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필터 [865912] · MS 2018 · 쪽지

2020-12-09 02:27:06
조회수 2,081

곧 수험생활을 하려는 학생들에게 해주고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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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 16학번으로 연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사람이구요ㅎㅎ.. 16학년도 수능에서 국수영 100 96 97 점을 맞았습니다. 


친한 친구가 이번에 수능을 다시보기도 했고 곧 전문직시험에 도전할 예정이라 수능공부하던 시절이 생각나서 요즘 종종 들락거리는 대학생입니다.

저보다 뛰어나시고 공부잘하고 머리 좋은분들 많겠지만 저도 예전에 고등학생때 오르비를 눈팅하면서 공부의 방향을 잡거나 고민하던 부분들을 해결한 경험, 불안함을 없앤 경험이 있어, 비록수험생활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혹여나 도움이 될까하여 글을 작성합니다


1.  내신은 어떻게 했나요?

제가 수시 학생부 관련 전형으로 입학한건 아니지만 일단 써볼게요.

전 원래 예체능계열로 대학 진학을 희망하고 있었고 공부로 대학을 가려고 마음먹은건 고1에서 고2올라갈 무렵이었어요. 예체능 계열로 예종 연대를 생각했기에 영어는 그래도 꾸준히 공부해왔었고 국어는 딱히 공부를 열심히 하진 않았었어요.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기 시작한건 고2로 올라가는 겨울방학때였습니다.

고2땐 우선 내신대비를 하자는 마음이었던거같아요. 그냥 눈앞에 주어진거 잘하면 잘되겠지 뭐~ 하는 맘이었던것같아요 ㅎㅎ...


처음에 공부 방향성도 잘 모르겠었는데 일단 수학은 정말 실력이 부족했기에 개념서수준의 문제집 3권을 한단원별로 세개를 풀고 다음단원으로 넘어갔는데요. 전 그냥 일단 개념서 문제 풀때 개념 이해한걸 하나하나 개념문제풀면서 생각하고 답지는 최대한 안봤어요. 시간 진짜 많이 투자했던 것 같은데  처음부터 답지보면 나중에 기억도 안날거같고 개념도 체화가 안될거같았거든요. 

그렇게 개념서 다보고 그것보다 좀 어려운 내신대비형 문제집 건드렸어요. 그냥 무작정 붙들고 최대한 풀릴때까지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탐 같은건 교과서 몇쪽에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무슨 그림이 몇쪽 어떤 부분에 있었는지 기억날정도로 교과서를 많이 봤구요. 그냥 싹다 외우겠단 마음으로 노트같은데에 단권화했던것같아요. 그리고 내신대비 문제집 2권정도씩 풀고, 학교선생님께서 나눠주신 프린트도 노트에 같이 교과서랑 단권화해서 외웠어용. 수업시간 말씀하신 내용도 농담까지 다 적어서 외웠구요


국어내신도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거 다 적고 다 외웠고 자습서? 평가문제집 이런것도 다 풀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거기 있는 내용도 다 암기해버렸어요

영어는 내신범위 지문 모든 문장 하나하나 문법 분석하고, 모르는 단어 다 외우고 지문별로 주제 어떤 건지 외우고, 그냥 지문에 핵심단어 중요단어같은거나 중요문장같은거 싹다외웟구여 시험전에 지문 그냥 툭하면 툭 나올정도로 거의 다 외웠던 것 같아요. 그냥 외워졌던것같아요 하도 많이 봐서


그렇게 공부했더니 고2 1학기 중간고사때 전교2등하더라고여.


이 방식으로 내신 쭉 공부해서 제 기억으로 3-1까지 내신 산출 기준으로 통합 전교2등이었던걸로 기억하네요. 

그냥 내신은 공부방법이고 효율성이고 뭐고 범위에 있는걸 모조리 다 외워버리고 시험치겠다는 생각이었던것같아요.

그리고 내신 공부하면서 고2때 수능 범위의 수학 실력은 자신있어졌었고 고3때는 수학 공부에 시간을 많이 안들였던 것 같아요. 기출 풀고 노트에 어떤 부분이 응용되는지 어떤 문제가 나왔을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를 그냥 혼자 쫙 정리는 했었네요


2. 멘탈관리는 어떻게 했나요?

제가 공부에 열중하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와 심적부담감을 고2때 받았어요. 고2때부터 고3과 같은 스케쥴로 살았는데 혹여나 성적이 떨어지면 어떡하지? 혹여나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좋은 결과가 안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엄청 스트레스받았었어요. 

새벽2시에 독서실 문닫고 집혼자 가는길에 엉엉 울면서 집가거나 독서실 계단에 쪼그려 앉아서 울고 부은 얼굴 혼자 진정시키고 집간 경우도 꽤 있었던거같구요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던 때는 오히려 심적 부담이 커서였는지 내신등수도 떨어졌었어요(멘탈 잡고 기말고사 잘봐서 그 학기 전교1등인가 2등으로 마무리하긴 했었어요)


고2땐 공부를 열심히 할 수록 불안감이 커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슬럼프로 잠깐 이어졌던 것 같아요.

