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20살의 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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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ㅎㅎ 짧은 글만 쓰거나 눈팅만 했는데 내일 학교 올라가야해서 수필 한번 써봅니다. 개인정보 때문에 몇몇 내용은 각색이 좀 있으니 재미로만 봐주세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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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불합격'
내가 받아든 첫 입시 성적표였다.
흔히 말하는 ㅈ반고 중에 ㅈ반고였지만 내신도 전교 2등에 전과목 선생님한테 싸바싸바하며 얻은 생기부도 비교적 나쁘지 않다 생각했던 나에게는 꽤나 큰 충격이었다.
'ㅈ됐다'
진짜 이 생각 밖에 안들었다.
자소서를 잘못썼던 것일까. 아니면 면접을 못봤던 것일까. 생각해 봤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다는 결론 밖에 안나왔다. 머리가 아팠다.
'마셔 마셔~'
수능이 끝나고 12월쯤 친구 집에서 술이라는 것을 처음 먹어봤다. (오르비 여러분 청소년 음주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같이 놀던 친구들은 목표했던 1순위 대학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은 반면에, 나는 하나도 못붙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싫었다.심지어 나도 같은 수시충이면서 '쟤는 나보다 공부 안했는데.. 수시로 꿀빨았네' 이런 비관적인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처음 맛본 술의 맛은 너무 썼고, 주량도 약해서 계속 토했다. 주량 쎈 친구들이 즐겁게 자신들의 합격을 축하하고 있을때 나는 즐기지 못하고 변기만 잡고 있었다. 토하니까 속은 좋아졌지만, 몰려오는 패배감에 일어날 수 없었다.
'와.. 여기도 안되네'
혹시나 하고 써본 정시까지 떨어졌다. 이건 당연하다 생각했다. 수능 최저 하나 맞추는게 무서워서 도피성으로 학종만 썼던 나는, 지방의 모 대학교 예비 5번까지 갔다는 사실에 만족해야했다. 그래도 그 사이에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고, 나름 성인문화(?)도 즐기며 지내다 보니, 재수 한다는 것에대한 패배감, 무력감은 빨리 사라졌다. 그런 생각들을 떨쳐내고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나니 어떤 학원을 선택해야하는지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학원 가는것도 빡쎄네..'
'본관 못가면 가오 떨어지는데.. 기숙은 싫고..'
(따르릉~)
'여보세요..?'
'어 xx야. 삼촌이다. 너 대학 다 떨어졌다매? 우리집 근처에 학원 있던데 거기 다니는건 어떠냐? 내가 깨워는 줄게.'
너무 감사하게도, 외삼촌께서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다. 본관 갈 성적은 안되고, 기숙은 가기 싫었는데 마침 외삼촌댁에서 2정거장 거리에 서초메가, 강대 2관, 강대 별관이 있으니 같이 살면서 공부하는건 어떻겠냐는 이야기였다. 좀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지방러로서 방도가 없던 나는 그날 짐을 싸서 서울로 올라갔다.
'머리 안돌아가네 ㅠㅠ'
재수학원 개강까지는 2주가 남았지만 그 전까지 나름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2주 등록권이 있는 외삼촌 집 근처 독서실을 다니기 시작했다. 독서실을 다니기 시작하니, 막상 공부는 안하고 미래에 대한 꿈설계만 하기 시작했다.
'저번에 수학도 못하면서 공대만 썼으니 다 떨어졌던거다."
'어쨌든 내신은 유리하니 수시로 미래에 먹고 살 걱정은 없는 대학을 써야지..'
라고 생각하고 나니 '한의대' 와 '교대'라는 대학이 눈에 들어왔다.
'오.. 수학 가형을 필수로 할 필요도 없고.. 이 정도면..'
이런 여러 잡생각만 하다가 재수학원 개강날이 다가왔다.
지방 촌놈이 재수학원에 간 첫 날, 난 너무나 큰 충격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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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 이어집니다. 반응 없어도 올릴거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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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역 근처셨나요..
네네 ㅎㅎ 정확히 어디라고는 말씀 못드리겠고 그 근처 살았었습니다.
뭔가 현재 제 상황 같아서 몰입하게 되네요... 2부 기다릴게요!
그냥 끄적거린건데 몰입해서 읽어주시다니.. 오늘 밤에 2편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