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4일, 네 번의 꿈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576111
1.
오랜만에 재수학원에서 행사를 하려나 보다. 놀긴 놀겠지만 웃긴 게, 재수학원이다 보니 공부도 하러 가는 행사인 것 같다. 예전에 한 번 간 기억이 있는데, 학원 건물 안에서 문제들이 인쇄된 두꺼운 유인물을 나눠 주고 그것들을 풀었던 걸로 기억한다. 대학 들어가고 졸업한지가 언젠데 왜 수능예상문제를 또 풀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촌 형도 이 학원을 다녔기 때문에, 사촌 형도 가나 보다.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목적지가 같았던 것이다. 다행이네. 이게 또 다행인 게, 사촌 형은 실수로 핸드폰을 집에 두고 왔다고 한다. 같은 곳을 가는데 서로 연락도 못 하고 지나칠 뻔한 거지.
가는 길은 꽤 멀었다. 안 그래도 별로 할 얘기가 없는데 사촌 형이랑 할 얘기도 다 떨어졌다. 아직 도착하려면 멀었고. 피곤해서인지 가방에서 저번에 받았던 문제들도 눈에 안 들어온다. 가만 있자... 목적지가 어디였지?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뭔가 그럴 듯한 역 이름이 나올까... 아니었다. 전에 갔던 곳이랑 같을텐데, 이상하게 기억이 잘 안 난다. 사촌 형한테도 물어 봤더니 역시 잘 모르겠댄다... 뭐야. 문제집들을 뒤적였다. 혹시 행사 위치가 나올까 해서. 일단 여기서 끝.
1.5.
여긴 어디? 아, 직장이네. 아까 건 전부 꿈이었군. 꿈이라서 다행이기도 하고. 근데 아직 졸림.
2.
뭐 어떻게 해서 도착했다. 흠? 예상과는 달리 다른 분위기의 행사였다. 주변에 바다가 있나? 모래장 위에서 행사가 열렸다. 난 어째서인지 게임 CD를 가지고 와 있었고, 같이 온 사촌 형한테 빌려줬다. 어디선가 할 데가 있는듯. 그러다 웬 여자분하고 얘기를 했는데, 아쉽게도 이 분은 못생겼다. 근데 자꾸 나하고 뭔가를 하려는건지 날 어디로 데려갔다.
난 뭔지도 모르고 그냥 따라갔다. 사실 행사 치고 심심했기 때문에... 근데 이 분은 나와 같이 잘만 걸어가다가 갑자기 누군가로부터 몸을 숨겼다. 나도 같이 숨었다. 하지만 누구에게 들키면 안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도 우리를 신경쓰는 것 같지 않은데 자꾸만 피하려 한다. 그 와중에 여자분은 담배를 피웠다. 담배까지 하다니.
이젠 대놓고 허름한 어느 수퍼로 들어가자고 한다. 여긴 뭐... 이렇게 불결할 수가 없었다. 벽은 시멘트고, 먼지와 담배연기가 마구 날렸다. 심지어 종잇조각, 꽁초, 라이터 등 눈에 보이는 쓰레기들이 공중에 떠 다닌다. 공기가 매우 안 좋으면 이렇게 되기도 하나? 손으로 휘휘 저으니까 몇몇 쓰레기들이 땅으로 떨어지더라. 이런 곳에서 장사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네.
거기서 나오고 나서 여자분은 볼일이 있다면서 혼자 다른 곳으로 갔다. 난 할 게 없어서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갔다. 가 보니 무슨 게임이 나오는데, 알고 보니 내가 가져온 게임 CD로 돌아가는 게임이었다. 사촌 형이 하다가 어디 갔구만? 마침 아무도 안 해서 내가 했다. 하는 도중에 그 여자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다. 난 솔직히 심심해서 다시 돌아갔다고, 지금 다시 간다고 답장했다. 다행히 그런 걸로 뭐라 안 하는 듯.
