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lved Slave II [872525] · MS 2019 · 쪽지

2021-01-21 13: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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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가 부족하다 싶으면 일단 많이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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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기초가 부족하다는 건, 연산 실수가 흔하거나 정말 사골만큼 반복되고 뻔한 유형인데 어느 지점에서 막혀서 시간을 불필요하게 소비하는 경우입니다.


가끔씩 질문하시는 분들 보면 이런 기초가 부족한 걸 자신이 고른 교재의 문제 퀄이 최선이 아니기에 좋은 문제를 엄선한 문제를 풀다보면 저절로 나아질 거라 생각하시는데, 아니요? 그게 제일 문제 퀄과 무관하게 무식하게 문제만 주구장창 풀어도 해결되는 거에요.


제가 오르비에 문제 답변하는 걸 보면 빠른 거는 1분, 좀 오래 걸린다 싶은 문제는 15분 안에 일일이 타이핑해서 답변할 겁니다. 이 속도로 답변하려면 노트에다가 써가면서 풀고 이걸 타이핑해서는 느려요. 대부분 눈으로 쭉 문제를 읽고 문제를 기억한 상태에서 타이핑하면서 라이브로 풉니다. 


그럼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실수가 거의 없이 빨리 푸는 걸까요? 머리가 좋아서? 아뇨, 머리가 좋았다면 애초에 N수를 할 이유가 없죠. 그냥 많이 풀어봤어요. 정말 많이.


그동안 제가 수학에서만 푼 문제량을 최소한으로 잡아보죠. 1994년도 수능부터 최근 수능 기출까지, 6,9평 평가원은 03년도부터 도입되었으니 매해 90문제씩은 17년이니 1530제, 30문제씩 9년이면 270제, 총 수능, 평가원만 해도 1800제입니다. 교육청도 05년도인가부터 쭉 풀어봤으니 3,4,7,10월 총 1년 당 120문제씩 15년, 1800제를 또 풀어봤습니다. 그리고 사관학교, 경찰대 문제도 매번 풀어봤고, 이건 10년도부터 풀었다 하면 550제입니다.(경찰대는 25문제입니다.) 이를 다 더하면 4150제입니다. 해당 숫자는 가, 나형 다 풀어봤지만 가형만 포함해서 나온 숫자입니다.


순수 이과 범위로만 기출로만 4000문제 넘게 '중복 없이' 풀어봤고, 이걸 제외하고도 수학의 정석 연습문제, 예제, 유제 모두 직접 손으로 풀어봤습니다. 여기다가 학생들이 오르비, 카톡방으로 물어본 문제 수까지 다 합치면, 10000문제는 반드시 넘어갑니다. 


그럼 이 많은 문제들을 풀면서 매번 쓰고 있었을까요? 아뇨, 어느 순간부터는 일정 이하 난이도는 머릿속에서도 풀이를 전개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이미 여러 번 본 숫자들을 기반으로 계산도 맞는 숫자인 걸 빨리빨리 확인할 수 있고,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면 난생 처음 본 발상이 아닌 이상 기존에 썼던 풀이랑 엮어서 식 형식을 바로 만들고 숫자만 달라진 꼴로 계산하면 압도적으로 빠르게 풉니다. 


복잡한 계산 싫다고 싫증내지 마세요. 오히려 계산을 할 수 있기에 괴랄하고 기괴한 발상을 안 쓰고 안전하게 풀 수 있는 겁니다. 진짜 어려운 것들은 계산이 문제가 아니고 생각해내는 발상 자체가 문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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