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나​ [804380]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0-09-20 15:10:10
조회수 14,617

보닌 수능썰(생1화2) (장문주의)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2255166

모두가 알다시피 나는 투과목을 조진 탐구망전사임


(생1도 잘봤다곤 안했다)


1. 서론


여태 오르비에 여러가지 글을 쓰면서도 수능썰을 써본적은 없는데 한번 써보도록 하겠음(사실 벌써 1년쯤 된 얘기라 정확한건 잘 기억이 안나긴 하지만ㅎㅎ)


나는 일반고를 다녔음에도, 중->고 넘어갈때 학교 지망을 집에서 차로 20분 가량 걸리는 학교를 썼기 때문에, 학교가 집이랑 가까운건 아니었음(기숙사 살았음) 근데 나는 몰랐는데 수능 학교 배정하는 주소지 기준이 우리집인줄 알았더니 학교 기준이더라고...?


그래서 수능 전까지도 "아 나는 00고(2분거리) 아니면 XX여고(10분거리)에서 보겠지" 했는데 수험표를 딱 까보니 웬 이상한 고등학교인거임.. 학교보다 더 우리집에서 멀리 떨어진 고등학교라 대중교통으로 50분거리였음.. 예비소집날 대중교통으로 가보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수능날은 택시를 타기로 결심함



2. 수능 전날(잘 기억안남)


대부분은 "아 수능 전날 잠이 안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할텐데, 고3때의 나는 어디서든 잠드는 좀비였기 때문에 그냥 전날에 핸드폰만 안하고 공부하다가 자면 졸릴거라고 생각했음


그래서 나는 마지막까지 공부를 하다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짐은 수능날 아침에 쌀 여력이 없을테니 저녁 전에 웬갖 짐을 다 싸놓았음.. 편의점에서 생수 500짜리 사서 안에 물 버리고 몬스터 채워서 비닐봉지로 봉해놓고, 가나 초콜릿바 넣어놓고, 연필 3자루, 지우개 2개, 수정테이프 2개, 아침에 예열지문 풀 샤프, 개인샤프심, 휴대용 연필깎이, 손목시계 2개(하나는 가방에 넣어놓고 나머지는 책상에 놓음), 타이레놀2알, 소화제2봉, 수능사진 2장, 민증, 국어영어 예열지문, 고수탑파이널, 생1 디카프 모의n제, 다음날 휴대폰 들고갈 투명지퍼백 등등..

(심지어는 불안해서 시계 배터리도 수능 1주일전에 시계방에서 다 갈아놓음)


그리고 전자기기때문에 불안해서 내가 갖고있는 휴대폰을 제외한 모든 전자기기를 책상에 한곳에 모아놨음. 엄마아빠한테도 특히 주의줌 나 핸드폰 갖고갈거니까 엄마아빠도 핸드폰 어디 안들어가게 간수 잘하라고.


그러고는 저녁먹고 씻고 국어기출 좀 풀고 수학기출 좀 풀고, 화투 서바안푼거 하나 풀고 오답하니까 졸려 죽겠어서 책상에서 침대로 바로 점프해서 자버림(자기전에 핸드폰 보지 말고 공부하다가 그냥 잠드는게 포인트임)



3. 수능날(~국수영한국사)


아침에 걍 대충 고양이세수만하고 6:30에 택시를 타러 집앞으로 나감. 가서 택시를 타고 딱 출발을 했는데 든 생각이


"아 ㅅㅂ시계"


....그치만 나는 전날에 가방에 손목시계를 하나 더 넣어놨기 때문에 그거 있는거 확인하고 걍 그거 쓰기로함(준비를 미리 해놔야 하는 이유..)