근데 아깐 분명 직장에 있었거든? 그런데 내가 왜 갑자기 이런 데에 와 있지? 설마 이게 꿈인가? 꿈인데 아무 느낌도 안 들었다. 만약 정말 꿈이라면 꿈이란 것을 눈치챌 수가 있나? 근데 정말 꿈이었다.
2.5.
다시 직장에서 책상 앞에 앉아있었다. 아까 것이 정말 꿈이었다니. 꿈 속에서 꿈인 걸 알았다면 뭔가 재밌는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었을지도.
3.
학교 수업에 들어왔다. 늦은 건 아니지만 다른 수강생들이 먼저 와서 떠들고 있었다.
난 잠시 화장실을 가러 나갔는데, 그 때 수업이 시작했나보다. 다시 들어왔을 때 좀 늦게 들어왔지만 다행히도 뭐라 안 하는듯.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칠판에 금이 가 있었다. 이 칠판은 유리로 덮여 있고 그 위에다 뭔가를 쓰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무슨 볼일이 있는지 교탁 뒤에 앉아서 뭘 보고 있는 것 같은데, 보통 일이 아닌지 한참 그러고 있었다. 그러다 금이 난 부분의 유리조각이 후두둑 떨어졌다. 깜짝이야. 다행히 유리조각이 떨어진 부분은 선생님이 있던 곳이 아니었다. 수강생들 중 한 명이 나와서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들을 치웠다. 하지만 칠판 유리는 그 쪽 뿐 아니라 선생님이 앉아 있는 곳 바로 위에도 금이 가 있었다. 대체 어쩌다 유리에 금이 갔는지도 궁금하지만 이번엔 선생님 바로 위로 유리가 떨어질까봐 겁이 났다. 하지만 선생님은 뭘 하느라 안 일어나시지?
3.5.
직장이다. 이게 생시였네. 아까 학교 수업에 있던 곳이 생시고, 직장이 꿈인 줄 알았다. 헷갈려 죽겠다.
4.
뭔가 신기한 얘기를 들었다. 교실 같은 곳에서 날 포함에서 빙 둘러 앉았다. 그들 중 ㅇㅈ이라는 애가 자신의 꿈 얘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면, 어떤 게임 회사에서 게임의 스토리를 지어내는데, 그 스토리가 너무 심오하고 비밀이 많이 숨겨져 있어서 게이머들이 아직 못 푼 비밀이 많다고 한다. 근데 신기하게도, 그 비밀들 중 일부는 게이머들의 꿈에서 밝혀질 수 있다고 한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ㅇㅈ은 자신의 꿈에서 수십 개의 큰 원기둥을 봤는데, 높이가 전부 제각각이라고 한다. 이것 말고도 더 무슨 얘기를 했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이젠 다른 사람들이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 풀 차례다. 꿈에서도 직설적인 내용이 나오지는 않는구나.
이번에는 내가 꿈을 꿀 차례다. 지금 자서 꿈에서 뭘 봤는지 알려달라고 한다. 그래서 난 '억지로' 거기서 자게 됐다. 음... 나도 수십 개의 원기둥이 나오는데, 다른 게 있다면 이 원기둥들의 높이가 계속 변한다는 점이다. 마치 오디오에서 음악이 재생될 때 보이는 주파수 그래프를 보는 것 같다. 원기둥들이 하도 막 바뀌어서 무슨 음악인지 알 리도 없고. 아쉽지만 이게 내가 본 거다.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줬다.
근데, 요즘은 과학이 너무 발달한 나머지 다른 사람이 어떠한 내용의 꿈을 꾸도록 할 수도 있나? 어떻게 한 거지...
4.5.
어? 아놔 또 꿈이었어. 이젠 꿈 속에서도 꿈을 꾸는구나. 하루에 꿈을 몇 개씩이나 꾸는거야. 이제 그만 자야겠다. 꿈을 많이 꿔서 이젠 뭐가 꿈이고 뭐가 생시인지도 분간이 잘 안 되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디자인 자체가 아줌마 아저씨만 입게 생기지 않음?? 캐나다구스도 ㅇㅇ
-
어디감?
