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8일조지고수능공부 [824048]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1-01-03 05:28:40
조회수 7,082

반수 성공했는데 가족분위기 파탄났네요 (그냥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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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 여러모로,, 무휴학으로 XX대 법학과에서 자교로스쿨이 있고 좀 더 높은, 중앙대 공공인재로 옮길려 합니다. 작년에 XX대가 6지망이어서 아쉬운 마음이 자꾸 들길래, 다시 원서 넣고 이번에도 떨어지면 입시에 대한 집착도 버리자 싶었습니다. 작년엔 중앙대 공공인재를 예비도 못 받고 떨어져서, 원서 넣을 때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고 그래서 굳이 부모님께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화근이었습니다. 이번에 추합이 좀 많이 돌아서 결국 중앙대를 합격했고, 솔직히 중앙대 간다고 하면, 좋아하실 것 같아서 말씀드렸는데 엄청 혼났어요. 부모님께선 원서 넣기 전 상의 안한 게 너무나 불만이시고 '1년을 그냥 갖다 버린 거 아니냐' '재수랑 다름 없잖냐' 이러시더라고요. 그동안 상의 안하고 허락을 받는 게 아닌 통보 하면서, 무작정 엄마한테 금전적 지원을 요구했던 게 몇개 있어서 1시간 넘게 그냥 혼났습니다. (운전면허 시험 딸거니까 학원비 대달라, 복싱 할거니까 대달라 등등)엄마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상의 안하면 다신 너의 인생에 관여 안할거라고 (지원 X)하시고 방에 들어가셨습니다.

이때까진 혼날만 해서 혼났다고 생각해서 괜찮았숩니다. 엄마가방에서 안나오셔서 저희 가족 저녁은 안먹었습니다. 다들 자는 분위기에, (아빠는 자고 동생은 방, 엄마는 거실에서 만두 먹는 중) 새벽 12시에 제가 너무 배고파서 밥을 차렸는데 엄마가 '왜 너만 밥을 먹니' '다른 사람들은 챙길줄도 모르냐', '지금 입고 있는 바지 동생 바지 아니냐', 등등 한심하다는 듯이 뭐라 하샸습니다.

밥 너만 먹니? 하셔서 '그럼 엄마꺼도 만들게' 라고 하니까 엄청 화내시면서 "다들 밥 안먹었는데 너만 홀라당 먹니? 항상 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하면서 그렇게 살아"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때부터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밥 안먹을게' 하니까 엄마가 그럼 밥 버릴거라면서 해서 막다가, 결국 너무 화가 나서 '그냥 밥 안먹을게 이거 엄마 먹거나 동생 먹으라고 해' 라고 하고 들어갔습니다. 엄마는 '너 그렇게 해 나 이제 너 상관 안 해 신경 안 써' 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거실에 엄마 아빠 다 나와있었고 딱 저녁 먹을 시간이었으면 모두의 밥을 만들었겠는데, 제가 밥 먹을려 한 시간이 밤 12시였습니다. 또 엄마가 안계실 땐, 나머지 가족들은 서로 터치 안하고 아빠 따로 동생 따로 밥 해결하는 스탈이라.... 쨌든 그냥 

그러고 방 들어가서 펑펑 울었습니다 이번년도에만 아들딸로서의 인연을 끊겠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속상했어요 엄마도 속상하겠죠? 근데 저는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네요 쓰고 보니까 유치하긴 하네요 ㅜ먼가 나중에 보면 철 없어 보일 갓 같기도 하고..

쓰면서 생각해봤는데 엄마는 저한테 장녀로서 나눔과 배려를 요구하고 딸로서는 가족과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소통을 하길 원하시는 것 같네요. 근데 (물론 동생이랑 나랑은 다르다는 거 알겠는데) 동생은 안혼나고 자꾸 저만 혼나니까, 안혼나는 동생처럼 엄마아빠랑 말 많이 안하고 방안에 틀어박혀있어야 하나? 라는 반발심도 드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좀더 현명한 조언 같은 거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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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라4 · 976235 · 21/01/03 05:32 · MS 2020

    많이 참아오셨네요.. 본인 삶을 사시는건데 저도 정이 떨어져서 나중엔 대학가면 제게 보탰던 재수비 등등 대학가서 다 갚고 자취하려고 생각해봤는데 그래도 너무 상처받진 마세요 ㅠㅠ

  • 교대생 제니 · 923824 · 21/01/03 05:32 · MS 2019

    저도 장녀고 님같은 상황에서 같은 고민해본 적 있는데 지금 어머님이 너무하신 것 맞아요 갑작스런 상황에 감정변화가 많으신 것 같은데 저런 식으로 딸한테 감정표출하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요 ㅠㅠ

