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위해달린다 [999776] · MS 2020 · 쪽지

2020-10-30 21:29:22
조회수 2,131

강제 삼수를 하며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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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하고 올해하고 각각 다른 러셀이긴 한데 러셀에서 2년동안 홀로 공부하다보니까 정신적으로 많이 괴로움

재수할때까지만 해도 친구들도 다 재수해서 힘들어도 나랑 동일한 상황에 놓인 친구를 보면서

심적 위안을 많이 가졌었는데 삼수하면서 친구들은 다 떠나고 나만 혼자서 버려진 느낌...

아직 무인도에서 나만 구출이 안되어서 홀로 쓸쓸히 살아가는 느낌임

게다가 본인은 작년 수능끝나고 죽어도 이 생활 다시 못한다, 삼수 없다 라고 부모님에게 선전포고하고

오히려 부모님은 이 성적으로 어딜 대학을 가려 하느냐 이러면서

원서질로 매일 싸우고 하다가 결국 안정없는 원서를 썼고 다 떨어짐.


재수까지는 하면서 매일 힘들어도 이정도 노력하는데 수능은 잘보겠지 이런 마음을 항상 품고 살았음

특히 국어만큼은 죽도록 했고 내가 가는 길이 정도라고 믿었음 (하루에 50%를 국어에 투자)

그런데 오히려 현역때보다 못난 국어 성적이 내 6,9, 그리고 수능 성적표에 찍히니까 노력은 배신당하는 느낌도

들고 그냥 다시 하기가 싫었음 작년보다 나은 올해가 있을거라고 생각도 안했기 때문에..


강제 삼수 이상 해보신 분들 알겠지만 공부 진짜 안됨. 본인도 체감함. 작년 재수때의 50%도 안하고 있다는거

그리고 막상 성적이 떡상해도 진짜 기쁘지가 않음. 내 전글보면 기뻐하는것처럼 보일수는 있겠는데 (건동홍도

떨어진 놈이 9평때 서성한 갈성적 나옴) 오히려 그런 기쁨보다 내가 못해냈을때에 오는 좌절감이 더 큼

자신있는 과목, 혹은 내가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 과목에서 틀릴때마다 내 스스로가 납득이 안되고

병신이라고밖에 생각이 안듬. 계속 n수하면서 좌절과 함께 성찰해나가는 느낌

내 내면을 남에게 보여줄 자신은 없음. 그걸 입으로 말하면 굉장히 쪽팔리고 괴로울 것 같음

본인 성적 자존심이 워낙 크기에 오는 실망감도 크고 체념도 심해짐


그리고 솔직 고백하자면 본인은 작년까지 다른 계정으로 오르비를 하면서 자신을 계속 속여왔음

워낙 성적으로 지는거 싫어해서 괴수들 사이에서 내 실제 점수보다 +3점 +4점 부풀려 말하고 

(물론 그거가지고 1컷이 이정도다 쉬웠다 이런말은 안꺼냄 너무 죄책감들어서) 그랬음.

하지만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다 부질없고 허상된 나였음. 난 삼수하면서 진실된 자아를 찾고 싶었음

떳떳한 나를 찾고 싶었고 내가 가입하자마자 성적인증부터 한것도 그런이유...

다시는 날 속이지말자 세상 앞에서 당당해지자 못보면 어때? 라고 이 커뮤에서 글 쓸때 그런심정으로

씀. 그리고 뭔가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안올라서 고민인 사람들 가끔씩 커뮤에서 보이는데

그런 사람들 보면 안아주고 싶고 그럼... 그 절망감이 얼마나 깊었을지 그리고 그게 수능에도 일어날때

얼마나 더 큰 좌절을 하게 될지... 그런 삶을 안겪었으면 하기도 함.(그래서 가끔 공부관련질문에 길게 내

의견을 표출하기도 함. 성적이 오르긴 올랐어서 도움은 주고 싶음)



재수하는 분들중에 자기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안나왔고 하지만 다시는 죽어도 못하겠을때

삼수 안했으면 좋겠음. 나도 이런데 사수이상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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