니다.





작년 


69수능 백분위 98 100 99


올해 (원점수)


3덮 98

4덮 100

5덮 96

6평 100

7투스 96


목표는 수능100인 재수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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