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상대성) 깜짝 놀라서 글 씁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8560090
여느 때와 같이, 오르비 검색창에 물리와 관련 내용을 검색하면서 답글을 달아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상대성'을 검색하자 흥미로운 제목의 글이 있기에 들어가봤더니... 깜짝 놀랐습니다. 오개념 답글과 그것에 납득한 글쓴이...
곧바로 바로잡아 주긴 했지만, 조금 지난 글이다보니 아마 제 답글을 볼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란 생각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격의 의도는 절대 없습니다.
질문을 세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우주선에 탄 관찰자 A와 우주선 바깥의 관찰자 B가 있다.
• A의 입장에선 B의 시간이, B의 입장에선 A의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 A와 B가 만난다면 누가 늙는가?
이에 달린 오개념 답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A는 B의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 실제로는 우주선을 탄 A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 B가 늙는다.
우선 제일 중요한 하나만 바로잡고 가겠습니다.
A의 입장에서는, 실제로 B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B의 입장에서도, 실제로 A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의 핵심들 중 하나는, '모든 관성좌표계는 동등하다'입니다.
질문의 A와 B의 좌표계 역시도 동등합니다. 그렇기에 A의 입장에서 B의 시간이 실제로 느리게 흐르고, B의 입장에서도 A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오개념의 설명은, 우주선 바깥의 B의 좌표계를 특별한 위치에 놓는 설명입니다. 상대론적으로 올바르지 못합니다.
자꾸 상대성 거려서 한 번 짚고 넘어가자면, 사실 뉴턴에게도 상대성이 존재합니다.
고전적인 좌표계 사이의 변환을 Galilean Transformation으로 불리는데, 별거 아닙니다. 움직이는 관찰자에 대해, v'=v+u 따위의 속도 덧셈을 간단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뉴턴의 상대성입니다.
뉴턴의 상대성에서도, 관찰하는 현상은 다를 수 있어도, 모든 관찰자의 물리학 법칙은 같아야 합니다.
예컨데 두 관찰자가 한 물체를 각각 다른 속도로 관측할 수 있지만, 두 사람에게 있어서 F=ma는 각각 성립해야 합니다. 이는 직관적으로 당연한 말입니다.
뉴턴에게 모든 물리 현상들은, '절대적인 시공간' 아래에서 동일한 물리 법칙을 따르면서 각 관찰자에게 나타나야 합니다.
모든 좌표계에서 물리 법칙이 동등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인슈타인에게도 이어졌습니다. 근데, 하나가 더 추가되면서 우리가 아는 상대성이론이 되었습니다.
바로, '진공에서 광속은 관찰자의 운동과 무관하게 항상 같다'는 광속 불변 원리를 추가하면서 말이죠.
'모든 좌표계에서 물리학은 같다'와 광속 불변 원리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고전적인 좌표 변환인 Galilean transformation을 버리고 새로운 좌표 변환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광속 불변 원리를 만족하는 새로운 좌표 변환은 필연적으로 시간항과 공간항이 독립적이지 않게 됩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변환을 Lorentz Transformation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이것도 Poincarè Transformation의 homogeneous한 케이스이긴 합니다..)
어쨌건 새로운 좌표변환에서 시간과 공간은 섞이게 되었고, 시간지연이나 길이수축 등의 현상은 새 좌표변환에서 연역적으로 당연하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또한 속도가 광속에 비해 충분히 느린 영역에서는, Lorentz transformation이 Galilean transformation으로 잘 근사도 됩니다.
이것 말고도 질량이나 에너지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여기서 끊겠습니다.
어찌 됐든, 특수 상대성 이론의 핵심은 '모든 관성계는 동등하다'와 '광속불변원리'이고, 시간지연이나 길이수축은 특수 상대성 이론의 현상들 중 하나입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우주선에 탄 A와 우주선 바깥의 B는 어떻게 되는걸까요?
둘이 만나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의 가속운동이 불가피합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등속도 운동에 대한 이론이고, 가속 운동은 일반 상대성 이론의 영역입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의 등가원리에 의해, 가속운동을 하는 사람은 중력에 의한 시간지연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효과에 따라서 둘이 만났을 때의 나이가 결정되는거에요.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하죠.
상대성 이론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고 외치던 당대의 철학자들을 보고서는 넌더리가 났었다고 합니다.
절대적인 것이 없다는게 어떻게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의미가 될 수 있겠습니까?
아인슈타인의 생각에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는 날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N수악귀 될뻔
-
1.스타팅블록 워크북 스텝1은 풀리긴 하는데 스텝2부터 넘복잡해져서 빡센데 원래...
-
대체불가의 만점구조 시스템 <== 여기만 믿고간다
-
자괴감안느끼려면 채점같이안하면되나요 그래도 답은궁금한데...
-
저는 kold 8주석 맞아봄 ㅋㅋ
-
더이상의 자존심이 없구나 현역학생이란 힘든거구나..
-
그건 개오바잔음
-
부엉이인형은 언제주나요 진짜 개푹신해보이던데ㅠ
-
대학 잘가라
-
주인 잃은 레어 1개의 경매가 곧 시작됩니다. 한컴오피스 한글"macOS의 최대의...
-
3합이고 과탐은 진짜 자신없는데 아직 사탐런 해도 될지 확실하지 않아서 하 생명은...
-
개념원리 쎈 자이 마플 이런걸로 하나
-
사탐 4
사문 생윤 하고있는현역입니다 둘 다 2/3정도??한거같은데 사문을 바꿀지말지...
