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공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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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 경험하는 일인데 .. 밤 늦게 공부하다가 "이건 그냥 집에 가서 해야지"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 집에 가서 하는 경우도 물론 존재하지만, 저는 안 그런 학생들을 정말 많이 봐왔습니다.
솔직히 의지의 문제도 맞긴 한데, 원래 집이 '쉬는 공간'인지라 .. 가면 뭔가 마음이 놓여서 긴장이 푹 풀려요.
저같은 경우에 평소에 술을 갱장히 사랑하는데 ..(작년에 n수생 학생이 술선물도 해줌,,ㅎㅎ,,감사합니다,,)
저는 원래 친구들이랑 집에서 먹거나 / 엄청나게 편한 마음으로 먹으면 빨리 취하던데,
원장님들이나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과 먹으면 정신을 빠릿하게 차리고 있느라고 잘 안 취합니다.
결국 마음가짐이 한 역할을 한다는 건데,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는 그 마음가짐을 못 지키더라구요.
저는 수험생활을 할 때 "어차피 집에서는 공부 못할 것"이라는걸 인정하고 오히려 크게 활용했던 거 같아요.
저는 재수때 강남대성이라는 학원을 다녔는데, 당시에는 강대가 교대역에 있었습니다. 강남역에 없었구요.
(틀딱이라 미안합니다..ㅜㅜ)
당시 압구정에 살았고, 지하철로 압구정역에서 교대역까지 얼추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새벽 5:44분이 당시 압구정역에서 출발하는 첫차였고, 저는 매일 5시 10분에 일어나 5시 44분 차를 타고 강대 문을 열었던 기억이 납니다. 청소하시는 분이신가 .. 사감분이셨나 문을 항상 일찍 열어주셨어요.
지금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키가 많이 작으신 남자분이셨어요.
여튼 텀블러에 카누 한 잔 타오고 앉으면 6:10쯤 됐고, 그때부터 8시까지 국어 비문학 지문 3개 정도 봤어요.
많으면 3개, 적으면 2개 봤습니다. 대놓고 엄청나게 분석했어요. 채점 안 하구요. 채점 안 하고 무제한으로 풀었을 때 무조건 다 맞았을 거라는 각오로요. 8시 다돼서야 답 맞나 확인했던 거 같아요.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기에, 아침에 국어 비문학 푸는 습관이 잘 박혀있으면 아침에 은근 머리가 빨리 잘 돌아가는 듯한 착각도 듭니다. 저는 아침에 국어 풀기를 권해요.
당시는 2013년(2014학년도)였고, 지금보다 지문당 정보량이 좀 더 적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한 모고에 독서 지문이 3개 나오지만, 당시에는 한 번에 독서 지문이 5지문 나왔거든요. 그래서 지문당 정보량이 지금보다 적었어도, 저는 당시에 한 지문당 최소 30분은 분석했던 거 같아요.
지금은 정보량이 더 많을텐데, 혹시 그만큼 분석을 오래하지는 않으시는 건지 .. 너무 대충 분석하지는 않으시는 건지 우려가 되네요.
분석은 오래 해서 얻어갈 걸 최대한 빼내시는 게 중요합니다. 늘 하는 얘기인데 .. 남이 해주는 분석보다 본인이 직접 교훈을 얻는 게 더 좋습니다. 물론 다른 분의 분석을 보고 깨닫는 것도 절대 나쁜 건 아닙니다. 그냥 전자가 더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여튼 다시 돌아와서. 재종반은 수업 시간이 너무 길어서 제가 혼자 공부할 시간이 없더라구요.
처음에는 '집가서 공부하면 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지만,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결국 집에서 공부하는 날은 하루이틀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집에서는 쉬기만 하자"였습니다. 강대에서 10시에 땡 종치면 다 나갈 때, 그냥 앉아서 공부하다가 청소부 아줌마 or 사감이 쫓아낼 때까지 공부했어요. 지하철 타고 가는 15분에 탐구과목 정리해둔거 보면서 오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에도 그렇게 공부했어요. 당시에 핸드폰은 그냥 정지해버렸지만, 집에 와서 컴퓨터 켜서 인터넷 서핑도 하곤 했어요. 다만 11시 15분에는 기계적으로 대추차를 탔고, 11시 30분에는 꼭 잤던 기억이 나네요.
(대추차가 잠이 잘 와서 그때 대추차를 타먹었어요)
요새 보니 독서실이 9시에 나가라고 해도, 오전 5시에는 열더라구요.
집에서는 공부를 살짝 제쳐두고, 일찍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새벽공기를 마시면서 공부하러 가보는건 어떨까요?
저도 아직 독서실에 다니는데 .. 강의연구 목적으로 다닙니다.
솔직히 결국 저도 집에서는 연구를 빡세게 안 하게 돼서, 새벽에 일어나서 연구하러 독서실에 가는 방향을 택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여러분들도 같은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어서, 잠깐 짬을 내서 글을 써봅니다.
물론 집에서 공부 잘 되는 사람들도 있긴 하더라구요 ..!! 이건 전적으로 제 사례에 기반한 이야기입니다.
집에서 공부 잘 되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도 있구나' 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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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공부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을 명확히 구분하는 건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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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집에서는 공부 하~나도 안해요 .. 하려면 마음의 준비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점 ..?! 집 앞 스카가는게 편하더라구요 크크
ㅋㅋㅋㅋ 마음의 준비 ,,, ㄹㅇ 차라리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나서 그냥 스터디카페 가는게 제일 좋은거같아여
진짜 저도 그랬어요..ㅋㅋ 공부는 무조건 독재에서 다끝내고 집가면 논다!! 그랬더니 오히려 공부량도 더 많아지더라구요. 집가서 소소하게 놀생각에 더 설레서 공부했네요ㅎㅎ
오 맞아요 오히려 공부한 양이 늘어나요 ..!! 저도 오늘은 집가서 이런거 검색해야지 하고 설레하며 짐쌌던거같아욬ㅋㅋ
이런거검색은 뭐검색하시는건가욬ㅋㅋㅋ
독서실은 다 좋은데 밥 해결하기가 어렵...
악 그렇네요 ..? 주변에 싼 밥집 없으면 곤란하긴 해서...

