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환자 수험생활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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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입시결과가 마무리 되어서 지난번에 약속드린 대로 허리디스크 환우들을 위한 수험생활 팁을 남겨볼까 합니다.
작년 4월 디스크파열 일주일후 찍었던 제 MRI 사진입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이 손상된 디스크입니다. 대충 이정도면 허리디스크로 공익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인병원 1군데, 대학병원 2군데에서 진료 받았는데 가는 곳 마다 군대 다녀왔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이미 전역했다고 하니까 얼마나 안타까워 하시던지 ㅎㅎ
아래는 올해 저의 과목별 공부량과 입시 결과입니다
입시 결과
최초합 - 가톨릭 관동대 의예과, 전남대 의예과, 전북대 의예과
1차 추합 - 영남대 의예과, 경상대 의예과
불합 - 순천향대
수능 성적
96/92/100/43/50 (국/수/영/생1/지1)
과목별 공부량
국어, 영어 - 수능특강, 수능완성
수학 - 수능특강, 수능완성, 수분감(미적분, 수1), 뉴런, 시냅스, 드릴+워크북, 킬링캠프 , 이해원 모고, 이해원 N제(수1, 확통, 미적분), 포카칩 N제, 일격필살 N제
지구과학1 - 오지훈 풀커리
생명과학1 - 백호 풀커리
저는 급성기때 통증이 워낙 심하여 한달이 넘도록 공부를 못하였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통증으로 장시간 공부하는 것이 힘들어 남들에 비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평소 1등급이 나오던 국어, 영어는 EBS 연계교제로만 공부하게 되었고, 나머지 시간을 몽땅 수학, 과탐에 투자했습니다. 사람들마다 디스크 정도는 다 다를테니 공부량은 참고만 하시고, 자기 몸 상태에 따라 부족한 과목은 더 풀고 자신있던 과목은 덜 풀고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래의 팁들은 제가 올해 수험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척추질환을 앓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작성해 본 것입니다.
1. 서서 공부하기
척추질환 커뮤니티를 가보면 수험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디스크 때문에 장시간 앉아있는 것이 어려운데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하는 것입니다.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앉아있는 것이 힘들면 서서 공부하면 됩니다.
위 그림은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나큼슨 교수가 살아있는 사람의 허리디스크(요추 3-4 디스크)에서 측정한 다양한 동작과 운동시 발생하는 디스크 압력을 막대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가만히 서 있을 때 압력을 시준(100)으로 잡았습니다. 보시다시피 서있을 때 보다 정자세로 앉아있을 때 오히려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박이 더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스크가 건강하신 분들은 오래 앉아 계시더라도 자세만 올바르면 크게 문제가 없지만, 저처럼 디스크가 손상되신 분들은 아무리 자세를 바르게 하시더라도 장시간 앉아있는게 누적될 경우 허리디스크가 심해지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 팽윤정도가 아니라 디스크가 돌출, 파열되신 분들은 웬만하면 스탠딩 책상을 사서 서서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인터넷에서 적당히 3~5만원 내외 스탠딩 책상을 사시되, 키를 고려하여 높이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사시면 됩니다. (남성 평균키인 173~174를 기준으로 높이 115~120정도 되는 책상이 적당합니다)
급성기때나. 허리통증 심할때는 20~30분만 서있어도 허리 아플건데 괜히 무리하지 말고 그냥 그정도만 하고 누워서 10~15분정도 쉬세요. 저도 초반에는 20~25분 서서 문제 풀고, 15분 눕고 이런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문제 푸는 시간 조금씩 늘려서 수능 직전에는 40분 문제풀고, 15분 쉬었고. 누워있는 시간에 가만히 쉬는 것도 좋지만 공부할 수 있는거 찾아서 해보세요. 저는 누워있을때 주로 인강듣거나, 영단어 암기하거나, 탐구과목 정리노트 같은거 보면서 개념공부 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표 짤때 인강 언제들을지 고려해서 짜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밖에서 좀 걷다오면 한동안 누워서 쉬어야 하니까 운동한 다음에는 한시간정도 누워서 인강 듣거나, 하는 식으로 시간표 짜면 버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2. 모의고사 끊어 풀기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80분, 100분 동안 앉아서/서서 모의고사를 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정시간이상 연속해서 문제를 풀게 되면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문제에 집중하기가 힘든 지경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과목들은 모의고사를 두 번 이상 끊어서 푸는 것이 낫습니다. 몇 번에 걸쳐서 풀지는 몸 상태에 따라 결정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수학 실모를 푼다고 했을 때 50분씩 두 번에 걸쳐 푸셔도 되고, 35분,35분,30분 이렇게 세 번에 걸쳐서 푸셔도 됩니다. 저는 통증이 심했던 초반에는 수학 실모를 세 번에 걸쳐서 풀다가, 통증이 줄어든 9월부터는 두 번에 걸쳐서 풀었습니다.