학교갔더니 7:20쯤 됨. 핸드폰을 꺼서 내 지퍼백에 넣고 책상위에 올려놓고, 화장실 위치 체크도 하고, 예열지문 갖고온걸 풀었음(일부러 뇌 활성화되라고 화작1 비문학3 어려운것들만 들고감) 다 푸니까 감독관 들어와서 샤프랑 컴싸를 나눠주는데, 잘 써지나 확인을 했음(샤프 딱딱소리 개커서 식겁함;;) 근데 컴싸 뚜껑이 안열리길래 바꿔달라했음(반드시! 미리! 체크!) 그다음에 화장실 갔다왔더니 앉으라하고 시험지 나눠줌


국어시간


감독관이 시험지 나눠주고도 파본검사하라는 소리를 안하길래 손들고 파본검사 해도 되냐고 물어보고 파본검사함. 하나씩 시험지 넘기면서 슥 보는뎈ㅋㅋㅋㅋㄱㅋㅋㅋㅋㄱ


<자전거 도둑>


이거 보고 속으로 ㅈㄴ웃으면서 "상훈쌤...ㅈ되셨네요.." 생각함(듄탁해을 날림으로 들었지만 이거에 C인지 뭔지를 줬던건 기억함) 덕분에 속으로 웃느라 긴장 풀렸어요 김상훈T 감사..

비문학은 보니까 1최강 2중 구조같았음. 그래서 순서를 BIS-베이즈-레트로 로 풀기로 대충 결정해놓고 덮음.


검사하고 대기타는데 먼가 오늘 느낌이 좋았음. 약간 "으억 수능이다 우와.." 이것도 있긴 했는데, 그런 느낌보다는 "ㅅㅂ 그래 까짓것 덤벼보자!!" 이런 기분이 더 강했음


암튼 그렇게 종 치고 시험 봄. 여느때처럼 화작 10분컷 깔끔했고 문법 평소처럼 5분인지 7분인지만에 풀었음(12번에서 좀 고민을 하긴 했는데 뒤에 남은게 많으므로 적당히 생각하다 답 내고 넘어감) 문학은 현대소설-현대시-고전 이런 순서로 풀었던것 같은데, 현대시 해석이 잘 안돼서 좀 쫄긴 했지만 나름 무난하게 푼것 같았음. 고전도 월선헌에서 좀 얼타긴 했지만 "몰라 맞겠지~"이러면서 풀었음


비문학 빼고 다 푸니까 한 35분~40분 남았음. "아 오늘 긁히는날이다(되는날이다)" 생각하면서 비문학 제일 길어보이는 BIS를 읽음. 아니 뭔 지문이 이렇게 긴가 싶어서 도저히 그읽그풀은안될것 같으니 한번 쭉 다 읽고 문제를 좀 끊어서 왔다갔다 한번더 확인하면서 푼것같음. 보기문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은 찍고 별표치고 넘어감


그거 푸니까 한 15분 지났길래 "OK 계획대로 되고있어.."를 외치며 베이즈를 품. 생각보다 어려운게 없길래 "읭?"하면서 풀고레트로로 넘어감. 마찬가지로 딱히 어려운게 없길래 "읭?" 하면서 시계 봤더니 한 3분쯤 남았음(언제 했는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마킹이랑 가채점은 해놓은 상태였음) 그래서 전체 마킹이랑 가채점 한번 확인하고 잠깐 BIS 보기를 봤다가 문법 12번을 보고있으니까 종이 침.


문제를 다 풀기도 했고(물론 BIS 보기문제는 근거가 빈약해서 좀 자신이 없었음) 좀 스무스했던것 같아서 이건 많이 틀려봤자 2개다 싶었음. 일단 첫단추도 잘 꿰고 했으니 고수탑 파이널 보면서 수학 예열함


(나중에 확인해보니 문법 12번이랑 BIS 보기문제 이렇게 두개 틀림. 94점)



수학시간


그래도 국어 화작 한 2문제 풀때까지는 좀 수능같고 찌릿찌릿했는데 수학쯤 되니까 걍 모의고사 같아짐. 역시나 평소처럼 1~13번 풀고 뒤에 주관식 넘어가서 비4점 다 풀었더니 10분 걸림. 그 뒤로 212930 나올때까지는 기억이 없음. 걍 계속 정신없이 풀고, 객관식 풀다가 계산 막히면 주관식 넘어가고, 또 막히면 객관식 넘어오고 안되면 별표치고 이런식으로 하나둘씩 걍 도장깨기함. 


