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란니 [892098] · MS 2019 · 쪽지

2021-05-28 16: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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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개념어사전(6) - [소설] 풍자적 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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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적 어조]

:사회, 인물의 결함을 비꼬는 어조



풍자는


좁은 의미로 

개인의 잘못이나 또는 사회 정치적 모순된 현실과 풍조, 인간생활의 결함/불합리/우열/허위 등에 

가해지는 기지 넘치는 비판과 조소를 띤 표현 방법/글/말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넓게는 

어리석음의 폭로, 사악함에 대한 징벌을 주축으로하는 

기지, 조롱, 반어 비 꼼, 냉소, 조소, 욕설 등의 어조를 포괄함



<작품으로 이해하기>


치숙 - 채만식


우리 아저씨 말이지요. 

이따 저 거시키 한참 당년에 무엇이냐 그 놈의 것, 사회주의라더냐, 막걸리라더냐, 

그걸 하다 징역 살고 나와서 폐병으로 시방 앓고 누웠는 우리 오촌 고모부(姑母夫) 그 양 반…….

머, 말두 마시오. 대체 사람이 어쩌면 글쎄……. 내 원! 신세 간 데 없지요. 

자, 십 년 적공 대학교까지 공부한 것 풀어 먹지도 못했지요. 좋은 청춘 어영부영 다 보냈지요. 

신분(身分)에는 전과자(前科者) 라는 붉은 도장 찍혔지요. 몸에는 몹쓸 병까지 들었지요. 

이 신세 를 해 가지굴랑은 굴속 같은 오두막집 단칸 셋방 구석에서 사시사 철 밤이나 낮이나 눈 따악 감고 드러누웠군요. 

재산이 어디 집 터 전인들 있을 턱이 있나요. 서발 막대 내저어야 짚검불 하나 걸리 는 것 없는 철빈(鐵貧)인데.


(중략)


대학교 출신이 막벌이 노동이라께 꼴 가관이지만 그래도 할 수 없지, 뭐.

그런 걸 보고 가만히 나를 생각하면, 만약 우리 증조 할아버지네 집안이 그렇게 치패를 안 해서 

나도 전문 학교나 대학교를 졸업을 했으면 혹시 우리 아저씨 모양이 됐을지도 모를 테니 

차라리 공부 많이 않고서 이 길로 들어선 게 다행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사실 우리 아저씨 양반은 대학교까지 졸업하고도 인제는 기껏 해 먹을 게란 막벌이 노동밖에 없는데, 

요 보통 학교 사 년 겨우 다 니고서도 시방 앞길이 환히 트인 내게다 대면 고쓰까이[小使]만도 못하지요.

아, 그런데 글쎄 막벌이 노동을 하고 어쩌고 하기는커녕 조금 바 시시 살아날만하니까 

이 주책꾸러기 양반이 무슨 맘보를 먹는고 하니, 내 참 기가 막혀! 아아니, 그놈의 것하구는 무슨 대천지원수 가 졌단 말인지, 

어쨌다고 그걸 끝끝내 하지 못해서 그 발광인고? 그러나마 그게 밥이 생기는 노릇이란 말이지? 

명예를 얻는 노릇이 란 말이지. 필경은 붙잡혀 가서 징역 사는 놀음?

아마 그놈의 것이 아편하구 꼭 같은가 봐요. 그렇길래 한번 맛을 들이면 끊지를 못하지요. 

그렇지만 실상 알고 보면 그게 그다지 재미가 난다거나 맛이 있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더군 그래요. 불한 당패던데요. 

하릴없이 불한당팹디다.저어 서양 어디선가, 일하기 싫어하는 게으름뱅이 몇 놈이 양지짝 에 모여 앉아서 

놀고 먹을 궁리를 했더라나요. 우리 집 다이쇼가 다아 자상하게 이야기를 해 줍디다.



-> 일본인 상점의 점원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나'가 

사회주의 운동을 한 후 생활고에 빠진 숙부를 조롱하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부정적 인간이 긍정적 인간을 조롱•비판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이중(二重)의 풍자성을 지니고 있다. 

 '나'라는 서술자가 등장하고 제목처럼 비판대상을 치숙으로 정한 것은 

이중의 풍자성을 위한 장치이다.






[출처] : 교과교육혁신지원단 자료집(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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