다만 초반에는 쉬는시간 빼고 자신이 문제 푸는 시간만 체크해서 실모를 푸셔도 되는데, 수능 2달가량 남은 시점부터는 끊어서 푸시더라도 중간에 쉬는 시간 까지 시험시간에 포함하셔서 푸셔야 합니다. 1~2달 만에 허리디스크가 급격히 호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때의 몸 상태로 수능을 본다고 가정하고 준비하시는게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 수학 실모를 풀 때 50분 풀고, 누워서 10분 쉬고, 다시 40분 푸는 식으로 100분을 채웠습니다. 국어도 비슷한 방식으로 35분풀고 10분쉬고 35분 풀어서 80분을 채웠고, 이때 누워있는 동안 가만히 멍때릴 수는 없으니 누워있는동안 이미 푼 문제를 검토할지, 아니면 다음 문제나 지문을 눈으로 풀지는 실모 몇번 풀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고르시면 됩니다. (당연히 시험편의 제공 대상자 신청 안한 사람들은 100분, 80분동안 쭉 문제 푸는 연습 하셔야 됩니다)
+참고로 저는 수능때 국어는 80분 내내 쉬지않고 풀었고, 수학은 중간에 10분정도 누워서 쉬었습니다. 영어는 50분동안 다 풀고 20분 동안 누워서 문제 검토했고, 탐구는 안 쉬고 쭉 서서 풀었습니다.
3. ‘시험편의 제공 대상자’ 신청하기
허리디스크 있으신 분들은 웬만하면 ‘시험편의 제공 대상자’로 수능을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시험편의 제공 대상자’란 지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 시각 장애인 등 장애가 있어 일반인들과 같이 시험보기가 힘들어 별도로 편의를 제공받아야 할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때 말하는 ‘장애’는 별도의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그냥 교육청에서 판단하기에 정상적으로 시험보기 힘들만큼 충분히 몸이 불편하면 됩니다.
신청하실때는 통상 수능 신청에 필요한 서류에 더해 시험편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대학병원 진단서만 있으면 됩니다. 수능 신청 기간이 되면 학교마다 교육청에서 파견 나온 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깨 수능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수능 접수 시 ‘시험편의 제공 대상자’, 항목 - ‘기타’ 로 체크하시고, 접수 받으시는 분께 허리디스크가 심하여 장시간 앉아있기가 불편하니 스탠딩책상 하나만 배치해달라고 부탁드리세요. 그러면 수능 당일 개인실에서 스탠딩책상과 일반책상이 구비된 상태로 시험을 보실 수 있게 됩니다. 추가로 수능 볼때 쉬는시간마다 누워있어야 하니까 간이침대나 메트릭스가 필요할건데 일단 교육청에 준비해줄수 있냐고 물어보고 없다고 하면 본인이 직접 챙겨가시면 됩니다. 저는 교육청에서 해당물품 없으니까 직접 가져오라고 해서 지인분께 간이침대를 빌려서 가져갔습니다..
4. 틈틈이 운동하기
수험생때는 당연히 운동하기 귀찮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공부하기도 바쁜데 수험생이 운동할 시간이 어디있냐 싶기도 했고요. 근데 저희같은 환자들이 수능볼때 하루종일 앉아서/서서 문제풀려면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봅니다. 1년동안 통증 참으면서 공부했는데 정작 수능날에 허리디스크땜에 수능 망치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최소 운동량은 '매일 정자세로 30~60분 걷기'고 추가로 여유되면 '사이드 플랭크/버드독/데드버그'중 맞는거 하나 골라서 매일 하는건데 운동 시간이나. 강도는 각자 허리상태에 맞춰서 하면 될것 같습니다. 저는 6월에 매일 30분 걷기로 시작해서 9월까지는 시간 늘려가면서 걷기만 했고, 9월말부터는 사이드 플랭크 양쪽 각각 5세트씩 20초 버티기 추가해서 했습니다.
