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김씨 [300797] · 쪽지

2013-01-12 02:10:40
조회수 2,117

하... 제가 미쳤나 봐요 9급이 우습게 보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진심 미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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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일반행정직을 준비하고 있는 27살 남자입니다.

전에도 이와 관련돼서 여러번 썼지만 여러가지 질병으로 인해서

우여곡절이 참 많은 삶을 살았습니다. (딱 1가지 아파서 좋은 점은 군대 안가고 공익간거 ㅠㅠ)


   근데 어쭙잖게도 나도 모르게.... 정말 이러면 안되는데......

자꾸 나는 9급따위는 내 수준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자꾸 나도 모르게 드네요...



 나랑 비슷한 수준인 애들, 아니 나보다 못한 애들이 나보다 좋은 대학을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나보다 못한 애들이 지거국 가고 비슷한 애들이 중경외시를 가는 모습을

보면서.... 미치도록 화가 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 소식을 들어보니...

9급 준비하는 제가 초라할 정도로 다들 잘 나가고 있습니다..

공기업에 금융권에 급수 높은 공무원 시험 붙어서 잘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겪다보니 제가 지금 공부하는 9급시험이 참으로 하찮게 느껴지네요....

지금 본격적으로 공부한지 한 2개월 됐는데 대충 문제 풀어보면... 물론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정말... 진짜... 이건.... 나를 능멸하고 놀리는 듯한 문제들이 나올때마다 화가 많이 납니다..

이를 때면 영어에서 주어 찾는 문제가 나오고.... 그것도 공무원 기출 시험에서 말이죠....

그리고 나도 모르게 생각 합니다.."성균관대 갈 실력이었던 내가 이 하찮은 9급시험을

보는 것.... 정말 서글픈일이다..."

 물론 제가 올해 공무원 시험에 붙을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한 병을 앓고 있어서 기껏해야 하루에 6시간 정도밖에 공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정말 9급 과목 내용들......

이론 강의 한번 듣고 여러번 복습하고 문제 풀이하면 충분히 합격가능하지 않나

하는... 나도 모르게 교만한 생각을 하곤 합니다....

 노량진에서 3년 4년간 9급 시험 준비한다는 말도.... 정말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갈때가 많이 있습니다....

  뉴스보도에서 9급 시험합격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하는데

그말도 너무나 과장됐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 일까요...

제가 열등감의 발로에서 이런 생각이 나는건지, 아니면 정말 9급시험에 자신이 있어서 그런건지

정말 혼란스럽습니다...

 9급도 정말 소중한 직업인데 이런 시험을 아직 시작도 얼마 되지 않은 내가 얕보고 있다는 게

참 한심스럽게 느껴집니다....


물론 이런 글을 9꿈사에다는 안씁니다..

어차피 써봤자 합격하고나서 그 말 하라고 욕이나 얻어 먹겠지요...

하지만 오르비는 제가 봐도 상당히 인격적인 분들이 많으셔서....

그냥 답답한 마음에 이 새벽에 주저리주저리 글을 쓰네요...

이틀전에 병원 들렀다가 공무원 준비하는 친구와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5년전쯤에 한 2달 공부해서 토익 855점을 맞은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저한테 푸념하는

겁니다.... 5개월을 공부했는데 600점이 안 넘는다고 하고 말이죠...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5개월 공부했는데 토익 600점이 안되는 이 친구랑 나랑 같이 합격을 해도 결국

이 친구와 나는 같은 직급 같은 신분계층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겠구나 하는 ...

그런 생각들....

 
 저도 이런 생각들 너무 부끄럽고 잘못됐다는 것 잘압니다...

수도권 사립대 나온 주제에 우월감 갖고 있다고 머라 하셔도 좋아요...

저는 이런 모든 사실을 다 아는데도 어쩔 수없이 이런 마음이 자꾸 드네요....

그때 아프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9급 준비하는 공시생은 되지 않았을 텐데.....


  물론 앞으로도 9급 시험은 열심히 준비 할겁니다..

공부할때마다 들어오는 강박사고와도 열심히 싸우면서 나갈 겁니다...

휴... 이렇게 글을 쓰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 진 것 같아요..

두서없이 쓴 제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모두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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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한가자 · 335754 · 13/01/12 02:16 · MS 2010

    우선 9급 붙으시고 나중에 시험 따로 준비하시길 바랄게요

    전 공시 준비자는 아니지만 몸이 안좋으면 정말 하루하루 컨디션이 다르거든요.

    장기전으로 7급 공부하시다가 큰 탈이 오면 이도저도 아니니 9급부터 빨리 붙으시고 다음 진로를 고민하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 종합예술인 · 270667 · 13/01/12 02:55 · MS 2008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Afue · 433339 · 13/01/12 03:13

    9급보다 7급을 공부하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그 두급을 올라가는데10~15년이 걸립니다. 7급 보시는게 훨씬 나을것 같아요.
    솔직히 9급은 다른 급에 비해서 허수가 다소 많다고 봅니다. 그리고 공부머리라는게 어느정도 존재하는것같긴해요... 부디 원하는 일 모두 대성하시길^^

  • 클래식베어 · 420923 · 13/01/12 04:01 · MS 2012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한만두 · 334475 · 13/01/12 08:47 · MS 2010

    9급은 80%가 허수래요
    그럼 나머지 20%가 경쟁하는건데 9급합격자 평균이 [국숭세단,중경외시]라는걸 봤는데 저 20%들도 지금 님이 생각하시는것처럼 매우 쉬우면서 나를 우롱하는거같은 느낌을 받았을겁니다 ㅇㅇ

    9급합격권에 드는 사람들은 9급시험을 안틀리기 시험으로 본다니까 님도 쉽다고 경시하지 마시고 안틀리기 위해 노력하시는게 좋을듯요 ㅇㅇ

  • sky워너비 · 390221 · 13/01/12 11:34 · MS 2011

    9급 합격하시고 현직에서 7급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더라고요 !

  • 대취타 · 243365 · 13/01/12 15:49

    9급을 붙은 뒤에 7급을 준비하는 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