-
뉴런들으면서 해당부분 마더텅으로 풀고(ex. 등차수열만, 등비수열만) 단원하나끝나면...
-
내 충전케이블 잃어버린 친구가 편의점에서 5핀 사왔음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
되면 군수함
-
맞팔구 2
은테까지 15명
-
오르비목적 5
뻘글아니였음..?
-
이 느낌은 뭘까
-
댓글좀요.. 급해요우 ㅜㅠ
-
그룹내에서 잘 융화되는거는 나에겐 어려운 일이야 돌이켜보면 중고딩때도 그랬어
-
교육과정 바뀌니까 09들한테 조언해줄것도 없고 해서 많이들 나가지 않을까하는 생각
-
오르비 안녕히계세여 14
물리를 하러 가볼께 내일 밤 10시에 봐
-
5꽉의 악마
-
그웬 캐리 6
근데 트런들 왜 함...?
-
전교12등이 지균(학추) 가져가놓고 의대 합격해서 안감 일반은 학교가 별로라 뚫기 힘듬
-
수능 일주일 전에 된 거라서 운 저 때 다 쓴듯
-
제가 2학년 때 화생지를 했고, 수능 탐구로 지1 지2 or 지1 화1 을...
-
기하러들에게 질문 10
이정도면 난이도 어느정도임? 뉴비한텐 빡센게 맞음? 벽 느껴져서 그냥 미적하께여 직전임
-
방인혁 선생님 2
방인혁 선생님 교재패스 구매했는데 사은품으로 쿠션,담요를 준다더라구요. 막 필요한건...
-
lck 중이였군 그래그래
-
작년 독학해보신분들 n제같은 교재비로 얼마정도 쓰신거같나요??? 5
교재비 장난아니네요 인강교재도 그렇고...수학 n제 구입하려고보니 어지간하면...
-
역함수 생일
-
ㅈ됐다 개망함 시발점스텝2 어려워서50년잡고보니 7시반입니다 해설보고 영어실모...
-
과탐러시절 최대업적 18
중3때 완자 독학으로 물1 한 바퀴 고1때 통합과학 물리 친구들한테 가르쳐줘서...
-
한달 남았다
-
그렇게 중요함?? 고려대 같은 경우에는 학추나 학우나 최저랑 조건들이 비슷하지...
-
수능으로 지1 지2 가 나을까요? 지1 화1 이 나을까요? 전자 후자 뭐가 더 등급따기 유리한가요?
-
AD Garden VPN???이란 게 깔려 있는데 이게 뭐임???? 누가 깔앗지
-
수도권 끝에 사는 고3이라...자금껏 학원없이 인강만 들어오다가 올해 시대인재...
-
얼마나 되는지 한번 보자
-
이벤트당첨인증) 3
감사합니다 수험생도 아닌 사람이지만 커피는 좋아하므로 꺼억하겠습니다~~
-
17개중에 그나마 괜찮은건 사문
-
배도안고픈데 끊임없이 먹음 학원끝나고 음식점을 지나치치못하고 항상 머 포장해와서...
-
내신 6인데 생기부 꽉채워져있어도 많이 손해에요?
-
팀07의 시대가 왔다 11
이제 고닉분들 대학가서 핑크빛인생 사실동안 우리가 오르비 먹으면 된다 이말이야~
-
n수의 위험성 읍읍
-
기엽떡볶이면 더 좋았을듯
-
이런거 있어야 나중에 억울한일 안당하지
어쩌다 보니 딴 소리가 길어졌고, 누가 늙었는지는 맥거핀처럼 되어버렸네요. 이런걸 용두사미라 하나요?
교과서 저자들처럼 해보겠습니다. Do it yourself!
A와 B가 만나려면 둘 중 하나가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그게 가속도 운동이라서 일반 상대성 이론을 적용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넹!
이게 쌍둥이 역설이죠. 쌍둥이가 존재하고 한 명은 지구에 한 명은 우주여행을 다녀오면 누가 더 나이가 많느냐는 문제입니다. 쌍둥이 역설이 존재하므로 상대성 이론은 틀렸다는 학자가 있는 반면, 대다수의 학자들은 쌍둥이 역설은 실제 역설이 아니므로 상대성 이론은 옳다고 합니다. 그 근거에는 중력에 의한 근거, 기하학적 근거, 레이다 타임에 의한 근거, 프레임 전환에 의한 근거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근거는 중력입니다.)
즉 주류 설명에 의하면 본문에 제시된 역설은 역설이 아니라 여러 가지 근거에 의해 A와 B중 한 명이 더 나이가 많아집니다.
쌍둥이 역설은 사실 역설이 아니죠
상대성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니까요 ㅋㅅㅋ
상대성이론이 틀렸다는 학자 특) 학자도 아님
쌍둥이 역설도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설명 가능한가요..?
특수상대성이론 만으로는 완존히 설명할 순 없고, 일반상대성이론이 필요합니다.
아하!감사합니다!
본인이 지나가던 생지러면 개추 ㅋㅋㅋㅋ
문과 : 뭔 개소리지?

이거 진짜 궁금했던건데지구에 도착했을 때 늙은 쪽은 우주선을 탄 쪽이 아니고 지구에 남아있는 쪽이에요
그 글 댓글 봤을때 맞나..? 하고 슥 넘어갔었는데
다행히 오개념 잡고 가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