그러고 212930 세문제 남기니까 대충 50분 남음. 제일 만만해보이는 29 풀었더니 읭 너무 스무스하게 잘 풀림.. "오" 하면서 21번으로 넘어갔더니 평가원 이 망할인간들이 21번을 ㄱㄴㄷ로냄.. 빡이 쳤지만 일단 풀었음. 그래프 식까지 다 뽑고 그림 다 그리고 선지판단 하는데 ㄱㄷ가 나온거임..! 근데 나는 다 풀었기 때문에 "ㅋㅋㅋㅋ믿찍5 했던애들 다 조져지겠군!" 하면서 30으로 넘어감(하지만 언제나 조져지는건 나였다)


30을 푸는데 아차싶었음. 보닌은 평소 30번을 풀 실력이 안됐기때문에 모고때도 29나 21풀다가 종이 쳤지 30을 와본적이 없었는데 수능날 처음 와본거임. 근데 문제를 보니까 9평 30번을 풀었으면 좀 수월했겠다 싶어서 좀 후회했음. 나는 9평 30번은 오답할때도 거들떠보지 않아서 문제 자체를 잘 몰랐는데, "아 오답할때 풀걸" 이생각을 진짜 많이 함. 결국 시도하다가 못풀어서 6으로 찍고 냄


(나중에 알고보니 21번 ㄴ을 뭘 잘못읽어서 잘못 판단한거였음.. 식도 맞고 다 맞는데 걔 하나때문에 96맞을거 92맞음ㅅㅂ)



점심시간


보닌은 평소에 한식(밥에 반찬)을 별로 안좋아하지만, 그래도 수능날은 소화가 잘 돼야하니까 밥에 반찬을 싸달라했었음. (원래 소화를 잘 못하는 편이라 원래 죽을 싸갈까 했지만, 엄마가 죽먹으면 배고프고 기운없다고 해서 걍 밥싸감)


아마 계란말이, 진미채, 시금치, 김, 샐러드(어린잎+칵테일새우+발사믹식초) 이렇게 먹었던 것 같음(샐러드는 평소에 저렇게 엄청 자주 먹었어서 싸간거임)


웃긴건, 수능날 나는 제2외를 신청했어서 같은 반에 아는 애가 없었는데, 다른 애들은 친한 애들이 있는지 수능날조차도 반에서 떠들더라...ㅎ(엄청 시끄럽진 않아서 다행이긴 했음)


암튼 그러고 대충 화장실 갔다오고 하니까 영어시간 됨.



영어시간


졸릴까봐 밥을 좀 남겼는데도 졸려서 디질뻔함..(몬스터 중간중간 마셨는데도ㅠㅠ) 그치만 정신을 붙들고 꾸역꾸역 풀었음. 평소처럼 듣기하면서 실용문 등등 쉬운 읽기 같이 풀고, 뭐 암튼 꾸역꾸역 하다보니 대충 걍 풀었음(기억이 잘 안나..)


근데 웃긴건 나중에 OMR 내고 보니까 모르는 문제를 찍지도 않았음ㅋㅋㅋ(4문제 정도였나 그랬는데..) 후 그치만 어처피 찍으나 안찍으나 2등급이겠지 하고 대충 넘어감


(실제로 2등급.)



한국사시간


한국사를 1학년때 이후로 공부한 적이 없지만 매번 1은 나왔기 때문에(심지어 9평은 50이었음) 별 생각없이 10분인지 15분인지만에 다 품. 나머지 15분동안 심심해서 죽을뻔했는데 걍 화장실 갔다오고 시험지에 낙서하니까 끝남. (한국사 마지막 15분은 거의 화장실 릴레이.. 애들 다 손들고 화장실감ㅋㅋㅋㅋ)



4. 대망의 탐구


평소에도 국수보단 탐구가 컴플렉스였던 나는(특히 화2) 이것만 무난히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생명과학1


일단 1교시 생1을 푸는데 비유전 웬만한건 다 스무스했고 신경전도를 봤음. 9평때 나왔던 시간비교 소재라 "아 시////1234대에서 이거 엄청 연습시키더니 결국 나왔네.." 싶었음. 그래서 그걸 풀고 유전을 들어감.


유전을 하나씩 푸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했음. 너무 무난하게 풀리고 풀다보니까 17(가계도)이랑 19(다인자비분리)만 남았는데 딱히 기억에 남는 문제가 없음.