지난번에 보니까 생각보다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는 수험생들 많은것 같던데 다들 허리디스크 잘 이겨내시고, 좋은 성적 받으셧으면 좋겠습니다. 추가로 궁금하신거 댓글로 남겨주시면 중간중간 들어와서 답변할게요.
참고할만한 사이트
1. 서울대학교 정선근 교수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fwHnETOc2DrYnBDPjxzKSA
2. 삼성서울병원 어환 교수님 강의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mA6itaqW9Vg
3. 척추질환 환우모임(네이버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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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디스크가아니구나...와
정성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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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감사해요근데진자대단하신분이신듯 ㅠㅠㅜ
무거운 물체 들고 걷는 동작입니다
네. 브릿지 운동은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권장하는 운동중 하나입니다.
네. 허리가 굽혀지지만 않으시면 됩니다
와 저는 56번 터져서 한쪽 다리가 저려서 감각이 없을 정도였는데... 입원하면서 신경주사 맞으면서 치료했었어요 진짜 디스크 안겪어본 사람은 그 고통 몰라요... 그냥 정신력 이런 소리만 하지.
맞아요. 사실 저도 디스크 터지기 전에는 허리디스크가 단순히 무거운거 들기 힘든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겪고나니까 생각이 확 바뀌더라고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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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시험편의 대상자 신청하면 그반에 학생여러명있나요? 아님 감독관이랑 1ㄷ1인가요?
개인실 사용하게 되며 시험편의 제공 대상자 1명당 감독관 2명이 들어옵니다.
2명한테 관찰당하면 부담스럽지않나용?
사람에 따라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긴 한데 저는 감독관분들을 감시하러 오시는 분들이라고 생각을 안하고 저 도와주러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봐서 그런지 부담스럽지는 않았어요. 실제로도 웬만하면 제 편의 봐주시려고 하시는게 보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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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대단하십니다사이드 플랭크 ㄹㅇ 도움됨
이제 현역인데 ㄱㅅ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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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디스크환자인데좋아요 누르고갑니다
아픈신데도 의대.. 대단하시네요...
혹시 쪽지로 내신 여쭤봐도 될까요??
3학년 1학기까지는 1.23/ 2학기까지 하면 1.31이요.
전남대가 졸업생도 1학기까지만 성적산출 했던걸로 기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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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존경스럽습니다 쪽지 확인해주세요정신과 질환이 있어도 객관적 서류 증빙이 가능하면, 시험편의제공 대상자가 될 수 있나요? (기간이 꽤 긴 편입니다.)
일반 시험장에서 수능보시기에 충분히 불편하실 정도면 가능할걸로 생각됩니다. 일단 해당지역 교육청에 문의해보시고, 만약에 그쪽에서 안될것 같다고 하더라도 수능 신청기간때 시험편의제공 대상자로 신청은 해보세요. 이게 어느정도는 담당 공무원 재량으로 받아주는것 같더라고요.
감사합니다. ^^
저는 현역인데 허리디스크 4,5번이 님보다 조금 덜 심한정도입니다. 왜 나만 이렇게 아픈가 생각이 들고 너무 힘들었는데 이 글을 보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도 님처럼 목표를 이루고 싶네요 시험편의제공대상자는 저도 고려해봐야겠어요
전 목디 환자구 목디걸린지는 6년차입니디 ㅠㅠㅠ 재수하느라 많이 목이 힘들었고 이제 3수들어갑니다 ㅠㅠ 종류는 다르지만 혹시 조언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혹시 다이어트해보셨나요? 다이어트하면 효과가 있다고 그러던데...
목디 진짜 힘들다는데 고생하셨네요. 우선 다이어트가 허리에 가는 부담을 줄여줘서 허리디스크에는 도움이 된다고 알고있는데 목디스크에는 큰 도움이 안될것 같아요. 애초에 살뺀다고 목이받는 무게가 유의미하게 줄어들것 같지도 않고요. 수험생활 관련해서 조언을 드리자면 정말 통증 심해서 못해먹겠다 싶을때 EBS에서 했던 메디컬 다큐 유튜브에서 찾아 보시면 멘탈캐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거에요, 여러 희귀병, 난치병 환자들도 어떻게든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나는 저분들 보다는 나은 상황인데 좀더 노력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앞집님. 저도 허리디스크 진단 받았는데 수능 응시해야해서요ㅠㅠ 혹시 접속해주시면 답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