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도, 포기도 죄가 아닙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3583578
수능 이후 많은 글들을 보면서 다 제 일인 것처럼 기뻤다가 슬펐다가 하는 중이네요. 일해야 하는데.. 흑
저한테 개인적으로 연락 주는 학생들도 참 많은데,
그들의 사연이 다 제각각이라 저도 함께 웃고 울고 있는 중입니다.
이 시즌이 항상 그런 것 같아요. 누군가는 행복감에 도취되어 밥 먹다가도 괜시리 웃음이 나고
누군가는 절망감에 휩싸여 집 밖, 아니 방 밖조차 나서기 두렵기도 하겠죠.
전 둘 다 경험해봤기에, 각각의 감정들에 나름대로 잘 공감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그래도 저의 마지막 수능 이후 1850일 정도를 더 살아보니 느낀 점은,
그때의 감정이 어떻든 앞으로의 인생과는 독립사건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수능을 잘 보고, 그 뒤로 나름 인생이 잘 풀리고 있으니(굴곡도 있었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수능 이후의 삶은 그 전과는 꽤나 많이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면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 이야기가 안 들어올지도 모르겠지만 ^^;;
어쨌든, 수능을 잘 봐도, 수능을 망해도 생각보다 별일 없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사회에서, 대학을 잘 나오고 직장을 잘 가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슬프지만 다양한 형태의 투자/사업을 위한 시드머니를 모으는 것이 직장의 의의인 것만 같은 느낌..?
그래서, 슬프게도 여러분은 수능을 잘 봤든 못 봤든 평생을 다양한 고민 속에 살아야 할 거예요. 저만해도 고대 붙으면 세상 다 가질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도 매일매일 다양한 고민 속에서 잠 못드는 밤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물론 이러한 고민이 부정적인 것만은 같지 않아요. 이 고민 속엔 행복회로도 있어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품을 수도 있고, 이 고민이 해결되는 과정을 맛보면서 엄청난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니까요.
결국 결론은, 수능 그까짓 것 잘 보든 못 보든 인생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수험생 시절일 때야 최선을 다 해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미 결과가 나온 지금까지 거기에 사로잡혀있지는 마세요.
이제부터 많은 학생들이 미련 속에 +1수를 선택할 것이고, 또 많은 학생들은 생애 거의 처음으로 진정한 '포기'라는 것을 하게 될 거예요.
그 무엇을 선택하든, 그건 여러분의 죄가 아닙니다. 오로지 여러분의 '선택'일 뿐이에요.
그 선택을 바탕으로 더 좋은 삶을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과거의 선택을 후회만 하면서 살 것인가
이것이 앞으로 여러분이 고민해야 할 내용입니다.
저 지금 삼수했는데, 미련이 너무 남습니다. 군대가서 다시 해도 될까요? 하고 싶으면 하세요.
제가 재수하면서 진짜 열심히 했는데 망했습니다. 더 잘할 자신이 없는데, 포기해도 될까요? 그럼요.
단, 선택 이후에는 그 선택을 옳게 만들 수 있다는 (단순히 성공한다의 의미가 아니라, 내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는가)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건 여러분의 몫이니까요.
항상 이맘때가 되면 이야기합니다. 옳은 선택은 없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과정만이 있다고.
글재주가 없어 확 와닿게 적지는 못한 것 같지만... 여러분의 선택, 그리고 그것을 옳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어떤 선택을 해도 죄책감, 자괴감 가지지 마시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데 미래를 투자하시길.
ps 1. 작년 수능날의 사건 이후로... 본의 아니게 수능 후기글을 올릴 때마다 학생들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너무 죄송합니다. 올해는 컷 예상도 하지 않았고, 쉽다기보다는 어렵다고 이야기했는데 (심지어 다른 분과 톡하면서 1컷 80 후반이라고 예상했꼬) 이미지가 생겨버리니 더 상처받는 이야기만 수험생들에게 남는 것 같네요. 너무 부끄럽고 죄송스럽습니다. 앞으로는 최소한 수능 후기글은 쓰지 않을게요. 쓰더라도 담백하게 어떤 것들이 주로 나왔다라는 것만 언급하겠씁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ps 2. 2022 교재 / 강의 홍보글은 다음주 월~화 쯤 작성할게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새로고침이 10초 걸림..
-
美마저 신용 강등당했는데…"나라빚 무식" 이재명이 놓친 것 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감한 확장 재정 정책을 공약하면서 ‘나랏빚’...
-
야간비행 종료 15
퇴근시켜죠
-
확통선택자들은 8
갑자기 확하고 통통(뚱뚱)해지나요?
-
투입되는 돈이 없어도 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 팩트잖아
-
그분말고 진짜전여친 생일임..
-
그거 괜찮나요?? 엄선경쌤거..!!
-
길고양이 핥기 13
-
오르비언 냄새 2
흡하흡하~~
-
도대체 왜 안쓰는거지 이어폰 쓰면 귀건강에 안좋나
-
근데 현생에서 그 사람이 내 인터넷 닉네임이 뭐고 무슨 게시글 썼는지 알 수 있다면 그건 너무...
-
두 점 사이 거리에다가 경로차 뺀 거에 절댓값 씌우고 보강/상쇄 간섭 n파장...
-
오르비하게 생김
-
난 학교 강의실에서도 오르비 본다구웃~~!!