저도.. 매니저님들이랑 술마시고 저 혼자 어린디.. 진짜정신 챙겨야해서 잘 안취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기 주량은 늘어났읍니다)ㅋㅋㅋㅋ알바왕 브루니.. 사실 그러면서 어른이 되는거같기도..
강남대성은 지금도 유명하니 그렇게 세대차이는 나지 않네요

노예는 지금도 일하고있어요헉,,, 공부할 시간은 잘 나시나여 ,,?
주 이틀쉬는데 그 이틀도 알바하느라 못한일 처리하고 그러느라 바빠요..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많아야
쉬는날 하루3~4시간..?
본인의 생활 습관 파악 및 생활 루틴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공감되는 글이네요
공감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당 :)
오전 5시에 여는 독서실이 있다니 넘모 부러운것..
헉 저희 동네라 그런거였군요..ㅠㅠㅠ
ㄹㅇㅋㅋ 진짜 집에 공부할 책이나 자료가서 공부한 날 손꼽네요.. 그나저나 제가 2015년엔가 오르비 처음 눈팅했는데 그때 그 희파님인가요... 서로 고였네요 ㅎ..
ㅋㅋㅋ그때를 기억하시다니 ..!! 그때 타 모의고사 만든거 관련 글 썼다가 독포먹어서 날아갔어요 !! 그때를 아시는 분이라니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자극 되네요
오 죠아여 ..!!
진짜 집에서 공부하는건 엄청난 의지가 필요하더라고요..
재수 때 독재학원 끝나고 집에 와서 복습한게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대단하시네요 ..! 저는 집 와서는 결국 그냥 쓰러졌거든요..
팩트입니다...
ㅋㅋㅋㅋ집에서는 쉬기만 하는 방향을 확실하게 잡으면 오히려 능률적이에요!
저흰 그래서 방 하나를 공부전용방으로 만들었어요
오 그것도 좋은 방법인데요 ..??
어머니의 선견지명이였죠ㅎㅎ

정말 고민하고 있던 부분인데 딱 나오네요 감사합니다도움이 됐다니 저도 감사합니당 ..!!
헉 그런 경우가 있었군요..ㅠㅠ 집 근처에 다른 공부할 곳은 없나요? 도서관이라던지..?
헉 학원은 보내주시는거죠 ..?
저는 그냥 아싸리 독서실 알바를 해버린 경험도 있어요! 일할거는 별로 없어서 나름 독서실 공부 느낌 나요!
집 공부 좋은데 층간소음 씨발 거 땜에 미치겠어용
저도 최근 층간소음에 민감해짐...
집 ,,은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있네요..
집공부 그래도 좋다고 하시니 그것도 엄청나네요!
집은 방해요소가 너무많죠... 저도 작년에 공부할땐 집에서는 공부절대 안했어요 ㅋㅋㅋ
안녕하세요 .. 글 잘 읽었습니다
저한테 독서 파트가 시간이 좀 걸려서 쓰신 글 읽고 아침에 꾸준히 비문학 풀기 시작하려고 하는데 분석은 어떤식으로 하셨나요?
도움 안받고 혼자 해보려고 하나 분석했는데 분석하다 보니 내가 이 지문의 내용에 대해 공부하는건가 싶어서 다음꺼는 내용보다는 구조나 큰 틀에 대해 분석했더니 시간이 너무 적게 걸리더라구요 ㅠㅠ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