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결 있는 지문이 있을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5585024
역사가 신채호는 역사를 아와 비아의 투쟁 과정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가 무장 투쟁의 필요성을 역설한 독립 운동가이기도 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의 이러한 생각은 그를 투쟁만을 강조한 강경론자처럼 비춰지게 하곤 한다. 하지만 그는 식민지 민중과 제국주의 국가에서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민중 간의 연대를 지향하기도 했다. 그의 사상에서 투쟁과 연대는 모순되지 않는 요소였던 것이다. 이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사상의 핵심 개념인 ‘아’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신채호의 사상에서 아란 자기 본위에서 자신을 자각하는 주체인 동시에 항상 나와 상대하고 있는 존재인 비아와 마주 선 주체를 의미한다. 자신을 자각하는 누구나 아가 될 수 있다는 상대성을 지니면서 또한 비아와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아가 생성된다는 상대성도 지닌다. 신채호는 조선 민족의 생존과 발전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조선 상고사』를 저술하여 아의 이러한 특성을 규정했다. 그는 아의 자성, 곧 ‘나의 나 됨’은 스스로의 고유성을 유지하려는 항성과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적응하려는 변성이라는 두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였다. 아는 항성을 통해 아 자신에 대해 자각하며, 변성을 통해 비아와의 관계 속에서 자기의식을 갖게 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자성이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화한다고 하였다.
신채호는 아를 소아와 대아로 구별하였다. 그에 따르면, 소아는 개별화된 개인적 아이며, 대아는 국가와 사회 차원의 아이다. 소아는 자성은 갖지만 상속성과 보편성을 갖지 못하는 반면, 대아는 자성을 갖고 상속성과 보편성을 가질 수 있다. 여기서 상속성이란 시간적 차원에서 아의 생명력이 지속되는 것을 뜻하며, 보편성이란 공간적 차원에서 아의 영향력이 파급되는 것을 뜻한다. 상속성과 보편성은 긴밀한 관계를 가지는데, 보편성의 확보를 통해 상속성이 실현되며 상속성의 유지를 통해 보편성이 실현된다. 대아가 자성을 자각한 이후, 항성과 변성의 조화를 통해 상속성과 보편성을 실현할 수 있다. 만약 대아의 항성이 크고 변성이 작으면 환경에 순응하지 못하여 멸절할 것이며, 항성이 작고 변성이 크면 환경에 주체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여 우월한 비아에게 정복당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아의 개념을 통해 우리는 투쟁과 연대에 관한 신채호의 인식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에 직면하여 그는 신국민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조선 민족이 신국민이 될 때 민족 생존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신국민은 상속성과 보편성을 지닌 대아로서, 역사적 주체 의식이라는 항성과 제국주의 국가에 대응하여 생긴 국가 정신이라는 변성을 갖춘 조선 민족의 근대적 대아에 해당한다. 또한 그는 일본을 중심으로 서구 열강에 대항하자는 동양주의에 반대했다. 동양주의는 비아인 일본이 아가 되어 동양을 통합하는 길이기에, 조선 민족인 아의 생존이 위협받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식민 지배가 심화될수록 일본에 동화되는 세력이 증가하면서 신채호는 아 개념을 더욱 명료화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그는 조선 민중을 아의 중심에 놓으면서, 아에도 일본에 동화된 ‘아 속의 비아’가 있고, 일본이라는 비아에도 아와 연대할 수 있는 ‘비아 속의 아’가 있음을 밝혔다. 민중은 비아에 동화된 자들을 제외한 조선 민족을 의미한 것이었다. 그는 조선 민중을, 민족 내부의 압제와 위선을 제거함으로써 참된 민족 생존과 번영을 달성할 수 있는 주체이자 제국주의 국가에서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민중과의 연대를 통하여 부당한 폭력과 억압을 강제하는 제국주의에 함께 저항할 수 있는 주체로 보았다. 이러한 민중 연대를 통해 ‘인류로서 인류를 억압하지 않는’ 자유를 지향했다.
문단 간의 연결성도 그렇고 지문 다 읽고 나면 who 신채호 편 읽은 느낌 들 정도로 가슴이 웅장해지는...ㅠㅠ 오르비에서 놀고 있는 현역들은이거라도 읽어봅시다ㅡㅡ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힘들어
-
1%의 확률로 현역들이 대거유입해서 물리화학 표점이 괜찮은 세계선이 발생할수도...