-
집중이 안 돼? 3
딴 생각을 안 하면 되잖아. 몸이 안 커져? 운동을 더 하고, 더 먹으면 되잖아.
-
정상이겠죠?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 독재에서 있는데 한 7시되면 너무 하기싫고...
-
분명 누구 한명이 먼저 들이댔을건데,,, 보통 같은과면 겹지인 존나많지않나 어케한거야
-
1회차는 22,26,27,29,30 틀렸고 14찍맞 2회차는...
-
농어촌 정시라고해서 사탐으로 공대 지원 못하고 공대 지원할때 사탐안되고 일반....
-
님들 파트너가… 6
왜들어옴?
-
수능 영어 목표가 2등급인데, 어법이 1문제 고정이잖아요. 근데 저는 그 어법문제는...
-
그게 나야 바 둠바 두비두밥~ ^^
-
(저격?) '1285920' 정치글마다 무슨 댓글을 4
정치 뉴스글만 보면 댓글 20개 도배하시는 분인데 차단해둬가지고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
ㅈㄴ 3시간 걸려서 설캠갔는데 나 에리카라고 외부인zone에 줄서라함. 심지어 사람...
-
미적 진도 어디까지 나갓나여 ㅠㅠ
-
이제라도 확통런? 12
이번 3모 5모 꾸준히 4 작년 6모 풀어봤는데 여전히 4 수1,수2 3점짜리는...
-
드럼통 들어가면 되잖아.
-
존잘남이 호출하면 개같이 달려감 ㅋㅋ
-
이재명 지지라고 여긴다고요. 그 어린 애기들한테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하는 지지요.
-
손흥민때문에 맨유 진 걸 뉴스에서도 조리돌림 당하네 좆같노 ㅅㅂ
-
주변에서 경찰 생각하는 케이스는 몇몇 봤어도 해경은 제가 유일하네요
-
심찬우 듣는 수험생인데요 오르비 앱으로 강의듣고있는데 생글생감 완강한지 꽤 됐는데요...
-
상식적으로 국힘이 계엄일으키고 경제 말아쳐먹었으면 다음에는 민주당 집권이 맞잖아
-
수특 독서 12
본인 반응견인데 수특독서지문이 너무 정보량 벅벅이고 최대한 반응 짜내려고해도...
-
치이익
-
문학 감으로 푸는 경향이 잇는데 인강썀 추천좀 해주세요ㅠㅠ
-
동사 자작 문항입니다 지리적 요소가 사료와 선지 모두 깊게 들어가 있습니다...
-
지금까지 학교에서 지내온 만큼만 더 지내면 군대 갈 시간이 다가온다면? 안돼이럴순없어
-
선택과목 0
09년생인데 수1 수2 (저희기준으로 대수, 미적 1) 선행 하나도 안되있는데...
-
난 이재명 지지함 22
전과 4범이니 찢어버린다느니 어쩐다 해도 대통령은 이재명이 될 것 같음 그냥 큰...
-
화학 N제 0
김준 선생님 커리 타고 있는데, 25학년도 필수이론, 크포 수강 끝나서, N제...
-
이재명이 쏜 '호텔경제론' 논란…진보 학자도 "현실성 없는 우화" 13
‘한 여행객이 호텔에 예약금 10만원을 낸다. 이 돈이 호텔을 시작으로...
-
서킷 브릿지 이런거만 계속 풀면 안되나요? 엔제를 통해 뭘 얻는지 모르겠어요
-
3모 73 5모 73임 두번다 3점한개 틀림… 실력인듯 통통은 다맞음 공통 13부터...
-
저가 군대인데 훈련때매 8일동안 폰이며 공부며 그냥 '전혀' 못합니다 근데 8일동안...
-
군수생이라 강의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해 컴팩트한 개념강의를 원하는데 36강짜리...
-
그냥,,,, 고마워요 가끔 세상에서 혼자 공부하는 사람이 된거같고 세상에 덩그러니...
-
작년 한지 킬러 4
지엽적임??
-
거리를 구할때 구간에 따라 t가 3과 루트11이 나오는데 3을 고르는 이유가 뭔가요
1
감사합니다
형 아스널 기운 다 가져가서 최저 끌어 모으긴 했는데
딱 최저 맞춘 거라 너무 불안하네요
아무쪼록 이런 글 써주셔서 안심이 되네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1

감사합니다.언젠간 심찬우T레어뺏어갈게요^0^
이번 수능 끝내고 온 현역입니다. 저도 수능에 마음을 많이 쏟았고 결과와 상관없이 정말 많은 생각이 듭니다. 수능 후 많은 글들과 영상들을 보았지만 피램 선생님의 글이 정말 많은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해주시는 것 같네요. 그리고 많은 고민들에 대한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에게 확신을 주었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을 대신해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22년 교제 출판 예정도 다음 글에 올라오나용?
선생님 올 한 해 너무 수고하셨습니당 ㅠㅜ 최선을 다해서 도와 좋은 교재 만들겠습니다!
쌤은 책하고 강의로 대부호시면서 ㄱㅁ ㅠㅠ

근데 군입대는 죄입니다.. 남자로 태어난 죄ㄹㅇ ㅋㅋ
9모때 문학만 3개 틀렸는데 피램문학 하고 이번 수능 문학 다맞았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옳게 만드는건 과정뿐이다... 메모
제목이 너무 좋은말인거같아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