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True Wisdom [348584] · MS 2010 · 쪽지

2020-12-07 17:52:37
조회수 14,378

비문학, 독안에 든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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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국어는 체감상으로 어렵지 않은데도 등급컷이 생각보다 낮아서 모두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사들, 학원강사들의 반응은 상당히 오만합니다. 

"쉬운데, 너희 학생들이 공부 안했다" <-- 이겁니다.




네. 교사분들은 지금 출제경향이 어떤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고,

사교육하는 학원강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충 문제 선택지는 골라보지도 않고, 제시문만 눈으로 슥슥 읽고 '쉽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으니까요.

(사실 저도 예전에 그랬었습니다...)



현실은 교사들, 학원강사들 중 지금 수능국어를 80분 시간 딱 재서, 현장에서 시간제한 하에 풀게 하면 100점은 커녕 90점도 안 나오는 사람들 수두룩빽빽할 겁니다.

지금 저는 그들의 실력을 폄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이 출제경향이 어떤 것인지를 진짜 전달하고 싶을 뿐입니다.






사실 LEET에서는 이미 이러한 출제경향이 낯설지 않은 방식입니다.

서연고(+카이스트/포항공대) 졸업생들이 응시자의 70%이상을 차지하는 LEET에서는 올해(2021학년도) 언어이해과목의 평균점수가 30문제중 15.2문제입니다. 반타작이죠.



서연고 문과생들은 그럼 다 트롤인가요?

아니죠. 그냥 "이 출제경향"이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겁니다.


수험생들을 맥을 못추게 합니다.

거의 재앙수준입니다.


도대체 "이 출제경향" 이 무엇일까요?








제시문의 난이도는 쉬워지고, 실질적으로 독해능력을 측정하는 문항들을 통해서 변별력을 확보한다.


LEET 언어이해에서는 이러한 출제방향이 2017학년도부터 도입되었고, 중간 과도기를 거쳐 2020학년도쯤부터 완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완성기에 이르렀을 때, 작년 수능(2020학년도 수능)부터 이러한 출제방식이 수능에도 도입되었어요.




아래는 2017학년도 LEET언어이해 출제위원의 코멘트입니다.


2017학년도 법학적성시험에서는, 예년과는 다르게 난삽한 제시문을 통해서가 아니라 독해 능력을 실질적으로 측정하는 문항을 통해서 난이도를 조정하고자 했다. 그 때문에 출제진은 제시문의 가독성을 예년보다 훨씬 높여서 제시문의 난삽함 때문에 실질적인 독해 능력 측정에 방해받는 경우를 없애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한편, 개별 문항의 난이도를 확보함에 있어서 제시문의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했는지를 점검하는 데 중점을 기울였다. 제시문의 가독성이 높기에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예년보다 쉬워질 수 있지만, 실질적인 난이도는 거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


모든게 예상범위 안입니다. 거의 수험생들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수험생들 평균점수가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군요.

그리고 신기한 점은, 그 뒤로 발행된 2018~2021 LEET언어이해 출제방향에서도 같은 내용들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7년 이전에는 이러한 코멘트가 전혀 없었습니다)





2018





2021







제시문이 쉬워지고 문제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무서운 말입니다.

이는 간단명료해 보이는 제시문은 실제로는 '많은 정보'들을 담고 있고,그 많은 정보들에 대해서 수험생들로 하여금 종합/평가/추론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언어능력시험은 시간이 모자란 시험이 되는 것은 필연입니다. 

(MDEET 언어추론 수석출신인 이원준강사님도 2020 언어이해부터는 자신도 시간 안에 문제를 다 풀수 없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죠.)



수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시문이 매우 난삽하게 출제된 2019학년도 수능과 비교했을 때, 2020 수능과 2021 수능은 제시문의 길이가 전반적으로 짧아졌는데도 시간부족을 호소하는 수험생들의 숫자는 오히려 많아졌습니다. 


사설모의고사는 잘 보다가 수능현장에서 무너지는 학생들도 많아졌습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사설모의고사는 아직도 옛날 방식대로 난삽한 제시문을 활용하고 있으니까요. 수능은 이미 출제방향을 작년부터 180도 바꿔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사교육의 비문학 컨텐츠들은 옛날 방식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Update 예고


새로운 출제경향 하에서 제시문은 표면적으로 쉽게 읽히는 듯 하지만, 제시문은 세부적인 내용들을 매우 많이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항에서는 지엽적이고 세부적인 정보에 대해서 정밀하게 이해했는지를 수험생들에게 훨씬 더 자주 물어보고,  그 세부정보들간의 관계를 종합/평가/추론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것이 제한된 시간 안에 가능하려면 더 빠르게 글을 읽으면서, 문항에서 문제삼는 정보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 이해해야만 합니다. 속도정확성의 모순된 두 축을 함께 붙잡는, 효율적인 정보처리가 가능해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제시문을 더 이해하기 쉽게 해 주었으니,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이 말이 안되지는 않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2020, 2021 수능 기출문제들에서 이러한 출제경향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살펴보고, 그에 대한 수험생들의 대응법을 풀어보겠습니다.








저는 수능과 LEET 등 언어능력시험의 매우 고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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