-
원래도 곱창나잇엇음 22 23때 갑자기 좀 좋아졋던거고
-
요새 사탐런 고민하는데 15
원과목은 일단 답이 안보임 그래서 투과목 끼려했는데 재종 + 각종 실수표본이...
-
고정1은 재능없이 가능한 수준인가 사실상 고정1 경지면 잘 풀리면 만점도 가끔 나오는 수준인데
-
저는 이제 고2 올라가는데 고1 때 과학이 사회보다 훨씬 쉬웠어요. 그리고 과탐...
-
신경 끄고 공부나 하라는 배려 goat...
-
쌍지러 였는데 등급이 잘 안나와서 한국지리 사문 조합으로 가려고 하는데 사문 어떤가요..
-
..................................................
-
잊어가겠지 점점 8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니깐 그냥 인연이 아니었던거야
-
지2 고정인데 물2화2생2생1 중에 고민중이에요
-
그래 ㅆㅂ 난 원래 여기 다니기 싫었어
-
내일 도로주행 시험...이라 일?찍 자러가요
-
몇살부터 아저씨인가 16
오르비 여론조사
-
다들 07 08은 정시하면 ㅈ된다고 하던데.. 남은 1년 6개월 동안 거의 매일매일...
-
고1 때 모고 국어 30점대 (찍은거 제외) 모고 영어 40점대 (찍은거 제외)...
-
애인하고헤어지고이제왓다
-
뭐하지
-
그놈도 요즘 안오네 13
오르비가 얼마나 망한거임..
-
얼버기 1
얼버잠
-
빨래끝나면 걍 씻고 자자
-
흥분 실습 근수축 실습 유전 실습
-
이거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겠네 소식만이 답인가
-
진짜개멋있다.. 0
인터넷 방금 개통했냐는 말은 ㄴㄴ..
-
선대는 안했음 4
도파 유튭봄 지금 머리가 너무 아픔
-
우효we
-
요즘 분위기 험악하네 10
걍 기하나 풀지
-
이새기 요새 왜케 정신을 못차림?
-
사탐 공대 0
공대 적응목적으로 물리치는거 별론가요 그냥 사탐할까요..?? 하.... 물리 내신도...
-
강의실 좁아서 다 붙어앉거나 교수님 목소리가 작거나 판서 안보이면 진짜별로...
-
제 꿈 꾸세요
-
형들은 말 놓으라고하는데 막상 말놓기 쉽지않음
-
점점 손창빈쌤 수업하다보니까 고능아풀이같아서 하아.. 아직 덜 읽히는게 당연한거겠죠...
-
지방 ㅈ반고인데 수능 잘 보면 서울대 지균 주겠죠? 9
재수생이고 점수 간당간당하면 지균 달라 하려고 해서요 혹시나 현역중에 서울대...
-
성격같은게 훨씬 더 중요하지 물론 나이차이가 4살 넘게 나고 이러면 좀 문제가 있을지도
-
물1 생윤 선택했는데 물리를 사문으로 바꿀지 계속 고민중입니당.. 사문 완전...
-
형 취급 안해주는게 사실인가
-
현역 사탐런 0
사탐런에 대한 생각이 어떠신가요? 일주일 사문 생윤 공부량이 어느정도 될까요?...
-
술마시고 자기전에 가볍게 들어왔던거같은데
-
저작권 어쩌고저쩌고 이슈 있던데 전지문 실려있는건가
-
옮만추ㄱㄱ 7
벚꽃축제날 여의도ㄱㄱ
-
테두리 좀 그려줘 제발
-
뭔가 흐뭇하고 좋네 성취감이라는게 공부할때 도움이 많이되는듯
-
ㅇㅈ 1
-
그걸 보면서 시대 급식을 배급받는 나
-
[단독] 선관위 사무총장 아들, '2인 가구'로 속여 13개월간 월세 지원…연수 선발 추천서도 '조작' 2
[앵커] 여론이 얼마나 나빴으면 기세등등하던 선관위가 두 차례 서면 사과를...
-
불쾌하고 돈아까움 노르웨이의 숲의 아류작
-
백분위 50대 정도 5등급이고 현재 시발점 듣고 있는데 같이 풀 문제집으로 어떤 게...
-
하아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