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본질 [953466]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02-03 23: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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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논리적으로 올바로 이해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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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두뇌보완계획 100을 읽던 중에 034 '반드시와 어쩌다'에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항위문장을 통해 임의의 문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서술이었는데요, 서술을 다음과 같습니다(X와 P는 참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임의의 문장입니다).


'ㄱ은 참이지만, ㄴ은 거짓인 세계는 하나도 없다. 달리 말해 ㄱ이 참이지만 ㄴ이 거짓이 되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리하여 만일에라도 ㄱ이 참이면 ㄴ도 참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ㄱ으로부터 ㄴ이 따라 나온다는 것을 뜻한다.'


우선 위 서술에서 전제에 의해 도출된 결론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듭니다. 전제에서는 'ㄱ이 참인 세계를 생각할 수 없다'면서도 '만약 ㄱ이 참이라면 ㄴ도 참이 되어야 한다'는 직관적으로 이상한 결론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이상해보이는 결론을 이해했던 방법은 명제의 대우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수학에서 명제 파트를 성실하게 공부한 학생이라면, 명제의 대우가 무엇인지 아실겁니다. 'p라면 q이다.'라는 임의의 명제가 있다면, 그 명제의 대우는 'q가 아니라면 p가 아니다'입니다(책에 따라 p와 q는 임의의 문장이라 합시다). 임의의 명제와 그 명제의 대우는 언제나 참 혹은 거짓의 진리값이 같습니다.


결론의 대우인 '만약 ㄴ이 거짓이라면, ㄱ은 거짓이다'를 이용하면, ㄱ이 참인 세계는 존재하지 않지만 ㄴ이 거짓인 세계는 존재하므로, 결론보다 결론의 대우가 직관적으로 진위여부를 판별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명제의 대우의 진위여부와 본래 명제의 진위여부는 항상 같으므로, 대우의 진위여부를 판별하여 본래 명제의 진위여부를 판별할 수 있습니다. 위의 진리표에 따라 ㄴ이 거짓이면 ㄱ이 거짓입니다. 따라서 명제의 대우가 참이기에 본래의 명제 또한 참이고, 결론 자체는 논리적으로 타당합니다.


그런데 결론 자체의 논리적 타당성만 짚고 넘어가면 책의 서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전제와 결론으로 이루어진 추론에서 세 가지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전제 자체가 타당한지, 결론 자체가 타당한지, 그리고 전제에서 결론이 올바로 도출되었는지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책의 서술에 나와있는 전제 자체는 논리적으로 타당하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제로부터 결론이 올바로 도출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책의 나와있는 전제인 'ㄱ은 참이지만, ㄴ은 거짓인 세계는 하나도 없다'는 'ㄱ은 거짓이거나, ㄴ이 참인 세계는 존재한다'와 의미적으로 동일합니다. ㄱ이 참인 세계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전자보다 후자가 직관적으로 참 혹은 거짓을 판별하는데 효과적입니다.


그러면 후자가 성립하는 세계를 알아볼까요? ㄱ이 참인 세계는 없으므로 ㄱ은 항상 거짓이고, ㄴ은 참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으므로 후자는 모든 세계(W1,W2,W3,W4)에서 성립함을 알 수 있습니다. 책의 서술에 나와있는 결론은 어느 세계에서 성립할까요? 진리표에 따르면 W2와 W4에서만 성립함을 알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 전제에서 결론이 올바로 도출되었는지 확인해봅시다. 전제는 모든 세계(W1,W2,W3,W4)에서 성립하고 결론은 W2와 W4에서만 성립하므로, 전제가 결론을 필연적으로 함축한다고 봐야합니다. 따라서 책의 서술에서는 전제에서 결론을 올바로 도출했습니다.


그러므로 책의 서술에 나온 추론은 올바른 추론입니다.


이 글에 관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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