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있어서 체화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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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있어서 체화(體化)란 무엇인가?
안녕하세요, 도전인입니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제가 수험생활을 하면서 공부에 대해서 깨달은 바의 핵심을 전체적이고 개괄적으로 전해드리고자 함입니다.
그동안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뭐라고 할 수 있을지를 참 많이 고민해왔습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체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체화란 무엇일까요?
국어사전에서는 체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체화1 [體化]
【명사】
(1)
지식이나 기술, 사상 따위가 직접 경험을 통해 자기 것이 됨.
예) 무엇보다도 전문 기술의 체화가 가장 시급하다.
(2)
물체로 변화함.
예) 그는 자신이 생각하던 대상의 체화를 지켜보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 글에서 체화는 당연히 (1)을 뜻하는 것이겠지요.
제가 생각하는 “공부에 있어서 체화”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무수히 많은 반복과 연습을 통해서 얻어진 학습의 궁극적인 단계로, 개념의 적용과 사고과정의 전개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유자재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체화의 예시를 몇 가지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1) 수학 문제를 풀 때, “이 유형은 이렇게 풀어야지”라는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관련된 개념과 공식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술술 풀어나가는 경지
예2) 영어 독해를 할 때, 주어와 동사를 찾고, 단어를 한국어로 해석하는 과정 없이 한 눈에 구조를 파악하고, 글을 있는 그대로 그 의미를 이해해나가는 경지
그러면 어떻게 해야 체화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요? 제가 위에 써놓은 정의에서 나와 있는 것처럼, 어떤 학습 내용이 체화되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반복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연습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야 합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공부할 내용, 즉 “개념”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암기입니다. 아무리 많은 문제를 푼다고 해도, 개념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모래성과 같습니다. 소홀히 한 개념의 정곡을 찌르는 문제를 만나게 되면,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게 되지요. 요즘 수학 과외를 하면서, “요즘 학생들이 지나치게 양치기로 공부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수업하는 학생 중 하나는, 수학 학원을 두 개나 다니고, 저에게 과외까지 받으면서 수많은 문제를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능 4점짜리 문제 하나 던져주면 손을 대지 못합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기본에 충실하라.” 라는 가르침입니다. 운동을 배울 때뿐만 아니라 공부를 할 때도, 항상 시작은 기본기입니다. 기본이 되어야 응용도 할 수 있고, 심화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본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진 후에 해야 할 일은, 배운 기본적인 기념을 적용해보는 연습입니다. 행렬의 곱셈을 예로 들자면, 행렬을 곱하는 법과 기본적인 연산법칙을 공부한 후, 실제로 행렬을 곱해보면서 곱셈의 원리를 다시금 머리에 각인시키는 과정이 바로 이 적용 및 연습 단계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때 중요한 것은 꾸준히, 반복해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배웠던 개념을 지속적으로 적용하는 연습은, 배운 내용이 숙달될 수 있도록 합니다. 따라서 이 역시 체화로 가는 과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배웠던 개념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차근차근 해야 합니다. 제가 위에 든 예시에서 언급했던 “이 유형은 이렇게 풀어야지”라는 의식적인 노력, 주어와 동사를 찾고, 단어를 한국어로 해석하는 과정은 모두 이 적용 및 연습 단계의 초기에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 때는 학습이 진전되는 속도가 당연히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식적인 노력을 반복하다 보면, 그러한 과정이 몸에 배어 어느 순간에는 학습 초기에 들였던 노력만큼 신경을 쓰지 않아도 기본의 적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체화의 단계입니다. 체화의 단계가 이르면, 이제 실력은 거침없이 향상됩니다. 한 번 체화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다음에는 다른 영역에서 더 빨리 체화의 단계에 오를 수 있습니다. 공부를 완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본을 다지는 것부터 체화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공부하면서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인내와 끈기입니다.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입니다. 분명히 배웠던 개념인데 문제를 풀려고 하니 갑자기 막히고, 문법을 공부했는데 막상 문장을 보니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런 경우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이 때가 사실 가장 힘듭니다. 그러나 극복하셔야 합니다. 이겨내셔야 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 분야에 있어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노력을 해온 사람입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공부하는 것은 비커에 물을 담아놓고 알코올램프로 가열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물은 섭씨 100도에서만 끓습니다. 99도에서는 절대로 끓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중도에 포기해버린다면, 이는 아직 물이 끓지 않았는데 알코올램프의 뚜껑을 닫아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공부하다가 힘들 때면, 여러분은 아직 끓지 않는, 하지만 꾸준히 가열되고 있는 물이라고 생각하세요. 물이 때가 되면 반드시 끓듯이, 여러분도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 글은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너무 진부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행하기 어렵습니다. 힘든 과정이겠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여러분도 체화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이 앞으로 여러분의 수험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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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개 깔려있다는거지? ㅅㅂ 사문도 ㅈ같은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맞는 말이에요. 수능뿐만이 아니라 모든 시험에서도요.
시험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필수입니다. 체화.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