근데 욕심을 내려놓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정말 서울대경영학과가 왠지모르게 너무너무 가고 싶었고 혼자 쉬는시간도 사치라고 생각했고 조금만 성적이 떨어질거같아도 매우 힘들어했거든요

독서실 지정좌석 책상에는 포스트잇같은데에 서울대경영학과 무조건 가고 만다 이런거 써서 붙여놓고 ㅎㅋㅋㅋ공부하다 힘들면 그거보고 다시 펜잡았을 정도니.. 엄청 서울대경영학과를 가고 싶다는 욕심?이 컸죠 ㅎ...

근데 그냥 한번 성적이 떨어져보니까 그냥 욕심을 내려놓고 되는데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결과는 받아들이자라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꼭 부담감을 좀 내려놓고 할수있는만큼 열심히 하겠다는마음으로 공부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남들보다 뒤쳐진것같아 걱정하는분들 계시다면, 그만큼 본인이 더 열심히 공부를 많이 하겠다고 맘먹고 꾸준히 하는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제가 뒤쳐진것같아서 불안할때가 많았어요. 근데 수험생활끝날때쯤엔 대한민국 수험생의 99.9프로는 저만큼 열심히 공부하지 못했을거란 생각을 혼자 했을 정도로 전 일단 무작정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수능에도 자신감이 꽤 있었던 것같고 수능 당일날 최고점을 찍었던 것 같아요.


전 개인적으로 자신감은 후회없을정도로 열심히 하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 수능날 정말 거의 하나도 안떨었거든요(영어 시간에는 풀다가 평소와 다르게 어려워서 좀 멘탈 깨질뻔했는데 그래도 시험 잘봤네요 ㅎㅎ.. 시험치고 나니 손이 부들부들 떨렸었음) 근데 그 자신감은 평소에 정말 후회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던 기억+ 수많은 실전연습에서 나온 것 같아요


수능 공부하실때 수능때 떨어서 망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은 오히려 독인것같구요 그냥 하루하루 현재를 열심히 살아내셨으면 좋겠고 수능날에는 그냥 열심히 해온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어요.


3. 공부 방향

음 좀 추상적으로 들릴수도 있는데 저는 시험은 점수를 잘받기 위한 공부가 필수라고 생각해요.

이말이 뭐냐면, 수능이란 시험은 '주어진 제한 시간내에' '만점받는게' 목표잖아요.

그래서 무조건 주어진 제한 시간 내에 푸는 연습을 혼자 많이 해봐야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냥 풀고 끝내는게 아니라 스스로 고민을 많이해서 어떤 부분에서 쓸데없는 시간을 많이 낭비했는지, 그 낭비한 시간을 줄이려면 어떡해야할지 생각을 많이 해서 대책을 세우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수능전까지 찾아야하는것 같아요.

그리고 왜 틀렸는지(수학같은 경우는 계산실수? 국어는 선지 여러개 헷갈려서?, 선지를 끝까지 안읽어봐서?) 이런걸 하나하나 다 파악하고 다른 기출이나 실모 풀때 이런걸 어떻게 하면 안틀릴지 대책 세우고 계속 연습해야되는것 같아요. 체화될때까지.

전 수학은 계산실수도 그냥 안넘기고 고3때는 노트에 다 적었어요. 수능 전날 그거 다시 봤어용

국어도 문법 문제는 선지 끝까지 안읽다가 틀리거나 꼼꼼히 안읽어서 틀리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서 선지 끊어읽는거 연습했고 무조건 5번까지 읽기 이런걸 원칙으로 삼았구요

비문학 선지 두개 헷갈리면 어떤 방식으로 선지 고를지 이런거 수많은 문제를 풀면서 다 정립을 했어요

수능 직전엔 국어의 경우엔 어떤 문제를 던져줘도 무조건 만점받을거란 확신을 했고 수능직전에 실제로 뭘 풀어도 시간내에 무조건 만점 나왔어요.

그냥 모든과목에 다 적용되는 말인데, 자신이 만점 받기 위해 어떤게 부족한지 꼼꼼히 혼자 생각해서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고 연습을 많이 해봐야되는 것 같아요

전 맞은 문제들에서도 다 풀고나서 지문분석하고 제가 정말 나이스하게 군더더기 없이 잘 풀었나 점검 다했던 것 같네요

고득점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거였던 것 같아요.


제가 쓴 말이 그냥 봤을 땐 '아 뭐야~ 추상적이네~ 누구나 저렇게 하는거 아니야?'라고 생각들 수 있어도

생각보다 공부하다보면 자기의 부족한점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보다 공부를 많이 하는 것에 비중을 두게 되는 경우들도 꽤 있는 것 같더라구요.

저는 공부를 많이+ 부족한 점을 채우는 공부

둘다 양립되어야 베스트인것 같아요 ㅎㅎ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게 공부라는거 꼭 명심하셨으면 좋겠어요.


