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킬대기중 [904019] · MS 2019 · 쪽지

2021-01-31 16:02:18
조회수 11,058

생2 만점자 한의대 합격생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5792097

안녕하세요. 2021학년도 수능에서 생명과학Ⅱ 만점을 찍고 최저학력기준을 달성하여 동국대 한의대에 합격한 학생입니다



제가 국어 수학은 잘 못하기 때문에 도움이 될법한 재수 결심 과정, 마음가짐, 과탐 위주로 글을 작성하겠습니다. 원하시는 부분 골라서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글은 이런 순서로 전개될 것입니다


1. 재수를 하게 된 이유

2. 기숙학원을 선택한 이유 그리고 장단점

3. 재수를 하면서 성적 추이 그리고 마음가짐

4. 생명과학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

5. Ⅱ /비추?

5. Ⅱ 공부법은?

6. 화학을 포기한 이유

8. 7월부터 지구과학 시작?

9. 지구과학은 어떻게 공부?

10. 그리고...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글이 너무 길어질까 봐 간단간단하게 작성했습니다.


1. 재수를 하게 된 이유

 저는 작년에 교과전형으로 모 S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 비록 제가 목표하던 한의대, 서울대에 합격하지 못한 것이 너무 싫었지만, 재수는 더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결과를 수긍하고 모 S대에 진학하려고 했는데 친한 친구의 서울대 합격 소식을 듣고 재수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친구의 자격을 얻어내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 그런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모 S 대학에 진학한다면 평생 대학 잘 간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면서 살 것 같았기에 스스로 당당해지기 위해서 재수를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2. 기숙학원을 선택한 이유 그리고 장단점

 재수를 결심했으니 1년을 보낼 곳을 결정해야 했습니다. 저는 고3 때 오버워치와 유튜브를 못 끊고 살았으며, 막연한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거의 안 했습니다. 그렇기에 재수를 할 때 속세와 연을 끊지 않으면 저는 인터넷에 빨려 들어갈 것을 너무나 잘 알았기에 재수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부와 단절된 시설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기숙학원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기숙학원의 장점은 일정한 생활패턴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밥 먹고, 공부하는 것이 시내에 있을 때는 혼자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쓰이는데 기숙에서는 그것이 시스템으로 잡혀져 있어 생활 패턴 유지에는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돼서 좋습니다. 단점은 단체생활이라는 점입니다. 24시간 여러 명이 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니 불편한 점들이 발생하는데 피할 수가 없으므로 익숙해질 때까지 참아야 합니다. 전 화장실을 자습 시간에 가지 못하는게 가장 불편했는데 좀 지나니까 몸이 좀 적응하긴 하더라고요.


3. 재수를 하면서 성적 추이 그리고 마음가짐

 평가원 시험으로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6월 23131(국수영화생) 9월 24233 (국수영지생) 9월에 성적이 더 떨어졌습니다. 재수기간의 2/3가 지난 시점에서 이 성적을 받은 저는 절망감과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 선생님께서는 수능 당일에는 성적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너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으니 원하는 학과를 지원해라라는 말씀을 해 주셨고 수시로 6, 9평 성적으로는 절대 갈 수 없는 한의대에 원서를 접수했습니다. 그 후 억지로라도 할 수 있다, 수미잡이다로 저를 세뇌시키면서 꾸역꾸역 공부했고 수능날 최고의 점수를 받았고 제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할 수 있다, 수미잡이다 이 두 가지만 기억합시다.

 물론 저런 생각을 하더라도 불안한 감정은 계속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불안한 감정에 너무 집중하지 마세요. 과탐 모의고사를 1회 푼다든지, 쉬운 수학 문제를 풀든지, 아니면 흥미 있는 비문학 지문을 읽는 것처럼 일부러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립시다. 불안한 감정을 그냥 두면 늪에 빠지는 것처럼 점점 큰 불안감에 빠지게 되니 의도적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4. 생명과학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

 제가 생명과학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재미 때문입니다. 개념 공부할 때는 생명다운 생명을 배우는 느낌이라서요. 사실 전 고3 때 생명과학이 어려워서 생명과학를 선택했습니다. (총알 피하다 대포 맞은 꼴이죠) 비록 과목 선택자 수, 자료, 강사분들이 적었지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과목을 한다는 프라이드도 생를 계속 공부하는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5. 추천/비추천?

 목표가 3등급 이하라면 정말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다른 탐구 3등급 달성 시간의 1/2만 써도 생Ⅱ 3등급은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2등급이 목표신 분들도 어느 정도 추천 드립니다. 킬러 중 하디만 풀 수 있다면 달성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1등급이 목표라면 저는 비추... 성과에 비해서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너무나 깁니다. 환경도 열악하고요. 여러모를 생각했을 때 생를 스포츠카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를 한다는 것이 겉보기에는 멋있는데 재수하는 동안에 연비(투자 대비 성과)는 똥이고 유지비(기본 실력 유지에 드는 노력)는 오지게 많이 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과목은 공부하는 것이 즐겁더라도 서울대를 지망하는 것이 아니라면 안 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6. Ⅱ 공부법은?

