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33492] · MS 2021 · 쪽지

2021-05-19 02: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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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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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슴에 독(毒)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 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벗도 선뜻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


독 안 차고 살아도 머지않아 너 나 마주 가 버리면

누억천만(屢億千萬) 세대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한디!’ 독은 차서 무엇 하느냐고?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 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디!’,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나는 독을 품고 선선히 가리라

마금날* 내 깨끗한 마음 건지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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