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뱀상어 [1039888] · MS 2021 · 쪽지

2021-07-16 22: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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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고난도 비문학 지문에서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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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상냥한 뱀상어입니다. 저번에 지1 칼럼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짧은 글을 썼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더라고요. 팔로우 늘어나는거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이번에는 현역때부터 효자과목이었던 국어 얘기를 좀 써보겠습니다. 20수능 원점수 98점이고, 문법 하나 틀렸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등급 받는 분들은 아마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일겁니다. 

바로 '어휘나 개념을 이해하지 않고 정보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단락이 있다고 해봅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철학자들은 любовь에 대한 많은 논의를 하였다. 이것은 지고지순하고 영원하다는 점에서 순결의 상징이 되기도 하지만 치졸하고 더러운 욕망의 상징이 된다는 점에서 몇몇 사회에서는 죄악시되기도 했다."



사실 любовь는 러시아어로 사랑입니다. 여러분께 단어를 숨기려고 구글 번역기에서 긁어왔어요.

여기서 사실 저게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읽으면 너무 좋겠죠. 아, 저런 말이구나 하면서 이해도 빠르고 술술 넘어갈겁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비문학 지문에서는 그렇지 않을 때가 많죠. 


여기서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이해하지 않고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저 любовь가 뭔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디서는 좋아하기도 하고 어디서는 싫어하기도 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가고 나중에 추가 지문이나 보기가 제시되면 거기서 이해를 보충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렇게 말하면 학생들이 종종 지문을 대충 읽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이해는 안해도 정보는 처리하라고 했는데 둘 다 안하고 그냥 지문만 눈에 바르고 돌아와서 틀린그림찾기 하는 것 마냥 지문 문제 왔다갔다하는 분들 보니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중용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해도 완벽히 하고 정보도 처리하려는 완벽주의" 와 "이해도 안하고 정보도 처리 안하는 직무유기" 사이에서 자신만의 길을 잘 찾는 것이 비문학 독해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이런 짧은 글도 학습자료 태그 달아도 괜찮으려나요? 어찌어찌 쓴 짧은 글이긴 한데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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