읽으신 분이 있을진 모르지만 ㅎㅎ

궁금한점 있으시면 댓글에 남겨두시면 제가 확인하는 선까지는 답변드릴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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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꾸 · 1001161 · 20/12/09 02:32 · MS 2020 (수정됨)

    헉 이제 고삼인 이과생이에요ㅠㅠ 저는 정시러라 멘탈관리랑 꾸준히 하는게 이제 남은 일이거든요 그런면에서 글이 도움되는 것 같아요 공부 방향도 그렇구...!! 꼭꼭 후배로 뵈었으면 좋겠어요ㅠㅠㅠㅠㅠ

  • 체리필터 · 865912 · 20/12/09 02:37 · MS 2018

    저도 정시를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생각했어서 수능날에 대해 미리 걱정을 엄청했었는데요, 진짜 걱정해서 도움되는 거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걱정과 욕심을 좀 내려놓고 하루하루 열심히 현재를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살았을때가 공부도 제일 잘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ㅎㅎ
    수험생활 하면서 걱정이나 근심이 들땐 본인 스스로를 믿고, '나만큼 공부했는데 어떻게 수능을 망하겠어?'란 생각으로 무조건적인 자신감 가지는게 좋은 것 같아요. 화이팅하세요 ㅎㅎ

  • 꾸꾸 · 1001161 · 20/12/09 02:37 · MS 2020

    감사합니다! 매일매일 열심히 할게요ㅎㅎㅎ

  • 꾸꾸 · 1001161 · 20/12/09 02:37 · MS 2020

    저도 예체능 전공하다 (예종입시 준비했었어요..ㅋㅋ) 고등학교 들어올 때 급 공부로 돌린 입장인데, 저는 내신이...ㅠ 저렇게까지 올리시다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 체리필터 · 865912 · 20/12/09 02:39 · MS 2018

    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내신공부보다 수능공부가 더 쉬웠어요..제가 문과라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내신준비할때가 더 스트레스였구요 ㅎㅎ.. 꾸꾸님께서도 꾸준히 열심히 하시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믿고 끝까지 화이팅 하세요!!

  • 구릉구름 · 936047 · 20/12/28 11:57 · MS 2019

    현재는 목표가 로스쿨or7급감사직 생각하고있는데, 만약 cpa나 사기업으로 진로를 튼다했을때 경제도 크게 불리하지는 않을까요? 건물도 신축이라 경영쓰고싶은데 팀플이 너무걸리네요ㅠㅠ

  • 체리필터 · 865912 · 20/12/29 01:06 · MS 2018 (수정됨)

    cpa랑 사기업에 있어서 경제라고 불리하다기보단 경영이 좀 더 준비하기 수월한 것 같다는게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ㅋㅋ 경제학과에서도 cpa 진짜 많이 준비하구요, cpa의 경우 학점이수요건 같은게 있는데 경제학과면 경영학과에 비해 학점이수요건을 좀 더 적게 채웠을 가능성이 높기에 대부분 독학사나 학점은행으로 많은 학점을 채우는 것 같아요. 이 점 빼면 딱히..뭐 불리하다 유리하다는 잘 모르겠구요! 사기업같은 경우는 경제학과에서도 자기가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 등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영학과가 제 개인적 소견으로는 인턴 구할때도 약간 폭 넓고 아무래도 기업관련해서 배우니까 좀 더 좋지 않을까 싶긴해요. 만약 마케팅 영업쪽에 생각이 있으시다면 마케팅 영업쪽은 마케팅 수업도 경영학과에 개설되고 마케팅 학회도 경영학과 학회라서 ㅎㅎ..(물론 학회 붙는건 또 전공이랑 다른 이야기긴한데 경영대가 좀 더 배운 것도 있을 거고 학회 준비에 좀 더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근데 이건 제 개인적 주관적 생각인 것 같아요. 제 말이 100퍼 맞다고는 못해요...ㅎㅎ 경제학과가 팀플하는 수업이 진짜 거의 없긴하구요 경영대 수업방식은 경영대생에게 물어보시는게 정확할 것 같아요.
    음 그리고 경제에서도 취직 못하는건 아니에요. 참고로 그냥 요즘 문과 취직 다 힘듦 ㅎㅎ..

  • 구릉구름 · 936047 · 20/12/29 01:10 · MS 2019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입학하는순간 팀플때문에 후회할거같아서 경제쓸거같습니다!

  • 체리필터 · 865912 · 20/12/29 01:15 · MS 2018 (수정됨)

    여러가지 찾아보고 나름 소신껏 생각해서 쓰시는게 좋을것같아요. 제 말은 그냥 제 주관적 견해정도이기 때문에 ㅎㅎ..
    개인적으로 경제학과도 나름 괜찮다 생각해요. 사람마다 의견 다르겠지만 경제학과도 그래도 상경계이기도 하고 배우는 내용도 꽤 흥미롭다 생각해요. 물론 꿀강의만 찾아듣지 않는이상 공부할게 꽤 많음 ㅎㅎ..애초에 연대 경제학과에 소위말하는 꿀강의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머리가 상당히 좋은게 아닌 이상 공부하는데에 시간투자를 꽤 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수 있다 생각함. 근데 그만큼 배우는것도 많고 꽤 깊이 있다 생각해요.
    다만 수학을 꼭 엄청 잘해야되는 건 아닌것 같긴한데 수학적 감각이 어느정도 있어야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