-
베르테르 72번 2
호에
-
닉 바꿈요 6
.
-
묵묵히 삼수
-
얼버기 12
다시 잠들수도..
-
[성적 인증] https://orbi.kr/00071836019 [칼럼글 모음]...
-
상식적으로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 와서 돈 받고 팔려가듯이 결혼하려는 사람 중에...
-
전문직들이 뽑은 전문직 수입 순위 # 동일티어내 앞일수록 평균수입 높음 1티어:...
-
잇올 지금 교실로 관리자한테 말하고 들어갈수있나요? 1
레전드 늦잠자서 지금 들어가는데 책이 다 자리에 있어요 원래 안되는거 알긴 한데..
-
화작 언매 고민 0
작년에 9모까지 언매 공부하다가 9모때 언매 3개틀리고나서 수능때 화작으로...
-
팀 07 파이팅
-
안녕하세요 반수생이고 작년 수능 안 보고 재작년에 화학 2등급 떴습니다 현역 때도...
-
나 변비인듯ㅠㅠ 2
왜그러냐 그래서 항문도 ㅈㄴ아픔 어제 피도 ㅈㄴ묻어나오더라 항문이 아파서 그런지...
-
한양대 빵 질문 0
한양대 낮공말고 중간공이상중에 빵난경우 몇점까지 뚫렷나요?
-
얼버기 2
한시간만 다시 자야지
-
뭐든지 과유불급이군
-
오점뼈 1
오늘 점심 뼈해장국이라는 뜻
-
하 #~# 0
어제 겜 할일 안 하고 잠들어서 조졌네 이번달은 할일 밀리면 안 됐는데
-
ㅇㅅㅇ
-
지급 준비 제도 등 - 수특 독서 적용편 주제 통합 09 0
안녕하세요, 디시 수갤·빡갤 등지에서 활동하는 무명의 국어 강사입니다. 오늘은 올해...
-
멍청한 내 머리가 싫다
-
배고프당 0
-
재종 악몽 꿈 2
불켜놓고 자면 높은 확률로 악몽 꾸는 듯 대충 내용은 어느날 재종을 안 가고 집에서...
-
육군이면 집앞으로 갈 방법은 없죠...? 연고지복무병 모집 대상지역은 아니던데,,,
-
온리 수의대 지망생 4수 시작 선택과목 조언 좀 ㅠㅠ 0
4수 할건데 사탐, 확통을 해도 되는건지 그냥 정석대로 미적, 과탐을 해야 하는지...
-
예?
-
안녕하세요 '지구과학 최단기간 고정 1등급만들기' 저자 발로탱이입니다. 지난 1년간...
-
ㅠㅠ ㅠㅠ ㅠㅠ 김민정 나의 썩은 장기라도 가져가
-
힘내라 샤미코
-
지금 시대인재 라이브 수강신청해서 들을 수 있나요.?
-
뭐 면접 점수 내신 점수가 영향을 줬는지 나보다 정시 환산점 이하인 애들은 최초합,...
-
화학 어렵다 2
어제 밤에 연등하면서 넋이 나가버림 ㅋㅋㅋ
-
이걸 동시에 하는 건 좀 모순적인 일일수도 있겠다 싶네요 고교학점제 취지가 진로를...
-
내 친구가 수능 만점받고 설의합격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친구한테만 모든...
-
고관절 스트레칭 0
-
남 안 될 거라 단정하고 처 말하는 심보가 대체 뭐임 정 존나 떨어지게 시발
-
학원 도착함 1
-
칠리콩까네 칠리콩까네
-
칠리콩까네 칠리콩까네
-
걍 이제 난 무적임
-
오늘일정 4
헬스장갓다가병원갔다가 두끼갔다가카공하기
-
ㅈㄱㄴ
-
??
-
출하싫 3
날씨 호달달
-
소신발언 7
아무리 좋고 뛰어난 강사나 선생님이어도 강의가 모든 학생의 만족을 충족하기 어려움....
-
얼버기 4
-
금살껄 4
라고할때살껄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