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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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때는 4년전 즈음일겁니다 (2021년이니!)
솔직히 전 되게 어렸을 때부터 밝은 성격이었어서,
친구들한테 장난도 잘 치며 지냈습니다.
아무래도 성숙하지는 못했는지, 욕을 한 건 아닌데
제가 과하게 친한척을 하는 게 많이 짜증났었나봐요 ㅎㅎ
(솔직히 이건 지금 제가 봐도 ㅇㅈ.. 오지랖 심했었음)
한 친구한테 그렇게 친한척을 많이 하니까 (그냥 아무 목적 없었음요;)
(제가 ㅂㅅ으로 보였겠죠 하핳..)
어느 날부터 학원 반 애들이 저를 볼 때마다 웃고
제가 그 반에 어떤 친구 옆에 앉든
나머지 애들은 제 옆에 친구를 보며 웃더군요.
왜 웃는진 몰랐는데
이미 저는 그 친구들의 장난감이 되어있었어요 ㅎ..
그래서 그게 따돌림인걸 알게 된 건
시간이 좀 더 흐른 후였습니다.
어느 날은 제 옆의 친구한테 반 애들이 그러더군요
'야 ㅇㅇ아~ 뭐하냐' (ㅇㅇ은 제 이름)
그 말을 들은 친구는 '다시 말해봐 ㅂㅅ아 ㅋㅋ' 라고 장난식으로 응수했고
그때쯤 좀 감이 오더군요;
근데 그건 시작이었고
또 언젠가부터 그 반 애들 전부가 인위적으로
제 말을 일부러 씹기 시작했어요.
그것까진 그냥 참으면 됐고, 그럴 수도 있는건가? 하면서 긴가민가 했던거 같아요.
어차피 학원에 가는건 공부하려고 가는 곳이니까..
그리고 결정적인 타격이 찾아왔습니다.
전 수업에 10분정도 늦었어서 허겁지겁 오고 있었고
앞에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평소처럼 그냥 자리 찾아 앉아보려 하는데
갑자기 맨 뒤에 앉은 친구가 그 반에 다른 친구보고
'야 새꺄 니 친구왔다'
라고 했고
망설임 없이 모든 친구들이 다 웃었어요.
(근데 막상 니 친구왔다 라는 말 들은 친구는 '뭐야 왜 ㅈㄹ이야;;' 이랬어서,
지금까지도 그 친구와는 잘 지내고 있네요 :D)
멍~
그때 제대로 체감했던거 같아요.
'아 난 ㅂㅅ이었구나 진짜로.. 이렇게 될때까지 하나도 몰랐다니..'
근데 이미 그렇게 분위기가 변한걸 어떡해요 ㅎㅎ
그 뒤로는 거의 일상이 됐죠.
학원에 누가 들어오든
'야 ㅇㅇ이 왔다' (제 실명)
'아이 ㅅㅂ 하지 말라니까'
(다같이 웃음)
의 래파토리가 주를 이루었고
1년 내내 그러다 보니
제 중학교 생활의 끝은 피해망상의 집합체가 되어있었네요.
지금도 그 피해망상이 저를 비집고 나올때면 끝도 없이 제가 한심해지곤 한답니다.
제가 저항이라도 해보고 처음부터 기를 다 죽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었을텐데,
왠지 모르게 전 주먹이 안나가더라고요 (ㅎㅎ.. 병신..)
전 누구한테 화를 내려고 해도, 제가 잘못한게 아니에도
바로 식은땀이 나는 성격이라 화도 잘 못낸답니다 ㅎㅎ
그 이후에 '새꺄 니 친구왔다'
라고 말한 친구는 같은 고등학교까지 와서 마음 진짜 힘들었는데,
자기가 그런말 했는지도 기억 못하더라고요 (ㄷㄷ)
제가 철들기도 했고 어느정도 사회화가 돼서
고등학교 와서는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난거 같아요.
그런 점에서는 제 인생이 마냥 저주받은 삶만은 아닌 것 같아 감사하네요..
제 이름 부르면서 놀던 주동자들은 얼추 세보니까 넷정도는 메이저 쪽 의대 갔다고 소식을 들은거 같네요.
또 다른 한명은 이번 수능을 2~3개 정도 틀렸다고 엄마가 알려주시더군요.
그래도 애새끼가 공부는 잘했어서
엄마가 'ㅇㅇ이 잘하죠~' 라고 하면서 통화하는 걸 종종 들을 때면 치가 떨리고
거기다 데고 욕을 한두마디 하면
엄마는 저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상하다 쳐다보곤 합니다.
왜 과거에 연연하는 병신짓을 하냐고.
이해가 안되진 않습니다.
저도 그만큼 멸시받을 정도로 바보같았으니까요.
엄마의 말을 들으면서 욕을 하는 제 자신을 볼 때면 한심하고 또 한심합니다.
그리고 현재.
저는 지금 재수하고 있고
그들은 의예과 21학번이 되겠지요.
씨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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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감사합니다..
저도 되돌아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