  • 연세대 김찬호 · 949742 · 21/01/03 05:33 · MS 2020

    일단 님이 잘못한건 맞는데 부모님께서 많이 서운하셨나보네요. 죄송하다고 싹싹빌고 최대한 잘해드리면 부모님께서도 계속 저렇게 나오시진 않을것같습니다. 목표 이루셨는데 마음이 안좋으실거같네요 잘 이겨내길 바랍니다

  • 연세대 김찬호 · 949742 · 21/01/03 05:34 · MS 2020

    화가나셨다기보다는 아무 설명도 안하고 돈달라고 한거때분에 마음 상해있으셨다가 갑자기 학교옮긴다고 하니까 서운하신 마음이 큰거같아요 잘 풀어드리세요

  • 연세대 김찬호 · 949742 · 21/01/03 05:36 · MS 2020

    저도 재수할때 진짜 들을말 못들을말 다들었습니다 님보다 훨씬 심하게요 그래도 부모님이라서 님이 참는거밖에 방법이없습니다... 힘내세요

  • plmokon · 920913 · 21/01/03 05:47 · MS 2019

    아이고.........너무 속상하시겠네요

  • 웰시코기와함께 · 744987 · 21/01/03 07:07 · MS 2017

    부모님이 당장은 미리 말해주지 못한것을 서운해하시지만 시간이 좀지나면 대학합격한것에대해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하고 대견해하실거 같아요 힘내세요

  • 둥실잉 · 745861 · 21/01/03 20:28 · MS 2017

    남동생 있는 장녀로서 많이 공감되네요ㅠㅠ

  • 안냥 · 825751 · 21/01/04 00:37 · MS 2018

    엄마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자식이 나한테학교를 옮기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상의하지 않는다는 것에 우리가 그 정도 사이엿나..하고 속상하실 수는 있을 것 같아욥... 여기에 그동안 소통관련해서 쌓인게 있어서 터지신 것 같기도하고요.. 그런데 밥 관련한 얘기는 너무 억울하고 걍 상식이 아닌 얘기라 저라도 넘 억울해서 울었을 것 같아요. 엄마께 학교 문제를 상의하지 않은 이유를 잘 말씀드리면 이해하실 것 같기도하고.. ㅜ 이제 신경 안쓰고 살겠다, 네 맘대로 살아라 이런 식의 말씀들을 보니까 확실히 뭔가 매우 서운한게 많으신듯.. 모쪼록 잘 풀리시길 바랍니다.

  • ITZY 예지 · 824048 · 21/01/04 03:56 · MS 2018 (수정됨)

    으악 ㅠㅠㅠ 이게 좋아요를 그렇게 많이 받을 줄도 모르고 긴 글이라 다들 안읽어주실 줄 알았는데.. 어제는 우느라 답글은 못달고 그냥 계속 울면서 댓글 읽었어요. 위로해주시는 부분, 그리고 조언해주시는 부분 다 몇번을 정독하면서 마음 다스렸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멘탈도 회복했습니다. 진심어린 말 감사합니다. 제 멘탈이 많이 깨져보여서 쓴 소리 돌려돌려 말씀하신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앞으로를 다져나가겠습니다. 댓글 단 모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 양순이 · 1014663 · 21/01/04 18:36 · MS 2020

    저도 동국대 법학과 등록해놓고 반수했어요 어쩌면 1학기에 싸강이지만 같은 과목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작년,올해 가족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사람으로써 말씀드립니다.보통 20대 초반이면 부모에게 많이 의지할 나이인데 지나치게 독립적인 성향을 갖게 된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예요..무의식적으로 내가 알아서 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판단할 만한 사정이 있었을 텐데 이기적이다,생각이 부족하다고 단정짓는 건 너무 위험한 비약이에요.누구에게나 감정적이고 이기적인 면모가 있다는 가정 하에 찬찬히 생각해보세요.나에게 가해지는 비난이 사실을 적당히 날조해서 날 상처주기 위한 말이라는 걸 인정하면 당장은 상처지만 장기적으로는 비난을 좀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물론 부모님이 훈계하시는 것 중에 맞는 말도 많겠지만,100% 객관적이지 않으니까 다 마음에 받아들이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고 무리가 오더라고요.
    원하시던 대학 합격한 거 축하드립니다

  • ITZY 예지 · 824048 · 21/01/05 03:21 · MS 2018

    동기님 댓글 덕분에 제가 왜 그래왔는지에 대해서도 하나씩 판단이 되어가고 제가 놓친 생각의 부분들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솔직히 저도.. 너무 공감합니다. 동기님도 원하시는 것 이루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