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읽고 생각을 해보세요 진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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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질문
선생님 안녕하세요. 평소 수능국어에 관심도 많고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하는 예비 고2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말씀 드릴 고민 관련 내용은 절대 절대 절대 절대 많이 했다고 자랑하는게 아닙니다)
중3떄부터 포만한 열심히 해서 여러 국어 강사들 컨텐츠, 강의도 많이 접했고 방법론 이런 것도 굉장히 많이 배웠습니다.
나름 독해력도 ( 제 생각이지만) 나쁘지 않다 생각해서 2019년 당시에 평가원 기출도 풀고, 구조독해 하는 강의도 듣고, 독학서(문학) 도 떼고, GRIT 심화(리트 미트 디트) 도 풀고, 나쁘게 얘기하면 굉장히 겉멋이 들어 있었습니다. 중3때 20수능 풀어서 문법 2개 틀리고 87점이 나와서 의기 양양 했죠....
하지만 저는 수능 국어 100점을 맞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렇게 자위질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실력 향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여러 칼럼들에게 들었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20수능, 21수능이 지나가고 저는 구조가 아니라 본질, 미시적인 독해를 잘하는 사람이 결국 수능을 잘보고, 구조는 지문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구조를 파악한다고 국어 100점을 맞는 건 절대 아니라는 걸 꺠닳았습니다.
저는 고2이고 시간적 여유가 없기에 1년을 바라보고 국어의 본질을 파혜치는 강의(심찬우선생님과 같은) 는 듣기가 조금 힘듭니다. 사실 오늘 심찬우 선생님의 문학을 처음 듣고 그저 감으로, 빠르게 내용일치로 문학을 풀면 된다는 제 생각과 완벽히 상충되는 터라 3월이 지나면 개학이라 무조건 그만두어야 하는데, 내가 이 선생님의 깊은 강의를 체득할 수 있을 까 라고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이런 제 상황에서 그저 독서를 많이하고, 사설 모의고사를 풀어서 한 자 한 자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것일 까요
국어 공부를 할 떄 지향하는 점을 정해서 노력해야 하는것 아는데, 애매한 지식과 독해력, 겉멋 떄문에 과도기인 지금 상황에서 방향성을 잡기 어렵습니다.조언부탁드립니다
나의 답변
장문으로 질문을 해주었으니 저도 장문으로 답변해야 할 것 같군요.
왜 내가 국어와 전혀 관계가 없는 전공을 하면서도 이 바닥에 있는지 궁금해 본적이 있는가? 그건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책을 읽는 사람들이 결국은 공부도 잘하고 통찰력도 높다는 말을 듣고 학교가 끝난 시간에 학원보다는 서점에서 살았기 때문이야. 나는 수능에서도 백분위로는 국어를 제일 못봤지만 내가 강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비문학과 문학 지문을 이해해보려고 온갖 쌩쑈를 하는 과정에서 이 일을 즐겨하게 되었고 지금의 내가 있는거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좋아하게 된 게 하루 이틀 책 읽었다고 그렇게 된게 아니야. 매일 매일 영화 보고 싶고 그냥 놀고 싶은 마음을 억눌러 가면서 1시간, 2시간 읽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린거지. 마침 물에 잉크를 풀어놓으면 한순간에 물의 색깔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잉크가 물에 풀리는 것 같은 것이지.
그러한 좋아하는 마음이 결국 글을 깊이 있게 읽게하고 글에 대해서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이고 그러한 자세가 결국은 수능에서 백분위 100을 결정하는 문제를 맞추도록 하는거야. 내가 절실히 느꼈던 것은 현역, 재수때 모두 4등급이었던 학생이 삼수때 1등급을 받은 학생이 '글을 읽는 방법이 마음으로 느껴질 때에서야 비로소 성적이 오른다.'라고 말했을 때야. 본질적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없다면 너가 생각하는 성적 상승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3학년이 곧 되는 입장이면 내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겠지만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는 시점인데 이러한 실천을 해볼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위의 학생도 나한테 삼수 6월때 와서 수능때 1등급을 맞았으니까. 정리하자면 시간은 충분하니까 본질적인 실력을 올릴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지문을 읽고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해봐. 그러한 자세는 겉보기에는 느리지만 마지막에 너를 웃게 할꺼다. 건승하고 모르는 점 있으면 언제나 질문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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