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외우는게 너무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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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왜 이걸 외워야하는거지
내가 경험했고 배우고 싶었던 한의학은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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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근데 대체 왜 외우는걸까요
진짜 암기는 자신있긴 한데 한자만 보면 울렁거리고 머릿속에서 획들이 다 움직여서 한자는 정말 못외우겠어요..
한자 외우는 건 참고 서적들이 한자고 한의학의 언어가 한자라서 그런게 아닐까요
한의학은 뭐 제가 모르다보니까... 한자로 다 공부하는거면 어지럽네요 ㅋㅋㅋ
학년 올라가서 황제내경, 상한론 들어가면 더 심해지실텐데.. 원전은 무조건 옳다, 이해가 안돼도 일단 외우면 보인다, 네가 공부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본 책인데 그래도 뭔가 있겠지 등 여러 주장이 있습니다만 아무도 납득할만한 답을 제시해주진 못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 그렇게 방황하다가 원전을 아예 버리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서 타협하고 학점따고 국시보고 졸업합니다.
그래서 너무 혼란스러워요 한의학적 치료를 많이 받고 효과도 정말 많이 받아서 그런 것들을 기대하고 입학했는데 황제내경을 외워야 한다는게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기대했던 것과 현실의 차이가 너무 커서 그런 것 같아요
경험상 한의학적 공부에 만족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은 그 이론이 정합성이 떨어지는 것 같고 요즘 과학이랑 통하지 않는 것 같고 자꾸 돌려서 말하는 것 같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꼭 이게 처음부터 끝까지 납득이 가야만 해! 이런 분들이요.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한 건 맞습니다만 인생은 짧은데 그 답을 얻을 수 있는지, 또 거기에 내가 매달려있어야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반면 만족하시는 분들은 주로 병증과 처방 공부 열심히 해서 치료효과를 경험하시고 재미를 느끼는게 우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은 황제내경같이 한방생리학에 주로 해당하는 내용들은 내가 더 잘 치료하려면 이런 쪽에대한 이해가 더 필요하겠구나 이런 생각으로 접근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황제내경에서 갑자기 경락이론이 왜 튀어나왔는지, 여기서 쓰인 '기'와 저기서 쓰인 '기'가 왜 다른 의미인 것 같은지 이런 건 중요하지 않은 것이죠. '나를 납득시켜봐라'가 아니라 본인이 필요성을 느껴서 보는 것이니까요
아무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ㄹㅇㅋㅋ 솔직히 이거 못 외우면 유급이라는게 좀 현타와요 내가 이거 외우려고 뼈빠지게 공부한게 아닌데
교수의 가르치는 방식+원전+어려운 시험 이 세 가지의 환장의 콜라보죠
맹자견양혜왕하신대왕왈수불원천리이래하시니역장유이리오국호잇가...
맹자가 양혜왕을 뵈어 왕이 말하시길 어르신께서는 천리를 멀다하지 않으시고 오시니 또한 장차 나의 나라를 이롭게 함이 있겠습니까?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예과는 한의학 배우기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이지 한의학 배우는 과정이 아닙니다. 다른 학과도 마찬가지예요. Single cell RNA sequencing이 재밌어보여서 입학 전부터 기대했다 한들 새내기 때부터 FACS 배우고 돌려볼 수 있나요? 앞으로 접할 의학문헌을 읽어낼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어떤 식으로든 암기는 피할 수 없고 그건 21세기랑 관련 없는 부분입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방식의 한문 교육이 바람직하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저도 원문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의 필요성에는 긍정적인데 이렇게 달달달 외우는거는 좀 아닌 것 같아요
교수들마저 원전 조또쓸모없다그래요ㅋㅋ 오직 원전교수만을 위해 존재하는 과목이자 한의대 현타 주범.. 본인들만 모름.. 다 같이 안락사 시켜야 함
들을 때마다 거지 같지만 그냥 한자 공부한다 생각하는게 맘편한거같아요
한의대 친구말로는 한문학과온거같다고하던데 ㄹㅇ팩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