 1년 동안 이석준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했습니다. 강의 열심히 듣고 복습하고, 시키시는 숙제 다 해 가고, 추가로 기출 복습하면서 약한 부분 보강했습니다

 여타 수능과목과 마찬가지로 기출이 정말 중요합니다. 모든 생Ⅱ 문제를 풀어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킬러 문항들은 수십 번씩 풀어서 어떤 사고를 해야 하는지 외워두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외우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당황하여 문제를 풀어낼 확률이 매우 낮아지니까요. 그리고 여러 사람의 풀이를 접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그래야 문제를 입체적으로 보는 눈을 기를 수 있고 시험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개의 무기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코돈표 외우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냥 외우세요. 짬짬이 외우면 1주일도 안 걸리니까 그냥 외우시면 됩니다. 기출을 어느정도 한다 그러면 사설 문제를 실전력을 좀 보강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하지만 사설에 초점이 맞춰져서 기출을 등한시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제가 기출 좀 등한시해서 코돈만 풀고 샤가프를 안 푸는 일이 발생했거든요

 본인이 자신 있는 문제부터 푸시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만 킬러 문제 접근 순서를 추천 하자면 하디 -> 샤가프 or 유전자 재조합 -> 코돈입니다.


7. 화학을 포기한 이유

 6월 평가원에서 화학이 3등급을 받은 후 화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내가 화학을 1년 반이나 공부했는데, 금속의 반응성이랑 탄화수소도 빠졌는데 시간 내로 못 풀고 3등급이라고... 이러면서 저의 문제점을 파악해 보았고 결국 화학을 포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그리고 화학에 대한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 화학을 포기하는 이유를 적어두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읽었습니다. 사진 첨부하겠습니다. 여러분 탐구는 회피도 하나의 답인 것 같습니다.



8. 7월부터 지구과학?

 화학을 포기하고 저는 지구과학을 선택했습니다. 학교에서 단 한번도 지구과학을 배운 적이 없어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지구과학이 쉽다는데... 그럼 모두에게 쉬운 것 아닌가, 난 7월에 개념을 시작해야 하는데 많이 늦은 상태인데... 국어 수학 공부하는 시간을 지구과학에 할당하면 과목 밸런스는 어떻게 되는거지... 이런 불안감 속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냥 불안할수록 펜을 잡았습니다. 화학을 한다고 상황이 절대 나아지지 않으니 그냥 공부하자 이런 마인드로요.


9. 지구과학은 어떻게 공부?

 수능특강 인강으로 개념을 돌렸고 그 후 기출문제와 수능완성을 병행하면서 풀었습니다. 기출문제를 풀 때 해설지로는 이해되지 않는 문제들은 인강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선생님들의 해설강의를 보면서 공부했고 수능완성은 강의 + EBS 질문게시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수특 수완 기출이 끝나고 학원 파이널 현강을 듣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기출 N회독과 모의고사 풀기를 병했했습니다. 또한 공부하면서 헷갈렸던 보기들은 A4 용지에 적어서 저만의 모음집을 만들었습니다. 이 때 헷갈렸던 보기들의 출처를 꼭 써 뒀습니다.


10. 그리고...


 이석준 선생님의 도움 없이는 생를 이렇게 잘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개념 강의를 수강할 때는 선생님의 방대하고 세세한 지식에 감탄했습니다. 서울대 수의대를 나오신 분답게 개념정리를 체계적으로 꼼꼼히 해주셨고 현재 생Ⅱ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희박한, 지엽적인 내용도 학생들이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 극피동물의 시기별 신체 대칭 구조 등) 또한, Ⅱ 시험에 안 나올 내용도 학생이 궁금해하면 현교육과정 외적인 내용이라고 알려주시며 그래도 친절하게 이해시켜주셨습니다. (: 고사리, 솔이끼의 생활사) 그리고 제가 단순 호기심 때문에 교육과정에 속하지 않는 생명과학 관련 질문을 해도 항상 막힘 없이 답변해 주셨습니다.

 개념 수업이 끝나면 문제 풀이를 시작하는데 이때도 선생님이 대단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일단 문제 풀이가 매우 논리적입니다. 시중에 있는 생Ⅱ 교재는 해설지가 논리적 비약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석준 선생님은 그런 경우가 없으십니다. 여기선 왜 이런 생각을 해야 하는지, 이 자료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십니다. 그리고 직관력 또한 대단하십니다. 는 논리만으로는 시간 내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렇기에 논리적 설명과 더불어 직관력을 이용한 문제 풀이도 자주 보여주시는데 학생들이 선생님 아이디어가 참신하여 감탄하는 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생물 올림피아드 금상을 받으신 비상한 두뇌가 전혀 퇴보하지 않았고 비상한 두뇌에 강사 생활로 다져진 노련함이 더해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은 친절하시고 마음씨가 좋으십니다. 수업을 오래 들으면 선생님께서 학생들을 많이 아끼는 것이 많이 느껴지실 겁니다. 절대 학생 안 쪼으시고, 학생들 스트레스 안 받게 최대한 배려해주시고, 형처럼 친하게 지내려고 하시고... 정말 좋으신 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선생님 덕분에 재수생활이 마냥 칙칙하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달려주세요. 한 해 정말 감사했습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