"ㅈ돼따 1컷 47~48이겠구나"


이생각이 딱 들었음. 그러면서 심호흡하면서 19번을 품. 앞에가쉬웠으니 분명히 19번에다가 힘을 줬겠지 생각하면서.

근데 자료해석이 너무 잘됨. "뭐지?" 하면서 풀긴 풀었는데 진짜 망했다 싶었음


왜냐면 가계도 빼고 다 푼 결과, 1컷이 분명히 47~48일테고, 난 평소에 가계도를 못풀어서(시간이 너무 오래걸림) 버리는 애였음. 그래서 난 다 풀어서 47맞는게 목표인 애였는데, 1컷이 저렇게 될 각이 보이니까 그때부터 슬슬 불안해짐.


그래서 일단은 시간이 되니까 가계도를 풀었음. 푸는데 ㄱ, ㄴ까지만 나오고 ㄷ이 안나오는거임.. 그래서 일단은 마킹을하고 둘중에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음. 그렇게 마킹을하고 부들부들하다가 결국은 찍고 냄.(가채점은 당연히 못했음)


(결과는 찍은 가계도는 맞았는데, 신경전도 ㄷ 판단을 잘못해서 틀렸고, 19번에 ㄴ 선지를 진짜 멍청하게도 B를 D로 읽어서 잘못 넣어서 틀림.. 45점에 예상대로 2등급)



화학2


진짜 2분동안 진정을 시도했는데 진정이 안됨. 일단 가계도도 둘중에 찍었으니까 틀릴 확률이 높고, 앞에 푼것중에 하나라도 실수하면 1컷이고 뭐고 그냥 2뜨는 상황이라 돌아버릴것 같았음. 화2는 잘봐봤자 2일거기 때문에 생1에서 적어도 1컷은 맞았으면 했는데 그게 안되니까 슬슬 멘탈에 금이 가기 시작함.


그 상태로 시험을 시작했는데 맨 앞장 맨 마지막 문제(6번)이 진짜 간단한 농도계산이었음. 근데 답이 선지에 없는거야! 읭 하면서 다시 계산했는데 또 안나오는거임. "와 첫째장을..?" 이러면서 별수없이 별표치고 넘어감


근데 첫장문제(누가봐도 쉬운거)를 별표치고 넘어와서 그런지 문제를 풀긴 푸는데 계속 불안하고 계산도 안나오고 머리가 안굴러감. 이때부터 ㅈ됐음을 체감하고 진짜 정신 붙잡으려고 다분히 노력함


어찌저찌 풀어서 16~20이랑 6번 남기고 다 풀긴 했는데, 6문제 남은거 치고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정신이 나가버릴것 같았음.(정신나갈것같애) 일단 16번은 반응속도 문제였는데 그건 일단 수열마냥 숫자들을 보면서 각이 딱! 서야함. 근데 숫자가 너무 안보여서 "와......조져따..." 이러면서 17부터 풀러감.


그렇게 17, 18을 어찌저찌 풀고, 6번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또 계산이 아까랑 똑같이 나오는거임.. 그래서 진짜 조졌다조졌다 하면서 마킹하고 6, 16, 19를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급하게 답 개수 세고 6, 16, 19, 20은 제일 적게 나왔던 4번으로 다 밀어버림.


그렇게 멘탈이 탈탈탈탈 털린 채로 화2가 끝남.


나중에 알고보니 6번에서 깨지고 바로 다음 문제였던 7번(화2 전단원중에 제일 쉬운 단원인 반응의 자발성 그래프문제)은 ㄱㄴㄷ를 다 거꾸로 판단해버렸고, 중간에 킬러가 아니었던 13번 라울법칙도 틀렸고, 찍은건 20 하나 맞아서 결국 화2 원점수 36점으로 마무리함



그러고 제2외는 깔아주고 나올 멘탈도 없어서 걍 포기각서쓰고 엄마한테 전화함.


엄마 : "끝났어? 잘봤어?"


나 : "응. 끝났지. 국수는 무난하게 본 것 같은데, 화투가 어떻게 되냐에 따라 올해 갈지 못갈지 결정될 것 같애"


....


그러고는 탐구망전사들의 집합소인 서강대에 정시로 입학하게 되었답니다

(우리과 정시러들의 화려한 탐구성적..보닌 24를 포함해서 33,23 등등 다양함)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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