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暗黑) [977360]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05-23 22: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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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모의에서 맞힌 걸 맞혔다고 생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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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수학 30문제 중 킬러 4문제 정도 틀리면 84점이 나올 것이다.


이때 수험생 95%의 경우 틀린 문제 4개의 주제들만 열심히 정리하고 세모 친 다음, 모의고사든 N제든 버려 버린다. 하지만 이건 제대로 된 오답 정리의 자세가 아니다. 제대로 된 오답 정리는 다시, 100분을 재고 다시 풀어보는 것이다. 새 종이를 꺼내서.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다. 아마 이번 수능에서 가장 큰 화두는 아마 중등기하의 등장과 수2의 난이도 상승일 것이다. 수2 난이도 상승이야 22번을 위주로 흘러갈 것이라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기하 문제는 결을 달리한다. 1문제로 승부를 내는 게 아니라, 3문제 정도를 낸다. 14번, 21번, 미적분 29번의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무한등비급수 단원이 차지할 수도 있겠으나 6평 문제 배치를 기다려보도록 하자.)


하여튼 중등기하는 중요하다. 도형의 극한이든, 사인-코사인 법칙이든, 심지어 스튜어트 정리나 루리에 정리(몰라도 된다. 나올 리가 없다. 그냥 아무거나 말했다.)든 간에 우리는 그 도구들을 연습해 익숙해지도록 행동 강령을 정해두어야 한다. 이 3문제를 굳이 예로 드는 이유는, 오답 정리를 하지 않은 채 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틀린 적이 없기 때문에.


하지만 그건 옳은 자세가 아닐 수 있다. 분명히 ‘시간 단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시간 부족으로 인해 틀린 30번이 5분만 더 주어졌을 때 맞출 수 있었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도형 3문제에서의 ‘시간 단축’이 ‘킬러 풀이 해설 강의’보다 더 중요할지도.


하물며 도형 3문제 이외의 비킬러 24문제는 더더욱 ‘시간 단축’이 가능하지 않을까?


흔히들 말하는 수1의 15번, 수2의 22번, 미적분/확률과 통계/기하의 30번. 킬러로 출제될 것이다. 킬러 3문제.


(14번, 21번, 29번은 도형 또는 무한등비급수, 그 외에는 수열로 출제 가능해보인다. 기하 과목의 벡터나 확통 과목의 순열 문제도 마찬가지. 준킬러 3문제. 하지만 킬러는 아니다. 정답률만 봐도 그러하다.)


3문제를 제외했다. 남은 27문제를 비킬러로 가정한다면, 이 부분에서 오답이 없을 경우 분명히 88점이 나온다. 



빅뱅아카데미 네이버 블로그에서 가져왔다. 최근 자료는 안 봐서 모르겠지만, 평균 상으론 나형 50점, 가형 60점 정도다. 작년이나 이번 년도나 비킬러 24문제가 약간은 난이도 상승일 것이란 생각이지만, 킬러3+준킬러3의 난이도를 17, 18에 비해 낮추리라는 것도 포함이다. 19, 20수능부터 수학은 킬러 약화, 준킬러 강화로 기조를 틀었고, 이번에도 같은 선상에 있을 것이다. 


만일


비킬러 24문제를 맞았다. 76점은 분명 좋은 점수다. 평균을 월등히 상회하며, 2~3등급 정도 선상이 나오는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킬러 3개 빼고 다 맞았다. 88점은 너무나 좋은 점수다. 1~2등급 상의 점수며, 공부 엄청 많이 한 사람일 것이다.




오답 정리는 분명 고난도 6문제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져야만 한다. 하지만 76~88점을 기본으로 받기 위해 기본기를 다지는 것은 훨씬 중요하다. 20분만에 24문제를 클리어하는 경우와 60분만에 24문제를 클리어하는 경우에 동일한 76점이라 해도 동일한 실력이라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7문제 클리어를 100분 동안 하는데 킬러 문제들만 공부하고 있다면 실력 상승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일까?


6평이 끝난 이후에는 점수를 분석할 때 틀린 문제들의 해설 강의만을 듣고 치우지 않길 바란다. 이 짧은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1. 비킬러 24문제를 모두 맞출 것

2. 킬러 제외 27문제를 최단 시간 내에 풀 것

3. 2번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킬러 3개의 풀이보다 우선 27문제의 실전 풀이를 가장 빠르게, 정확하게 치워내는 방식을 연구하자.


이러하다.


칼럼이라기보다는 그냥 짧은 글이다 글. 요새 쪽지나 질문으로 킬러 3개 남기고 88점인 채로 시간이 끝나버린다는 질문이 너무 많길래 역시 6평 전 시즌이라 다들 사설 모고를 많이 풀어서 이런 질문들이 나오는 건가 생각했다. 이럴 경우에 킬러 논리들만 붙잡고 있는 자세는 오히려 아까운 점수를 잃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24문제를 60분 걸려 풀어내고 40분 간 6문제 중 2~3문제를 맞춘다는 건 분명 좋은 실력이지만, 발전 가능한 단계일 것이다. 24문제를 20분만에 풀어낸다면? 80분 간 6문제를 편안하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러니 27문제에서의 기본기를 먼저 다지는 게 중요하다. 아까운 점수 4~8점을 공부 순서를 바꿈으로 인해 간단히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킬러 1문제를 1시간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그 1시간 동안 연습을 통해 비킬러 풀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수능날 시간 단축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기본기만으로 킬러 풀이도 충분히 가능하다. 킬러만 잡고 있는다고 전부 100점 받는 게 아니라, 시간 단축을 위한 비킬러 연습이 먼저 된다면 100점 받기 더 수월하리라는 뜻.


결론


만일 시간 부족으로 킬러를 손도 못 대고 84~92 왔다갔다한다면, 킬러 공부보다 우선 비킬러 24+준킬러3의 풀이 속도를 체크하자. 잘만 하면 최대 20분은 더 단축 가능할 것이다.


제목의 의미는 맞춘 걸로 끝내기보단 ‘빠르게 맞춘 걸로’ 끝내자는 뜻.


(그냥 시간 남아서 30분 간 쓴 글. 시간 부족이 고민이라면 킬러 붙잡는 것보다 비킬러 27개 연습하는 게 정신 건강이나 성적표 상이나 좋을지도? 열공!! 오늘 일찍 자야 해서 존댓말로 못 쓴 건 양해 바랍니다. 항상 존댓말로 글 쓰지만, 심심풀이로 쓰다 그냥 이렇게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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