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미파소올 [753278] · MS 2017 · 쪽지

2020-12-05 18:15:49
조회수 1,429

9개월 군수의 끝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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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입대후 3월 자대 전입부터 시작한 군수가 끝이 났습니다.

결과요? 망했습니다.


성적이란건 상대적이고 100프로는 아니지만 공부량에 비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못친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가채점을 하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제 점수를 알고 있습니다.

국어를 쉽게 넘기고 '올해 잘치겠는데??'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현역때 1등급을 받았던 수학 가형이 제 뒤통수를 세게 후려쳤습니다.

영어는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오는것 같았고

과탐은 그냥 그저그랬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선임들의 눈치를 봐가면서 공부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나서는 신병들을 관리하라는 압박아래에서 공부하고

삭신이 쑤신데도 연등시간을 받아가면서 공부하고.


업무자체가 힘들지는 않았으나 군대 특유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하루에 3~4시간의 정비시간을 모조리 공부에 넣는다는건 쉽지 않았습니다.

제일 어려웠던건 독서실에 앉는것이었습니다.


이게 왜 어려운건지 잘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하루 10시간정도 업무를 하면 정말 피곤합니다.

너무 자고싶고 누워있고 휴대폰이라도 보고싶은데 그 얼마없는 시간을 할애해서

씻고 공부하려는 마음가짐을 갖는것 자체가 정말 엄청난 의지를 요구했습니다.


부대에서 어느정도 입지가 생기고 사람들과 친해지니까 다들 절 응원해주더라구요.


'00이는 정말 될거야. 쟤처럼 공부하는 사람 여기와서 처음봐'

'00상병님 꼭 잘 치실겁니다!! 파이팅하십쇼!!'







코로나로 휴가도 제한된 힘든 상황에서 모두의 기대를 받고 나온 저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선후임들이 앞다퉈서 카톡으로 결과를 물어보는데 저는 참 가슴이 아프네요.

믿어주었던 동기들 선후임들

그리고 친하게 지냈고 응원해줬던 간부님들 모두의 기대를 저버린 느낌도 들고

저를 대신해서 수능원서를 접수해주시고 휴가 나올때마다 신경써주신 부모님께 너무 죄송합니다.





저에겐 아직 1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전역이 아직 한참 남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는 너무 두렵습니다.

이 공부를, 이 힘든 시간을 다시한번 1년동안 보내야하는지 저 스스로도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 입대할때 그리고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내년에도 다시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누구에게 조언을 받으려고 이런 글을 올린것도 아니고 그저 그냥 주변 친구들이 다 군대에 있고

마땅히 이야기할 사람도 없어서 이렇게 푸념글 비슷하게 올리네요.

글을 잘 쓰는편도 아니지만 주저리주저리 그냥 이야기하고싶었습니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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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oo(クー) · 966761 · 20/12/05 18:17 · MS 2020

    힘내세요!

  • 도레미파소올 · 753278 · 20/12/05 18:18 · MS 2017

    감사합니다

  • 민설아 · 896843 · 20/12/05 18:17 · MS 2019

    809..

  • 도레미파소올 · 753278 · 20/12/05 18:18 · MS 2017

    필승...!

  • 민설아 · 896843 · 20/12/05 18:43 · MS 2019

    저808ㅜ 아 군수 힘드네요 자대가자마자 더 빨리 시작할껄요 자대어디세요?

  • 도레미파소올 · 753278 · 20/12/05 18:43 · MS 2017

    전 비행단이에요~ ㅠㅎ

  • 민설아 · 896843 · 20/12/05 18:53 · MS 2019

    전 포대요 근데 군사경찰이라ㅜ

  • 도레미파소올 · 753278 · 20/12/05 19:07 · MS 2017

    군사경찰이시구나... 뱅단 헌병친구들 일하는거 힘들어보이던데 괜찮으신가요? 크루뛰시면서 공부하시기 힘드실텐데 ㅠㅠ

  • TQT · 998202 · 20/12/05 18:31 · MS 2020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TQT · 998202 · 20/12/05 18:32 · MS 2020

    전글보니 공군이신거같은데 저 이번에 공군갈거같은데 혹시 알고갈 팁같은거 뭐 있을까요..?

  • 도레미파소올 · 753278 · 20/12/05 18:36 · MS 2017

    무조건 일반으로 들어오시고 안에서 특기시험 잘 치시고 운항관제나 단유운으로 빠지세용 리얼루다가
    아니면 전산?? 요쪽도 괜춘하다는데 학교다니시는거 있으시면 전공이랑 자격증 가산점 받으시면서 들어가셔요

  • TQT · 998202 · 20/12/05 18:51 · MS 2020

    저그 학교없이 군수하려고 들어가는데 이걸로 먼저 신청하는거 맞나요ㅜㅜ 특기시험보려면 미리 뭐 체크해야하나요??

  • TQT · 998202 · 20/12/05 18:51 · MS 2020

    그리고 진짜 죄송한데 특기시험은 어떤걸로 보는건가요ㅜㅠ

  • 도레미파소올 · 753278 · 20/12/05 19:06 · MS 2017

    특기시험은 훈련소 들어가면 따로 볼거에요! 무자격 무전공이시면 급양이나 군사경찰 등 조금 힘든 보직에 배정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비수기에 일반넣으시고 특기시험 다 잘치시면 좋은 특기 가실수 있으실거에요. 건투를 빕니다!!

  • 귀욤뽀짝 · 774650 · 20/12/05 23:14 · MS 2017

    수고하셨어요 정말... 저도 군수 생각이 있긴한데 한달 뒤에 입대합니다! 저는 육군 기행병으로 가는데 군수하기 편하다는 공군에서도 공부하기 빡세시다니..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잡히네요ㅜㅜ

  • 도레미파소올 · 753278 · 20/12/06 11:00 · MS 2017

    솔직히 부대내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육군이든 공군이든 해군이든 운빨이 있죠. 배정받은 일티 공부하기에 적합해야하고 주변 사람들이 공부를 좀 했던 사람이거나 하는 사람이라서 공부하는걸 이해해줄 수 있어야하고. 전 운이좋아서 1년 시도해볼 수 있었지마는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군대는 재수학원이 아니고 낮+오후동안 일하고 저녁에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해야되는데 그게 어렵죠. 열심히 하시길 빌게요.

  • Koro1 · 900770 · 21/01/03 23:10 · MS 2019

    특기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